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s2017. 9. 13. 17:39

히딩크 국가대표 감독 논란, 안철수 현상과 닮은 이유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에 9회 연속 진출했다. 많은 팬들이 월드컵 진출을 '당했다'고 표현할 정도로 부족한 경기력에 자력이 아닌 이란 덕분(?)에 진출하여 9회 연속이라고는 하지만 축구팬들의 실망은 극에 달한 상태이다.


 이런 와중에 축구팬들에 한가닥 희망(?)스러운 뉴스가 들러왔다. 바로 히딩크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을 원한다는 소식이었다. 히딩크가 운영하는 재단의 한 관계자을 통해서 연봉과 상관없기 국가대표 감독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직후 많은 축구팬들은 청와대 청원까지 하는 등 히딩크를 국가대표 감독으로 무조건 모셔야 한다는 의견이 뜨거웠다. 축협은 곧바로 수습에 나섰다. 이미 신태용 감독과 러시아 월드컵까지 계약을 했고 그를 신임한다며 히딩크 감독 선임에 대하여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미지 출처 : 스포탈코리아

 

 이런 일련의 현상이 여러모로 지난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현상’과 닮았다. 그 지점은 바로 그 당시 큳게 회자됐던 ‘안철수와 안철수 현상은 구분해야 된다’는 명제이다. 그 말이 정말 옳았음을 지금 안철수의 행보를 보면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안철수와 히딩크를 같은 지점에 놓자는 얘기는 아니다. 안철수는 이미 정치인으로서 바닥을 보여준 상태이며 히딩크는 2002년 우리나라를 4강에 올려놓은 이후에 호주, 러시아 여러 팀에서  그가 존경받는 최고의 축구 감독임을 증명했었다.


 중요한 것은 히딩크를 국대 감독으로 모셔야 한다는 팬심 이면의 ‘히딩크 현상’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점이다. 2012년 ‘안철수 현상’은 인간 안철수가 본질이 아닌 기존 정치인들에게 실망한 대중들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을 안철수에 투영했다는 것이 본질이었다.

 

이미지 출처 : 국민일보

 현실적으로 히딩크 감독 선임은 무리한 면이 많다. 신태용 감독이 러시아 최종예선 두 경기를 앞두고 러시아 월드컵까지 계약을 한 상황이며, 월드컵 진출이 끝나자마자 국대감독을 맡는 것도 도의적으로 맞지 않다. 


 그리고 이미 70대 고령이며 최근 터키나 네덜란드에서 좋지 않은 성적으로 그의 노쇄함에 대한 우려도 있다. 문제는 지난 ‘안철수 현상’처럼 축구팬들이 히딩크를 열망하는 미면의 심리를 축구협회 등 관계자들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남아공월드컵 이후 지금까지 축구협회가 보여준 국가대표 운영과 그 결과에 나타난 경기력과 성적에 대한 축구팬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일본처럼 큰 청사진을 가지고 장기적인 계획으로 한국 축구를 운영하지 못했다.

이미지 출처 : 뉴스1

 축구협회는 4년 주기로 국가대표가 월드컵만 나가면 된다는 식의 근시안으로 국가대표를 운영했고 그마저도 지난 브라질 월드컵과 이번 러시아 월드컵 예선에서 감독 선임의 문제를 겪으며 수준 낮은 경기력으로 축구팬들의 공문이 극에 달하게 했다.

 똑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무언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국대 감독을 잘못 선임해서 경기운이 안 따랐다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축협 회장부터 기술위 등 운영진의 마인드와 운영방식 등 구조적인 문제에 그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사람이든 시스템이든 적폐가 분명 있다. 


 이를 축구팬들은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진위 여부를 떠나서 히딩크 감독의 대표님 의사를 표시했다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그 답답한 마음을 히딩크 감독에 투영한 것이다. 그래서 히딩크가 아닌 이런 ‘히딩크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국가대표팀의 운영을 책임지는 축구협회는 축구팬들의 이런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축구팬들이 없으면 축구도 존재할 수 없다. 국가대표 축구팀은 오랜 시간 국가대표팀의 축구팬인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다 줬으며 하나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이미지 출처 : 대한축구협회

 당장은 신태용 감독이 러시아월드컵에서 괜찮은 경기력으로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일본이나 괜찮은 모델을 가진 나라들을 연구하여 장기적인 플랜 속에서 국가대표를 운영하여 구조적인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장기적인 플랜을 통해서 국가대표 뿐만 아니라 J리그 등 축구 전반을 고르게 발전시킨 일본을 보면 부러움이 앞선다. 재능으로 커버하여 일본과 우위를 논했던 시절이 있었다면 이제는 경기력이나 유럽파, J리그 그리고 유소년 시스템 등 어느 것 하나 앞서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축구협회가 축구롤 통해서 축구팬들이 가졌던 자존심을 좀 세워주길 ‘히딩크 현상’을 통해서 변화의 계기를 만들길 기대한다.



 

Posted by 찬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