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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

인도의 큐피드 카마데바, 꽃화살을 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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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 카마데바(Kamadeva, 카마Kama로도 불림)는 유지의 신 비슈누(Vishnu)와 행운의 여신 라크쉬미(Rakshmi)의 아들이거나 그들의 환생인 크리슈나(Krishna)와 루크미미(Rukmimi)의 아들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창조신 브라흐마(Brahma)의 가슴에서 태어난 아들로 그려지기도 한다. 브라흐마의 아들설은 <리그 베다>에 기원하는데 카마(카마데바)는 브라흐마가 세상을 창조한 후 열정과 추상의 힘으로 탄생시킨 첫 번째 신이다


<아타르바 베다>(바라몬교 성전의 하나)에 따르면 성적 취향이 아닌 선으로써의 카마(Kama, 추상적 욕망)는 모든 신들에 우선한 힘으로 축복되었고 악마로부터의 구원을 위한 간절한 바람이었다. 이 때 카마데바는 누구의 힘도 받지 않고 태어난 창조신이었으며 창조 활동의 추동역할을 할 욕망과 욕망을 실현하는 힘이었다. <리그 베다>에 따르면 카마는 많은 신들의 숭배를 받았다고 한다. 또 다른 문헌에 따르면 카마는 세속적 사랑의 신이라고도 한다. 힌두교 성전인 <푸라나>에는 세속적 사랑의 신으로써의 카마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카마는 고통의 날개가 달린, 욕망으로 점철된 잘 조준된 활을 가지고 다니면서 당신의 심장을 꿰뚫을 것이다.”


시바에게 꽃화살을 겨누고 있는 카마데바. 출처>구글 검색


인도 신화에서 카마는 분노한 파괴의 신 시바(Siva)의 희생자이기도 하다. 신들을 괴롭히는 악마 타라카(Taraka)가 있었다. 신들은 악마 타라카를 제거하고 싶어했지만 오직 시바의 아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한편 시바는 아내 사티(Sati)를 잃고 커다란 슬픔에 빠져 있었다. 그 슬픔이 얼마나 컸던지 불행하게도 시바는 사랑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말았다. 시바는 슬픔을 잊기 위해 긴 명상에 들어갔다


시바의 부재를 두고볼 수 없었던 신들은 카마를 부추겨 화살로 시바의 무감각해진 사랑을 회복시키기로 결정했다. 카마는 시바에게 꽃화살을 날렸고 카마의 꽃화살을 맞은 시바는 다시금 사랑의 감정을 회복하게 되었는데 그 때 마침 시바 앞에 나타난 여신이 바로 파르바티(Parvati)였다. 시바는 자신의 명상을 방해한 카마에게 분노했고 자신의 이마에 있는 세 번째 눈에서 불꽃을 방사해 카마를 재로 만들고 말았다. 이 때부터 사랑의 신 카마데바는 형제는 없 즉 아낭가(Anaga, 형제가 없는)가 되었다. 어쨌든 이 일로 시바는 파르바티를 두 번째 아내로 맞이하게 되었다.


▲앵무새를 타고 꽃화살을 가지고 다니는 사랑의 신, 카마데바. 출처>구글 검색


카마데바 신화가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기억이 있다면 신화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해도 될 것이다. 바로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다. 그리스 신화에서 에로스(Eros)는 개념이 의인화된 사랑의 신이지만 두 차례에 걸쳐 서로 다른 사랑의 의미로 등장한다. 태초의 신으로써의 에로스는 세속적인 사랑이 아닌 창조적 힘의 동력이 되는 의미의 사랑다. 세속적인 사랑의 신으로써의 에로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전쟁의 신 아레스의 아들이다. 에로스는 금화살과 납화살을 가지고 다니면서 사랑에 빠지게도 하고 사랑을 혐오하게 하기도 하는 장난꾸러기 아이로 그려진다. 로마 신화의 쿠피도(Cupido)가 바로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와 동일신이다. 영어로는 큐피드(Cupid)라고 한다. 


인도 신화에서 세속적인 사랑의 신으로써의 카마데바는 카마(Kama, 사랑 또는 욕망)와 데바(Deva, 신)의 합성어로 잘생긴 소년으로 등장하는데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처럼 맞으면 누구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 화살을 가지고 다닌다. 다른 점은 화살이 꽃화살이라는 점과 꿀벌떼가 일렬로 서서 활시위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또 앵무새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미소년으로 그려지지만 쾌락의 여신 라띠(Rati)가 아내였으며 봄의 신 바산타(Vasanta)가 늘 동행했다고 한다. 


꽃화살과 꿀벌로 된 활시위, 봄의 신 바산타와 동행했다는 점에서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보다 인도 신화의 카마데바가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에 더 가깝게 묘사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와 인도 신화의 카마데바가 가지고 다녔던 활 모두 사탕수수 줄기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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