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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피노키오 10회-박신혜 팩트와 임팩트 기레기를 기레기라 말 할 수 있는 용기

by 자이미 2014.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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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부작의 절반인 10회가 끝난 지금 <피노키오>는 위대한 여정을 힘 있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재미와 의미를 잃지 않고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진행하는 솜씨가 장인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레기를 기레기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다는 것은 통쾌할 정도였습니다. 

 

팩트와 임팩트;

13년 전 기레기 여전히 기레기였다는 최인하의 공격, 우리 언론을 이야기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존재가 어머니로 인해 파괴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세 치 혀는 단란했던 가족을 붕괴시켰고, 그들은 복수를 다짐하며 자신의 삶을 버려야만 했습니다. 행복한 삶을 추구해야만 했던 두 형제는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모든 행복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했던 그래서 그녀가 사준 구두 하나에도 감격하고 행복하기만 했던 인하는 송 부장의 추악함을 알게 된 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그녀를 더는 존경할 수도 사랑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과거의 영상 속에 담긴 운동한 한 짝은 달포가 바로 영웅이 된 재명의 친동생 하명이라는 것을 알려준 증거였습니다.

 

옥상에서 달포가 하명이라는 사실을 알고 미안하다고 울던 인하. 그녀는 그곳에서 그 모든 진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어머니에 대한 부정과 분노는 커지고, 진짜 이름을 찾은 하명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진 이들은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이 행복을 위해 하명은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영웅이 된 형의 진실에 침묵했고, 모두가 행복할 수도 있다는 잠깐의 착각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형이 영웅으로서 대접을 받으며 행복해질 권리도 존재한다며 자신의 의심을 접어버린 하명과 그런 그를 믿으며 잠시 유보하라는 캡의 조언은 결과적으로 달포가 진정한 기자의 길을 걸으며, 기하명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되찾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재벌 아들이면서도 인하로 인해 기자까지 되어 버린 범조의 고백에 어머니가 직접 나서 인하 아버지를 찾는 장면에서 다시 한 번 이 드라마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물론 복합장르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로코가 중심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둘의 만남에서 만들어진 기존 방식의 비틀기는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코믹을 담당하는 둘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달포가 침묵하는 동안 재명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기 시작한 인물은 13년 전 송차옥 부장과 함께 취재를 담당했던 촬영팀 이주호 기자였습니다. 누구보다 재명이 송 부장에게 복수를 할 수밖에 없다고 확신을 하고 있는 인물이 이 기자였습니다. 13년 전 단독 인터뷰를 끝낸 후에도 재명은 송 부장의 이기적인 편견으로 인해 분노했고, 죽여 버리겠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어머니와 동생이 자살한 후에도 현장에 나타난 재명은 송 부장에게 복수를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13년이 지난 영웅이 되어 돌아왔고, 그렇게 영웅이 된 재명은 다시 한 번 송 부장과 인하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누구보다 눈여겨봤던 이 기자는 범조와 함께 송 부자의 강연회가 있는 날 재명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어눌한 이 둘의 미행은 쉽게 노출이 되었고, 이들을 따돌린 재명은 조용하고 은밀하게 송차옥 부장의 강연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지켜보게 됩니다. '팩트와 임팩트'를 주제로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MSC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송 부장은 자신만만했고 당당했습니다.

 

송 부장의 등장으로 갑자기 2위로 내려앉은 YGN 역시 몰래 잠입하듯 현장에 참여했습니다. 과연 어떤 방법으로 그들은 그런 성공을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벽을 넘어서고 단숨에 단단하고 공고한 입지를 다진 방법을 그들도 알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팩트를 팩트 그대로 담아내는 기사로는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없음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송 부장은 대중 심리를 잘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팩트에 임팩트를 줌으로서 관심을 끌고 차별화된 기사는 당연히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사건에 진실은 하나일 수밖에 없고 모든 이들이 그 진실을 그저 진실로 보도하는 상황에서 역발상으로 임팩트를 준 기사는 팩트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요인으로서 가치와 의미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완벽해 보였던 송 부장의 강연회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질의응답 때문이었습니다.

 

노골적으로 달포를 비하하는(물론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달포와 인하, 송 부장에 국한되어 있지만) 발언을 듣고 인하가 나서게 됩니다. 어머니와 같은 기자가 되고 싶었지만, 진실을 알고 난 후 그는 어머니와 같은 기자는 되지 말아야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겼습니다.

 

과거 달포 자신의 방송에 출연해 스스로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 순간 인하는 방송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차갑게 버린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애증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인하는 어머니와 같은 방송기자를 꿈꾸게 한 가장 큰 동력은 바로 달포였습니다.

 

달포가 자신을 위해 참고 있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던 인하는 13년 전 사건을 중심으로 거론하며 송 부장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딸이면서도 누구보다 인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송 부장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강력한 공격을 하는 인하로 인해 할 말을 잃고 맙니다.

 

 

"사람들은 피노키오처럼 기자의 말도 진실이라 믿는다. 피노키오도 기자도 자기 말이 다른 사람 말보다 무섭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그 경솔함이 한 가족을 박살냈다"

 

"당연히 송기자님도 이 비극에 책임이 있다. 그런 일을 겪고도 임팩트 운운하는 걸 보니 송기자님은 13년 전과 똑같은 기레기다"

 

임팩트를 위해 팩트에 눈 감은 적이 있느냐는 인하의 질문에 송 부장은 단호하게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진실을 알고 있던 인하는 과거 달포가 자신에게 했던 이야기를 송 부장에게 되돌려 주었습니다. 피노키오와 기자는 진실만을 말한다고 믿고 있는 대중들. 그런 대중들의 믿음이 맹신으로 이어지는 순간 문제는 발생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피노키오 신드롬 환자가 자신의 착각이 거짓이 아닌 참이라 생각하는 순간 잘못된 진실도 참이라 믿을 수밖에 없는 맹점이 있습니다. 사실만으로 보도한다는 기자들 역시 임팩트를 위해 팩트를 소홀하게 한다면 이는 큰 참변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우리의 현재 언론은 팩트보다는 임팩트에 더욱 귀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임팩트만이 난무하는 언론으로 인해 대중들은 진실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찾는 황당한 경험을 할 수밖에는 없는 게 현실입니다. 팩트에 대한 진정성은 등한시되고 팩트를 이용한 임팩트만이 주인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 언론은 극중 인하가 외치듯 기레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뿐입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송 부장에게 대담하게 13년 전이나 지금이도 똑같이 기레기 일 뿐이라고 외치는 인하의 패기는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모두가 기레기임에도 이를 지적하고 반성하는 언론인의 모습은 찾기 힘들고, 스스로도 기레기로 물들어가는 현실 속에서 기자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소중한 가치로 다가옵니다.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설 수 있습니다. 그 어떤 권력 앞에서도 진실을 수호하고 밝혀낼 수 있는 언론이 있는 나라는 부패하지 않고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과 정치권력에 부화뇌동하는 현재의 언론은 결과적으로 사회를 멍들게 하고 피폐하게 하며 무너질 수밖에 없도록 독려하는 존재일 뿐입니다.

 

인하의 발언 중에 자신의 가족만이 알고 있는 내용을 이야기한 그녀에게 어떻게 그 내용을 알게 되었느냐고 다그치는 재명. 그리고 그런 재명을 제압하며 자신이 바로 형의 친동생인 하명이라고 밝히며 눈물을 흘리는 달포의 모습은 애잔하기만 했습니다. 

 

13년이나 찾아다녔지만, 기자라는 직업으로 인해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던 동생 달포의 커밍아웃은 그래서 아프고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그의 이런 자기 선언은 결국 진정한 기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절반을 지나 수습이라는 딱지를 떼고 다사다난했던 2014년을 맞이하는 <피노키오>의 기자들이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해줄지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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