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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의 대표 가수 승리가 고객들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마약 투약이 의심되는 연예인들이 언론에 언급되면서 연예계가, 그리고 온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특히 지난 4월 22일 국립수사연구원이 가수 겸 배우 박유천의 마약 양성 반응을 발표하면서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는 4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마약 투약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었던 바 있다. 그는 지난 4월 16일 모발과 소변 간이 시약 검사 결과에서 음성 반응 판정을 받았었는데, 국립수사연구원이 다리털 60여개를 채취해 다시 검사하여 필로폰을 투약했음을 알아내었다. 모발과 소변 검사로는 검출하지 못했던 마약 성분을, 어떻게 체모를 이용해 밝혀낼 수 있었을까?
 
흔히 알려져 있는 마약, 필로폰(Philopon)의 정식 명칭은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으로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며 전반적인 육체활동을 늘려주는 약물군이다. 정맥주사를 통해 직접 투약하면 혈액으로 흡수되고 입이나 코를 통해 흡입하면 주로 장이나 폐, 점막으로 혈액이 흡수된다. 혈액 내 약물은 혈류를 따라 운반돼 신체 흥분 • 억제 • 자극 등의 작용을 일으킨다. 혈액 내 약물은 분해되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변검사를 통해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한다. 소변 검사는 짧은 검사 시간으로 마약 투약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채취한 소변샘플을 분석기에 넣고 20~30분 정도 돌리면 음성인지 양성인지 또는 특정 성분이 기준치보다 높은지를 가려낼 수 있다. 소변검사는 크게 마리화나, 코카인, 아편제, PCP, 암페타민의 총 5가지 약물을 검출할 수 있다. 결과는 컴퓨터에 자동으로 입력되며 컴퓨터는 의뢰자 휴대전화에 SMS로 결과가 나왔음을 바로 통보한다.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법 화학 감정실에 따르면 소변 검사는 전체 감정물의 약 35%에 사용하고 있는 가장 일반적인 감정법이다. 소변 검사는 서로 원리가 다른 두 가지 시험법을 통해 감정 결과를 검증하고 있는데. 편의상 예비시험과 확인시험으로 구분하고 있다.
 
예비시험은 1시간 이내에 감정이 완료되어 마약 복용 여부를 신속하게 알려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약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갖는 물질이 판정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예비시험 양성 시료는 반드시 확인시험을 통해 양성 여부를 확인한 후 최종감정 결과를 내려야 한다. 확인시험 결과는 예비시험 결과와 달리 해당 마약 이외의 어떤 물질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신뢰도 100% 감정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과수에 따르면 예비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경우는 최종 감정결과도 거의 마찬가지로 나온다고 한다.
 
소변 검사 시 다른 사람의 소변으로 대체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소변을 이용한 DNA 감정을 시행하여 타인의 소변을 자신의 소변인 양 제출하는 경우가 없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소변 검사를 통해 마약류 복용 후 수일에서 2주 정도, 또는 극미량의 지용성 성분이 체내에 축적된 경우 한 달 정도가 지난 뒤까지 검출될 수 있다. 즉 훨씬 전에 마약을 투약한 사람이라면 소변 검사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 모발 검사를 시행한다. 모발 검사는 핏줄을 타고 돌던 마약성분이 모세혈관을 통해 머리카락으로 들어오면 다시는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특성을 이용한다. 모발은 수개월에서 1년 이내의 마약 복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모발검사에서 사람의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음모, 겨드랑이 털 등 신체의 모든 체모가 이용 가능하다. 특히 체모는 머리카락에 비해 인위적 처리가 쉽지 않고 외부환경에 덜 노출돼 머리카락보다 정보를 얻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머리카락은 매달 약 1cm 정도 자라므로 마약성분이 나온 지점을 알면 마약을 언제 복용했는지도 알 수 있다. 만약 머리카락을 박박 밀었다면? 보이는 머리카락은 없을지라도 모낭에서 피부를 뚫고 나오기 전까지의 털에는 여전히 성분이 남아있다. 최근에는 모낭 세포까지 채취해 검사하므로 마약 투약 여부를 좀처럼 숨길 수 없다. 게다가 손톱 • 발톱도 검사할 수 있고 침도 유용한 대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는 혐의자에게 불쾌감을 덜 주면서 샘플을 채취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약물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 때 검출단위는 마이크로그램( )이나 나노그램(nm) 단위다. 머리카락에서 마약성분을 검출할 때는 피코그램 ( )단위를 사용한다. 피코그램은 1조분의 1그램(나노그램의 100분의 1)이다. 머리카락 검사는 이처럼 극도로 작은 단위를 사용하므로 조금만 오염돼도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샘플 채취 때부터 오염이 안 되도록 조심해야 한다.
 
마약중독자는 필로폰 2g 정도까지 버틸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사람은 몸이 좋으니 4~5g도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필로폰의 최초 투입량은 0.03g에 불과하다. 내성이 생기지 않은 사람에겐 1g이면 치사량이다. 그러나 내성이 생기면 점점 더 많은 양을 투약하는데, 양을 늘려야 마약의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 마약을 하는 사람은 아주 미미한 양을 쓰므로 체내에 잔류하는 양 역시 미미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마약류 분석은 노하우와 정밀한 기술이 요구된다. 또한 마약은 인체 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치며 성분이 바뀌기도 하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바이오트랜스포메이션(Biotransformation)이라고 부른다.
 
마약을 했다고 모두 검출되는 것은 아니다. 복용양이나 남용의 정도, 체질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 메스 암페타민(methamphetamine)은 70시간 내에 90%가 배출되고 대마도 흡연한 것의 70%는 닷새내에 배출된다.
 
최근에는 마약을 검출하는 것만큼 유통도 치밀해지고 있다. 지난 4월 1일 SK그룹의 장손 최 씨와 현대그룹 회장의 손자 정 씨가 고농축 액상 대마와 쿠키 형태 대마 등을 구입하고 15차례 이상 투약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마'하면 보통 일반적으로 잎을 말아 피우는 대마초를 떠올리겠지만 대마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특히 두 사람이 구입해 복용했다는 액상 대마와 대마쿠키는 환각 효과가 더욱 세다. THC(tetrahydrocannabinol)는 대마 식물에 들어있는 환각 유발 성분을 말하는데, THC 함유율이 높을수록 환각효과는 강력해진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에 따르면 액상 대마인 해시시(Hashish)오일의 THC 함유율은 20~63%로 대마초(1~3.5%)보다 최소 20배 이상 높다.
 
바로 이 해시시 오일로 만든 것이 대마쿠키다. 대마쿠키는 국내에 2000년대 초반에 유입되었는데, 내용물은 대마덩어리나 다름없으나 겉으로 보면 시중에서 파는 일반 쿠키와 크게 다르지 않아 유통이 쉽게 되고 있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으니 모르고 먹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대마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인 관광객이나 미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유학생의 경우 이런 상황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