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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108만 시민 모독? 침소봉대하는 창원시

by 이윤기 2014.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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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시의원의 계산 투척 사태와 관련한 후폭풍이 거셉니다. 일단은 창원시가 주도권을 쥔 형국입니다. 창원시 부시장과 간부공원들이 김성일 시의원을 '폭행과 모욕' 혐의로 고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계란 투척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건이며 108만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규정했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친 좀 우스운 표현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실제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심각한 사건들의 사례 - 3.15부정선거, 5.16쿠데타, 12.12쿠데타, 광주 학살 사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등 - 가 많이 때문에 안상수 시장 계란 투척 사건을 두고 민주주의 근간 훼손 운운하는 것은 '오버'라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108만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표현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계란을 던진 김성일 의원은 '108만 시민을 모독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날 계란 투척 사태는 진해시로 결정된 새야구장 입지를 마산으로 바꾼 안상수 창원시장을 모독하기 위한 의도였기 때문입니다. 계란 투척의 의도가 '안상수 시장을 모독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만한 일입니다. 




108만 시민 모독? 시민인 나는 모독이라고 느끼지 않는다


창원시의 주장대로 계란투척이 108만 창원시민을 모독한 일이 되려면 안상수 시장 = 108만 창원시민이라는 등식이 성립해야 합니다. 창원시 간부 공무원들은 안상수 시장 = 108만 창원시민을 동일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108만 중에 1명에 불과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108만 창원시민에게 권한을 위임 받은 것 뿐입니다. 대의민주주의를 하고 있으니 안상수 시장에게 권한을 위임한 것이고, 그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하여 시의원들에게도 권한을 위임하였습니다. 


108만 시장 = 안상수 시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은 모든 권한을 안상수 시장에게만 위임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지요. '108만 시민 모독 운운'하는 창원시 간부 공무원들 눈에는 안상수 창원시장이 108만 창원시민을 다합친 것과 같은 존재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창원시 간부 공무원들이 이런 등식으로 선출직 공직자를 바라본다면 박근혜 = 대한민국, 안상수 = 창원시, 홍준표 = 경상남도 같은 등식이 성립하게 되고, 결국 창원시 공무원들은108만 시민을 섬기는 대신에 안상수 창원시장만 섬기면 되는 것이겠지요. 


김성일 시의원의 계란투척 사건과 관련하여 공무원노조 창원시 지부가 나선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김성일 시의원의 계란투척 사건이나 그 이전에 일어났던 시청사 선정과 관련한 시의회의 폭력 사태는 모두 '민의'를 적극 반영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청사 선정 관련 의회 폭력사태는 여야를 넘어서서 자신이 속한 지역구 주민들의 민의를 가장 충실하게 반영하는 과정에서 생긴 폭력사태일 뿐입니다. 따라서 통합 이후에 일어난 의회에서의 폭력 사태는 단순한 폭력사태로만 볼 수 없는 문제입니다. 


계란 투척이 테러면 야구장 뺏아 간 건 전쟁 선포 아닌가?


민의를 반영하는 과정이 대화와 토론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수결을 앞세운 폭력적인 결정에 맞서는 소수는 물리적인 폭력을 앞세울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계란 투척과 같은 물리적인 폭력보다 다수결을 앞세운 다수의 일방적 의사결정이 더 폭력적인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계란 투척이 폭력적인 일일까요? 권한과 창원과 마산의 압도적 다수 시민을 등에 업고 옛진해 시민들을 이해와 요구를 무시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 폭력적일까요? 그래서 이번 계란 투척 사건을 두고 '테러' 운운하는 것은 더욱 우스운 일입니다. 진해시민들에게는 하루 아침에 야구장이 날아 간 것이 훨씬 심각한 '테러'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원시 간부 공무원들이 나서서 이 사건을 이렇게까지 침소봉대하는 것을 보면 김성일 의원 계란 투척 사태로 야구장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창원시 간부 공무원들은 김성일 시의원과 유원석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창원시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창원시의회 의정 활동에 필요한 자료제출 요구에 불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하는데, 이거야 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입니다. 


창원시 의회가 조직적으로 결의해서 안상수 시장을 모욕하기 위해서 계란 투척을 모의한 것도 아닌데, 김성일 의원만이 아니라 모든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건을 침소봉대하여 의회 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