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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노동을 직접 고용과 2인 1조 근무로

[노동시간센터 여성방문노동자 연속간담회 ②] 도시가스 안전점검원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여성방문노동자 노동실태 연속간담회 후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에서는 3차에 걸친 여성 방문노동자들의 노동실태를 듣는 연속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간담회를 통해 방문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문제와 더불어 방문대상의 사적 공간을 '방문'한다는 형식에서 비롯되는 감정노동, 성폭력 등의 안전문제, 그리고 중년여성 노동자들의 저임금 일자리와 노동조건을 살펴봤습니다. 간담회의 결과물로 각 회차의 후기를 연재합니다. 

① 돌봄에 대한 저평가와 돌봄노동의 필요성, 그 사이의 불안정 노동자 
② 꼭 필요한 노동을 직접 고용과 2인 1조 근무로 
③ 지역사회 복지를 짊어진 무기계약 노동자 
 


가스안전점검 노동자로 불러주세요
 
가스안전 점검 노동자들의 주요 업무는 세 가지다. 한 달에 4700세대에 대해 가스 검침 업무를 하고, 고지서 송달 업무, 그리고 각 세대별로 1년에 2번씩 가스 안전점검을 한다. 이때 점검이 안될 경우는, 점검률을 맞추기 위해서 10번 이상도 방문하게 된다. 하루 2, 3만보를 걸어야 하고, 주당 60시간 이상 일하거나 가족을 동원에서 일하기도 하는 힘든 노동이지만, 꼭 필요한 노동이며 일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노동이다.
 
"노인분들만 사는 곳인데, 집안에 계실 시간인데 벨을 눌러도 반응이 없었어요. 몇 번 누르니까 늦게 문을 열어 주셨는데, 문을 여는 순간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고요. 할아버지~ 냄새 안 나세요? 하니까 나이가 들어 냄새를 못 맡는다고.. 얼른 가스레인지 있는 곳으로 가봤는데 중간밸브에서 가스가 새고 있었어요. 빨리 조치를 했죠. 창문 열고, 환기시키고, 할머니, 할아버지 안심시켜 드리고. 그날 저녁에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자랑 했어요. 엄마가 이런 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날 밤에 잠을 자는데 식은땀이 흐르더라고요. 내가 그냥 지나쳤으면 어떻게 됐을까, 이런 일이 드물지 않게 있어요. 가스 누출 엄청 흔하게 있어요. 우리 일은 공공 서비스,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예요."

"이렇게 중요한 일이지만, 회사에서는 우리 노동을 그리 중요하게 보지 않아요. 반찬값 벌러 나오는 사람, 잠시 나가서 스윽 돌아다니며 일 보는 사람 정도로 생각해요."
 
국민의 안전에 매우 중요한 노동이지만, 이들의 노동은 고용구조부터 제대로 된 노동이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우리나라 가스공급은 가스공급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가 생산기지에서 저장・기화된 고압의 가스를 각 지역의 도시가스사(전국 34개 소매사업자)에 계약된 압력으로 공급하면 도시가스사는 공급받은 가스를 저압으로 감압한 후 산업체 및 가정으로 공급해주는 체계이다.

전국 34개 소매사업자는 「도시가스사업법」에 따라 해당지역(전국 42권역)에서 독점적 소매공급을 하고 있고, 공급구역 내 도시가스 관리업무 대행을 목적으로 전국 226여개의 고객센터를 통해 가스검침 및 민원응대 등의 업무를 172업체에 위탁 주고 있다 (2019.5.26. 정의당 보도자료). 산자부에 보고된 자료를 보면 1인당 3천세대 미만을 담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5000세대 가까이 담당을 한다. 꼼꼼하게 제대로 보고, 점검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들어 집에 없거나 있어도 문을 안 열어주는 경우가 많아, 안전 점검이 매우 어렵다. 외부인이 들어와서 발코니 구석구석, 가스레인지 등을 봐야 하니, 방문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고객을 만나는 것이 안 되니, 점검율이 떨어져 두 번씩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가스안전점검원의 노동시간은 간주 노동으로 되어 있어, 실제 노동시간을 임금으로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동 노동을 한다고 해도 정해진 업무를 해야 하고, PDA를 이용하여 업무관리를 하고 있어, 노동시간 추정이 가능함에도 실제 노동 보다 적은 시간을 임의대로 정하는 간주노동이라는 악법이 적용되고 있다.
 
 
지난 6월 7일, 공공운수노조가 가스안전점검, 검침 노동자들의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노동 과정에서 겪는 위험
 
가스계량기는 건물 뒤에 있는 경우가 많아, 담을 타야 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러다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비오는 날 담을 넘다 다치기도 하고, 계단에서 넘어져 십자인대, 발가락 골절을 입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 평균적인 가방 무게가 5kg 정도이다. 이 가방을 들고 하루에 2-3만보를 걷는다. 야외를 이동하며 하는 노동이라 미세먼지, 폭염, 추위에 직접 노출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할당된 업무량이 있어 일을 줄이거나 휴무를 할 수도 없다. 근무를 조정하기도 어렵고, 보호구 지급도 없고, 보호구를 사서 쓰고 다니기에도 활동량이 많아 숨쉬기 힘들어 질 때가 많다. 폭염에 탈수 증상이 생길 때도 많은데, 화장실 문제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는 걸 주저해서 더 문제가 발생한다.

이동 노동을 하는 경우에 화장실 이용 문제는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 그래서 방광염, 신우신염 등을 앓고 있는 조합원이 많다. 눈, 비가 오는 날은 넘어지는 사고가 다발한다. 성희롱, 성추행 경험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데,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고, 성범죄자 여부도 모른 채 방문 업무를 해야 할 정도로 위험에 대한 정보 공유도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2인 1조 노동, 직접고용해야
 
1인 방문 노동은 매우 위험한 노동환경이다. 공개된 여러 사례 뿐 아니라 대부분의 1인 방문 노동자들이 성폭력, 성희롱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직접 방문하여 안전점검을 해야 하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재가요양보호사)은 꼭 필요하다. 꼭 필요한 노동인데, 위험 환경을 알고도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방문 노동은 2인 1조 방식으로 노동이 이루어진다면 노동자들의 안전에 획기적인 진전일 것이다. 공공사업의 직접 서비스의 대부분은 위탁 형태로 진행된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이면 직접 고용해야 한다. 위탁, 간접, 특수고용형태로 진행되는 노동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충분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스 안전점검 노동자들의 노동에서 안전점검 업무 중심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교육 강화, 실질적인 업무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 담당하는 세대수를 줄이고, 제대로 된 점검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 점검율이 내려가 86퍼센트가 됐다. 그 전에는 95퍼센트였는데, 노동조합을 만들고 나서 점검율이 줄어든 것이다. 일을 줄여서가 아니고 일을 제대로 해서 줄어들었다. 일을 제대로 하는데, 현재 인력 구조로 95% 점검율을 달성하는 것은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실적을 채우는 업무였을 가능성이 높다. 모두에게 도움 되지 않는 위탁, 인력 부족, 실적 채우기 등이 지금도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인력 증원을 통한 2인 1조 방문, 직접고용, 가스안전점검 중심으로 업무 재편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노동조합이 필요해요~
 
올해 초 울산 지역의 경동도시가스 노동자들이 4개월간 울산시청에서 농성을 하는 투쟁을 했다. 동료가 가스 안전점검을 하러 갔다가 성추행을 당해 자살 시도를 한 사건이 있었고,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4개월 투쟁으로 형식적으로 채워지던 97% 할당제 폐지, 선택적 2인1조를 얻어냈다. 인원이 늘어나면, 회사가 돈을 낼 수 있어요? 라는 질문을 회사, 원청 노조가 계속 했다. 2인1조 안 된다고 계속 말했다. 가스 요금 올라간다고 반대했다. 2인 1조 하면 26억 정도가 더 드는데, 이 회사의 연간 순익이 260억 정도이다.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2인1조 운영(일부 탄력적 2인 1조 형태로 변형)외에도 점검률 미달시 임금을 삭감했던 건수 성과체계 폐지, 성범죄자 및 특별관리세대 정보 고지, 감정노동자 보호메뉴얼 마련, 예약점검 확대 시행 등을 합의하였다.

공공운수노조 소속의 한 노동자는 노조 가입이후 해고 통지를 받았다. 여러 어려움을 뚫고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노동조합이 없었을 때는 실적 압박이 심했어요. 허위 점검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죠. 우리는 안전의 총알받이 역할이었다고 봐요. 사고라도 나면 너희가 점검했잖아. 이런 말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거죠.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 허위 점검이 없어졌어요. 노동조합이 안전한 사회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해요. 노조하면서 당당해지고 자존감이 높아졌어요. 이제는 직접고용이 목표예요. 왜 하청 만들고, 쪼개고 하나요? 직접 고용하고, 중간에 빼 먹는 거 줄이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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