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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국내 반값이라는 아마존 직구 직접해보니...

by 이윤기 201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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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 때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때, 국내 가전사의 TV를 해외 직구로 반값에 살 수 있다는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국내에서 제값 주고 산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만드는 기가 막힌 뉴스였습니다. 


뉴스를 보고 '혹'하는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어에 대한 울렁증이 있고 세금 문제 등 번거로운 절차가 부담스러워 직구를 시도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에 통영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치르면서 바다수영에 재미가 붙어 아마존 쇼핑몰에서 슈트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통영 대회에 나갈 때는 선배의 슈트를 빌려 입고 갔었는데, 앞으로 바다 수영을 계속하려면 슈트 한 벌은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슈트를 장만하려고 국내의 여러 철인 3종 용품샵과 수영용품 인터넷 쇼핑몰을 둘러보았지만, 제가 사고 싶은 브랜드 제품으로 저한테 맞는 사이즈(마르고 긴 체형)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어느날...페이스북이 아마존 슈트 광고를 보여줬다


그런데 어느 날 페이스북 광고에 아마존 슈트 광고고 뜨는겁니다. 제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수영 슈트를 검색하고 다닌 걸 페이스북이 알아챈 모양이더군요. 


페이스북에서 수영 슈트 사진을 클릭했더니 '아마존'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짧은 영어와 구글 번역을 이용해서 마음에 드는 슈트를 골라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회원가입을 했지만 곧바로 결재를 하는 것은 좀 자신이 없더군요. 국내까지 제대로 배송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번거로운 해외 배송 대행사 거쳐야 하는 것이 핵심 !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인터넷에서 '해외직구'롤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수 많은 후기가 쏟아지더군요. 저는 난생 처음 해외직구를 시도하는 중인데,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의 경험담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무슨 신세계를 보는 듯 하더군요. 


블로그와 카페를 돌아다니면 공부를 해보니 아마존에서 국내로 바로 배송해주는 제품이 있고, 해외에 있는 배송대행회사를 거쳐야 하는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군대간 아들이 휴가를 나왔을 때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제품을 살펴보고 국내 배송 여부 등을 확인해 달라고 하였지요. 


제가 파악한 제품의 품질과 '국내배송 가능' 하다는 해석이 모두 맞았더군요. 아내의 신용카드를 빌려 결재를 시도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마존에서 국내로 직접 배송하는 배송비가 엄청나더군요. 슈트 두 벌 배송비가 무려 120 달러였습니다. 이건 뭐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큰 꼴이더군요.



아마존 직배송 120달러...배송 대행사 23달러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직배송'의 경우 배송 기간을 짧지만 배송료가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아마존에서 미국내 배송대행사로 무료 배송하였다가 배송대행사를 통해 국내로 배송하는 것이 좋다더군요. 


나중에 배송대행 업체에 지불한 배송료는 23달러였습니다. 원래는 26달러였는데 신규 회원 할인 등을 적용하니 3달러 할인이 되더군요. 아무튼 아마존 직배송보다 1/5로 줄어든 셈입니다. 


다만 배송에 시간은 참 많이 걸렸습니다. 11월 1일에 주문한 제품이 집에 도착한 것은 11월 17일이었습니다. 슈트 두 벌을 주문했는데 한 벌의 배송이 늦어져서 미국내 배송대행 회사에 도착하는데 1주일이 넘게 걸렸고, 배송 대행회사에서 다시 국내로 배송되는데 1주일이 넘게 걸린 겁니다. 


배송대행 회사에서 배송비 결재를 요청할 때, 국내 통관을 위한 관세 결재를 요청할 때마다 미루지 않고 곧바로 신용카드 결재를 했지만 1주일이 넘게 걸리더군요. 전체적인 구입 비용은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하는 가격보다 한 벌도 10만원 정도 저렴하게 구입하였습니다. 두 벌을 함께 구입하였으니 20만 원 정도 아낀 셈입니다. 




배송된 제품을 살펴보니 품질에 아무 문제가 없었고 배송 상태 흠이 없었습니다. 다만 사이즈를 잘못 주문하거나 주문한 제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교환이나 환불을 받는 경우 배송비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 큰 흠이었습니다. 의류인 경우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충분히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더군요.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 해외직구로 구입하였다가 사이즈가 안맞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어 내놓은 제품이 많은 까닭고 바로 이 때문이겠더군요.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 내놓는 경우에도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막상 수영 슈트를 사놓고 나니 바다 수영을 하러 갈 날만 기다리게 되네요. 바다 수영 동호회에 가입하여 기초부터 잘 익혀야 하겠지요. 조만간 바다 수영 후기도 포스팅하겠습니다. 


그런데 아마존 직구를 하면서 생각해보니 이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입니다. TV부터 스마트폰까지 뭐든 자국민들이 비싸게 사야 직성이 풀리는 나라이니까요. 국내 제조사에서 만든 스마트폰도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해외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도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는 나라... 어디 스마트폰 뿐인가요. 자동차도 그렇고 TV도 그렇고...


학교 다닐 때는 국산품을 쓰는 것이 애국이라고 배웠지만 이 나라 정부나 재벌 기업들이 하는 꼴을 보면 국산품을 사 쓰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집니다. 자국민을 봉으로 아는 정부와 기업들을 위해서 국산품을 사 쓰는 것이 '호갱 노릇'으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