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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창원 야구장 논란은 시의원 구속으로 종결?

by 이윤기 201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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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야구장 논란이 수면아래로 내려간 느낌입니다. 더 이상 언론에서도 진해에서 마산으로 바뀐 새야구장 입지 변경 논란은 다루지 않습니다. NC다이노스의 가을야구의 기쁨을 누리느라 야구장 위치 논란 따위는 관심을 가지는 시민들도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진해로 계획했던 새야구장 마산 이전에 항의하며 안상수 창원 시장에게 계란 2개를 던진 김성일 시의원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 수사를 받고 있고, 창원시의회는 실현 가능성 없는 창원시 분리건의안 채택으로 '야구장 문제'에 대한 관심을 희석시키는 형국입니다. 


계란 투척 사건 이후에 쟁점은 야구장 문제가 아니라 창원시와 창원시의회의 갈등이 되어 버렸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계란을 맞고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하며, 창원시와 고위 공무원들은 계란투척 사건에 대하여 과도한 대응을 해 왔습니다. 



계란 2개로 구속? 좀 심하다 싶었더니...


이참에 '의회 길들이기'를 하겠다는 듯이 잇달아 강경 발언과 조처를 내놓았고, 창원시의회도 기본적인 사과 후에는 안상수 창원시장 공약사업에 제동을 거는 방식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어쨌은 중요한 것은 계란 투척 사건의 원인이 되었던 새야구장 마산 이전 문제 사라지고, 창원시 - 창원시의회의 갈등이 중요한 이슈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다가 지난주에는 안상수 창원시장이 계란 투척 후에 구속된 김성일 시의원 면회를 다녀오면서 창원시 - 창원시의회의 갈등도 봉합되는 국면이 되고 있습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공적으로는 사과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김성일 시의원도 "법 지식이 없어서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면서 계란투척 행위에 대하여 사과를 한 모양입니다. 


김성일 시의원은 홧김에 계란 두 개를 던졌다가 본인은 구속까지 당하고,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으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서는 안상수 시장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교도소로 찾아 온 안상수 시장에게 계란 투척에 대해서 사과하고, 안상수 시장은 석방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하였으니 결과적으로 계란 투척은 진해 시민들에게는 아무 소득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더군다나 야구장 이전 문제가 쟁점에서 사라져 버렸으니 어찌보면 큰 손해를 입혔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안상수 창원 시장은 계란 두 개 얻어 맞은 것으로 새야구장 이전에 따른 비난과 반대 여론을 잠재웠을 뿐만 아니라 (시의회의 중재가 있었겠지만) 김성일 시의원 석방을 위해서 탄원서를 제출하는 아량(?)을 베푸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성일 시의원 구속이 분수령

구속 수사에 두 손 두 발 다 든 형국


일이 이렇게 풀린 것은 '김성일 시의원 구속'이 극적인 계기였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김성일 시의원이 구속되지 않았다면 계속 언론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하였을 것이고, 지금처럼 위축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한 마디로 '김성일 시의원 구속'이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 되었습니다. 일반의 법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김성일 시의원 구속을 보면서, 안상수 창원시장이 법조인(검사) 출신이라는 경력이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더군요. 


지역 언론에 보도된 "법 지식이 없어서 사태가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는 김성일 시의원의  말이 "검사 출신 안상수 창원시장의 법조계 파워가 아직도 이 정도로 셀 줄 몰랐다"는 말로 들리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정식 재판을 해도 계란 두 개 던진 것으로 감옥까지 가는 일은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수사 과정에서 구속 되지 않고 불구속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었다면, 안상수 시장에게 지금처럼 쉽게 수그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김성일 시의원이 구속되면서 모든 상황은 그에게 완전히 불리하게 변해버렸습니다. 일단 진해 시민들과 만날 수 없게 되었고, 언론을 통해서 적극적인 자기 변론을 할 수도 없게 되었지요. 


아울러 창원시의 강경대응과 마산, 창원 지역 관변단체를 동원한 여론몰이로 인하여 동료의원들도 그를 적극적으로 편들기 어려워졌고, 시의회의 권위와 자존심을 지키는 선에서 창원시와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창원시 의회의 '통합 창원시에서 구 진해시 분리 건의안'과 '통합 창원시에서 구 창원시 분리 촉구 건의안'을 반대 토론도 없이 원안 가결한 것은 눈치껏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진해시와 창원시가 분리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건의안을 통과 시킴으로써, 새야구장 입지 변경 이후에 진해 지역의 반발 민심을 무마시키는 효과를 거두는 꼼수로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통합 창원시에서 구 진해시 분리 건의안'이 의회에서 통과되어도 실제로 진해시가 분리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시의원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마산, 창원, 진해 시의원들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진해 지역 시의원들을 위해 다같이(토론없이 만장일치로) 진해 분리 쇼(?)를 한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는 뜻입니다. 암만 봐도 진해분리의 현실가능성는 0%로 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