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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치면 곡선을 그리듯 모습을 감추고, 어느 때는 가만히 다가와 몸을 비비며 애교 부린다. 칭얼대지 않고 오만하며, 먹을 때도 세침 대며 먹는다. 몸치장 또한 정갈하다. 그는 방랑자로 자유로운 영혼이다. 내게 있어 고양이는 신비스런 만큼 편한 상대는 아니다. 아몬드형 빛나는 눈빛과 지나칠 만큼 유연한 몸짓이 그러하고 아가 같이 울면서도 감췄다 불쑥 삐쳐내는 발톱이 그렇다. 와일드함과 시크함이 어우러진 그는 상대가 아닌 자신이 원할 때만 허용하는 만만치 않은 녀석이다."

박경희 서양화가는 고양이를 소재로 작품을 많이 선보이는 '고양이작가'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깊은 그에게 이런 그림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기만 하다. 그의 고양이 그림은 단순화된 캐릭터가 아니고 우리네 삶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매개체나 다름없다.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직설적인 화법대신 우회한 감정을 나타내고 가끔은 내면을 내보이기도 하는데 고양이는 그런 성격과 무척 닮아 있다. 그런 고양이를 박 화가는 어렵지 않게 화폭을 빌려 일상의 소소함과 편안함이 곧 행복이라는 메세지를 대중에게 전달해 간다.

박 화가는 또한 오래도록 꽃을 소재로 한 작품도 해가고 있다. 단순하게 형상화시킨 여인의 머리 위에 국화꽃과 작은 꽃들이 가득 피어난 독특함으로 시선을 끌어 당기게 한다. 꽃 중에서도 팬지는 그가 가장 즐겨하는 소재다. '사색, 나를 생각해 주세요'란 꽃말을 지닌 팬지는 유럽에서는 발렌타인데이에 선물하는 꽃으로 꼽히며 프랑스어로 pensee(생각)에서 이름 붙여졌다. 꽃의 형태가 사색하는 사람이나 수염을 붙인 중후한 학자의 모습으로 연상되어 매우 인상적이다. 인간의 깊은 심연을 그려 낸 화가 '앙리 루스' 도 어느 여인에게 팬지 그림과 함께 "당신에게 나의 모든 팬지를 바칩니다"라는 편지를 썼을 정도이다.

영어로 '꽃을 피우다' 는 의미의 블로썸은 화영(花榮)을 말한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박 작가는 '생각 꽃피우다'는 작품으로 '사랑'과 '행복'의 느낌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이렇듯 그의 감성과 시선은 주변에서 쉽게 대하는 꽃과 고양이를 소재로 한 비구상 작품으로 현대인들에게 '쉼' 과 '소통' 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팬지꽃으로 마음 전하는 '생각 꽃피다' 시리즈

박 화가는 이전에는 풍경화 등 구상작품을 많이 했었다. 예전 작품으로는 '5월의 장미'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 등이 많다. 그 중에는 여러 종류의 팬지꽃이 화사한 파스텔처럼 채색되어 화폭에 옹기종기 모여 귓속말을 하듯 얼굴을 드러낸 작품도 있다. 팬지꽃을 소재로 한 '생각 꽃피다' 는 2009년에서 2011년 사이에 가장 많이 이뤄졌다. 이 시리즈의 창작 배경에는 행복함을 자아내는 스토리가 배어있다.

"꽃샘추위가 기세 부리는 3월, 봄소식을 속삭이듯 피어있는 팬지 무리가 내 카메라에 잡혔고 보여주는 각도 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꽃잎에서 추상적 언어가 떠올랐어요. 이 때부터 구상을 벗어나 새로운 그림을 시도하게 되었어요."

박 화가는 많은 작업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갖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쏟았다. 비구상의 출발점을 거슬러 보면, 무엇보다 사유의 깊이가 쌓여 있었던 것에서 비롯됐다. 지난 작품을 들여다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박 화가는 1996년 4월 '봄밤' 이란 작품을 내 놓았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나를 편안한 사색의 공간으로 안내한다.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그 속에 들어가 있어, 거닐고 뛰놀고, 숨 쉬고 휴식한다. 이 그림은 로스코의 작품을 보고 넘치는 경애심을 누를 수 없어 4월의 잎눈이 움트는 밤을 그린 것이다." 당시에 그는 작품을 완성하고 이렇게 피력했다.

박 화가는 이런 사색에 몰입하며 비구상을 미리 예측했는지도 모른다. 팬지를 본격적으로 작품화 한 건 2009년부터였다. '사색의 강'(30호)은 그 시발점으로, 이는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해 창밖을 보는 장면이다. 여기서 여인은 작가자신을 의미하며 마찬가지로 팬지꽃을 ' #생각의편린' 소재로 등장시켰다. 이는 작가의 내면을 드러냄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노력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미술과 비평' 에 당선과 동시에 초대 작가의 길을 걷는 계기도 되었다.

누구나 그림 있는 삶, '여유와 치유' 그림 되길 바래

박 화가는 일찍이 초등학교 때부터 미술에 재능을 보여 많은 상을 타기도 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가정을 이루면서 작가로 걸어야하는 공백이 길었다. 그럼에도 틈틈이 그림에 애정을 쏟았고, 그 나름의 많은 그림 공부와 의지를 다져나갔다. 그는 40대 중반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작품 외에도 사보에 연재 글을 여러차례 기고할 만큼 수준 높은 글 솜씨도 갖추고 있다. 평소에는 디지털아트, 캐리커쳐, 드로잉 등에 열정을 쏟으며 작품의 바탕이 되는 기본에 많은 심혈을 기울여 가는 중이다.

그동안 목우공모전, 남농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등에서 수상으로 이어지면서 화단에서 인정받는 작가 반열에 올랐다. 특히 고양이나 팬지 작품은 보는 이에 따라 자칫 쉬워 보일 수 있으나, 그속에는 무엇보다 작가의 사의적 표상이 짙은 스토리보드 형식의 특징을 보여준다. 여러해 동안 노력 속에 완성시킨 다수의 이런 사랑스런 작품은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박 화가는 고양이와 팬지시리즈를 번갈아 가며 여러 전시에 선보여 왔다. 가장 최근에는 작년에 국제화랑미술제와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여를 한 것이다. 올해 10월에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를 통해 다시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박 화가는 "처음에 내 자신이 그림에 소질이 있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작품을 할수록 부족함이 많은걸 깨닫게 됐다. 내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지 못했다"고 솔직함을 내보이면서, "앞으로는 나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늘 아름다움을 생각하고, 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삶을 피워 나가는 '희망' 을 선사하고 싶다" 고 작품 방향을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중복없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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