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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Baseball/한국 프로야구

두목곰 김동주 NC 이호준이 될 수 있을까?

by 스포토리 201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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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상징적인 선수였던 김동주가 베어스를 떠났습니다. 어느 정도 예견된 과정이었습니다. 문제는 오랜 시간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동주가 다른 팀에서 자신의 이름값을 해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신생팀인 KT 위즈로서는 많은 경험이 있는 노련한 선수가 절실한 팀이라는 점에서 김동주의 마지막 팀이 될 가능성 역시 높아 보입니다.

 

김동주가 갈 수 있는 유일한 팀은 KT 위즈다

 

 

 

막내 팀이었던 NC 다이노스는 1군에 데뷔를 하자마자 모두를 놀라 게 만들었습니다. 단박에 가을 야구에 등장할 정도로 완성도 높은 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코칭스태프들과 구단이 선수 구성을 잘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생팀에 주어지는 특혜 역시 철저하게 이용하며 팀 전력을 완벽하게 만든 그들의 모습은 KT 위즈가 선택할 미래입니다. 

 

 

NC의 활약은 상당히 의외입니다. 신생팀이 이 정도로 탄탄한 전력으로 1군 무대에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최고의 신인들을 싹쓸이 하고 보호선수 20인을 제외한 선수들을 수급 받는 등 팀 전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수들을 받았다고 당장 효과를 만들어내며 큰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KT 역시 이런 꿈을 꾸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동일 조건에서 선수수급이 이뤄지고, 이런 상황에서 1군 무대에 뛰어드는 그들은 NC가 보여준 대단한 성과를 따라가려 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데뷔 첫 해 꼴찌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NC는 확실하게 깨주었고, 2년 차에 가을 야구까지 참가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이는 곧 KT에게는 큰 굴레이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NC 다이노스의 상승세를 이끈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는 노장인 이호준입니다. 신인상을 연속으로 받을 정도로 NC의 신인들의 존재감과 성장 역시 무시할 수 없고, 외국인 선수들의 능력 역시 뛰어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노장 이호준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김경문 감독의 통솔력과 지도력이 곧 NC의 전력으로 이어졌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김경문 감독이 아니었다면 결코 NC가 이 정도로 강한 팀이 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신의 한 수는 그가 선택했던 이호준이었습니다. 김 감독이 이호준을 FA로 받아들인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맏형의 부재를 채우기 위함이었습니다.

 

뛰어난 신인들은 넘쳐나지만 노련한 선수가 부족한 NC. 그리고 그런 선수들을 큰형처럼 이끌 수 있는 노련한 선수가 절실했던 게 NC 다이노스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를 이호준은 확실하게 채웠습니다. 1996년 해태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이호준은 2000년 SK의 성영재와 트레이드가 되며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다졌습니다. 고교 유명한 투수 출신에서 타자로 전향했던 이호준은 SK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부터 4년 동안 2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낸 이호준은 2008년 부상 이후 '로또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극대화시키는데 실패했습니다. 확실한 중심타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후준의 이후 성적은 팀 핵심이라고 하기에는 아쉬운게 많았습니다.

 

이호준이 다시 화려하게 비상하게 된 것은 FA로 NC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부터였습니다. 1군 데뷔를 하는 신생팀에서 주장을 맡으며 그는 기록 이상의 기록으로 NC를 이끌었습니다. 중요한 순간 한 방씩을 쳐내고 선수들을 다독이고, 앞에서 이끌며 신생팀의 신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팀을 옮기며 이호준은 다시 20개 이상 홈런을 연속으로 기록하며 NC를 가을야구까지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호준이 대단한 것은 단순히 중심에서 홈런을 20개 이상 때려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의 노련함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일 수밖에 없는 신생팀에 기교와 경험을 입힐 수 있었습니다.

 

KT와 김동주가 꾸는 꿈은 이호준일 수밖에 없습니다. KT가 만약 김동주를 품게 된다면 그들은 이호준이 해줬던 역할을 그가 해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큰형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고 팀의 분위기도 이끌며 실력 역시 중심타자의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할 것입니다.

 

조범현 감독 역시 김동주가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주겠다고 했습니다. 두산에서 2년 동안 1군 무대에서 사라졌던 그가 과연 과거의 김동주로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가 선수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회는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김동주가 이호준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공백이란 무서운 상황들이 존재했고, 그는 전형적인 팀의 리더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호준은 어린 선수들을 이끌며 신생팀에 단단함을 선사했습니다. 노련한 선수를 원하는 이유는 단순히 선수로서의 능력만은 아닙니다. 선수로서의 능력 이외에 팀의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현장의 리더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두목곰'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두산의 상징적인 선수로 군림했던 김동주는 뛰어난 선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뛰어난 리더라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역할에는 충실한 선수였는지 모르겠지만, 팀 전력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그에게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2년 동안 1군 무대에서 활약을 하지 못했던 김동주가 과연 선수로서 가치가 있는지 역시 의문입니다. 2012년 FA로 3년 32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받았지만 그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2013 시즌 잠시 반짝 활약을 보이기는 했지만 2군으로 내려간 후 더는 그를 볼 수 없었습니다. 두산으로서는 32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낭비한 셈이었습니다.

 

실력인지 인성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김동주가 2시즌을 선수로서 제대로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터무니없이 높아진 연봉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시즌 중에도 자신이 다른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직접적으로 피력하기도 했지만, 그를 데려가겠다는 팀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38살이 된 김동주. 실력에 대한 의문은 강해지는 상황에서 엄청난 연봉을 받는 그는 부담스러운 존재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가 두산을 나와 새로운 도약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는 KT 위즈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다른 팀들이 김동주를 품을 가능성이 낮은 것과 달리, 신생팀 위즈는 노련한 선수에 대한 갈증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KT 위즈 조범현 감독 역시 김동주를 우선순위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보다는 보호선수 20인과 FA 선수 등 다른 선수들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고, 남는 자리가 있을 경우 김동주를 생각하겠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경문 감독이 강력하게 원했던 이호준과 달리, 김동주는 조범현 감독이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일 것입니다.

 

김동주가 다시 한 번 1군 무대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특권을 내려놔야 할 것입니다. 신인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지 않는 한 김동주는 그저 잊혀진 선수로 그렇게 쓸쓸하게 프로 무대에서 사라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호준이 되기를 원하나, 그렇게 될 수 없는 김동주가 과연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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