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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걱정하는 전문가 각계 각층의 시민들이 모여 만든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장 이원영 교수(수원대 도시계획학)는 한국에서부터 인도까지 걸으며 사람들에게 탈원전의 의미를 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탈리아 바티칸까지, 종교계 인사들의 힘을 모아 탈원전의 속력을 더 앞당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3월 20일 <생명・탈핵실크로드> 주최의 세미나가 열렸다. 원전을 감시할 수 있는 연구소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서 전달하는 자리였다.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인 변압기를 납품하는 빅3 업체(효성, 현대, LS산전) 중 하나인 효성그룹에서 원전용 변압기 영업담당을 하며 납품비리를 고발했던 김민규씨가 자리하였다.
 
원전용 변압기란? 

원전은 핵 연료봉을 태워서 물을 끓여 전기 생산을 한다. 다 태우면 폐 연료봉이 되는데 그 안전한 상태가 될 때까지 물 안에 넣어서 상당한 기간 식혀야 하기 때문에 물을 주기적으로 갈아줘야 하고 그런 작업에 전기가 필요하다. 발전소에 전기가 올스톱 되더라도 그 수조에는 꼭 전기가 들어와야 한다. 안그러면 원전이 폭발한다. 그래서 변압기는 절대로 고장이 나면 안된다. 

문제 있는 변압기, 알고도 묵인하고 조장한 한수원

김민규씨는 2014년 말 정직을 당하기 전에 회사에 원가를 높여서라도 더 나은 제품이 아니라 최소한 제대로 된 제품을 납품하자고 회사와 마찰을 빚었다. 배신자 내지는 이단아로 낙인 찍혀서 해고당하게 된 결정적 이유였다. 하지만 안전보다 이윤에만 관심을 둔 빅3는 사전 담합을 하며 원가절감을 목표로 변압기의 핵심 자재인 철심을 설계 기준치보다 적은 양을 투입하였다. 그 과정에서 한수원 관계자들은 알고도 묵인하였고, 때로는 조장까지 하였다. 
 
원전용 변압기에 대한 문제를 세상에 알린 김민규 원전에 쓰이는 변압기를 납품하던 효성기업에 약 15년간 근무를 하며 더이상 묵인할 수 없어 기업 내에 문제제기를 했지만 효성기업을 오히려 그를 해고하였다. ⓒ 수피아
  
"상대방이 입찰 들어올 생각이 없어도 전화를 해서 들어오라고 판을 만든다. 돈 받고 납품비리 묵인하는 한수원 직원들이 관행화 되어있다"고 김민규씨는 증언하였다.

이어 "대기업의 탐욕과 저 같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만나서 엄청난 위험 요소를 만들어내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기면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폭발과 같이 그 주변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재앙으로 영향을 끼친다. 누군가는 내부 구조를 알고 문제점을 지적하고, 감시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전, 내부자의 제보 없이는 문제를 알기 힘든 구조

이원영 교수는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 하나 하나가 현장에서는 치명적인 위험을 불러올 수 있는데 원전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됐는지 한 분야의 증언이긴 하지만 실제로 엄청난 위험 속에서 원전이 운영이 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치명적인 납품 비리가 내부 제보자가 있기까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그는 이어 "더군다나 안전하게 운영해야하는 주체인 한수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런 비리가 일어나도록 유도한 것이 경악스럽다"며 "원전은 내부자가 제보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이상한 구조 속에 있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적발해내고 예방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현실에 대해 통탄하였다. 

지금은 그때 문제가 된 변압기가 교체가 됐는지 궁금해하는 관객의 질문에 김민규씨는 "작년 한겨레 박정수 기자가 소송에서 제가 제보한 내용 변압기 납품에 있어 시험 성적서를 조작했다는 것을 밝히고 기사까지 내보냈다. 하지만 교체는 전혀 되지 않고있다"고 답했다.

현재 입찰 방해죄로 항소심 재판중인 김민규씨. 기나긴 소송에 지칠법도 하지만 회사의 잘못을 바로잡고, 최소한의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서라도 소송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의지를 보였다. 그동안 소송에서 법원은 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김민규씨는 재심을 할 예정이다. 최후의 목표는 복직이냐는 물음에 "해고가 무효라는 것을 확인받아도 다시 일을 안주겠죠. 저한테 씌어진 해고라는 멍에를 벗고 제 발로 걸어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원전의 내부 고발자, 안전을 지켜주는 장치도 필요해

이원영 교수는 "양심적인 고백을 하고 정보를 알리는 이런 분이 민족의 애국자이다. 이런 분을 우리 사회가 보듬고 활용해서 (사회 곳곳의 문제점을) 바로잡는 장치가 필요하다. 지금 그것이 없다. 내부자가 위험한 상태로 노출되고, 신변보호가 안 되고 있다. 제가 수원대 투쟁(이인수 총장의 사학비리 문제제기)을 할때도 한밤중에 학교 직원들이 제 방에 와서 정신적인 테러를 가하더라. 그런 것을 몇 년간 겪었는데 하물며 대기업, 한수원의 비리를 밝힌 분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도 연구소 설립을 하면서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후쿠시마원전사고 8주기 정책세미나 왼쪽부터) 토론자로 참석한 최하얀(한겨레신문 원전분야 기자), 유원일(전 국회의원), 이원영, 유금자(초록교육연대 상임대표), 전재경, 이승은 ⓒ 생명탈핵실크로드
 
토론시간에 참석한 전재경 (자연환경국민신탁 대표, 환경법 박사)박사는 "핵이라고 하면 핵무기를 떠올린다. 핵무기와 핵에너지, 따로 갈수는 없기에 탈핵과 에너지 사이에 가운데 점을 찍으면 좋겠다. 그리고 연구소가 기술연구소로 보다는 모니터링을 통한 공론화 및 정책수립을 형성을 하는 것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핵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통한 30~50년 후의 장기 로드맵을 가지고 간다면 누구나 이 연구소를 환영할 것이다"라며 연구소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원영 교수는 "원전을 무조건 없애자는게 아니라 현 상황에서는 제어장치가 전혀 없기 때문에. 국회, 행정부, 시민들의 교차 감시가 필요하다며 국립탈핵에너지연구소(가칭) 설립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