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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괜찮아 사랑이야, 나에게 보내는 안부인사의 감동.

by 소금인형2 201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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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최종회가 모든 가족들이 평범한 일상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잠시 이별을 선택했던 주인공 장재열(조인성 분)과 지해수(공효진 분)는 1년 뒤 다시 만나 결혼을 했으며 2세까지 임신하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박수광(이광수 분)은 오소녀(이성경 분)와의 사랑을 키워가며 뚜렛증후군 증상이 조금씩 완화되었고 동생 재열이 자신을 의붓아버지의 살인범으로 지목했다는 이유로 피의 복수를 다짐했었던 형 재범은 숨겨져 왔던 비밀을 알고 난 후 스트레스로 하애졌던 머리가 다시 검은색으로 변했고 동생 재열과의 사이도 좋아졌습니다. 이처럼 <괜찮아, 사랑이야>의 결말은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 마음속에 있던 상처들을 함께 치유해 가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은 것입니다.

 

처음 조인성과 공효진이 함께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이 알려졌을 때 많은 사람들은 또 한편의 달달한 로맨틱코미디를 기대했었습니다. 여기에 제목까지 <괜찮아, 사랑이야>라고 정해졌으니 달콤한 로맨스를 기대하는 것은 아마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괜찮아, 사랑이야>는 로맨틱코미디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 아닌 실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실망이 오히려 반가움과 감동으로 전해지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의도였던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일관되게 유지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유명 작가와 남녀간의 스킨십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정신과 여의사의 만남은 꽤 매력적인 로맨틱 드라마의 소재였지만 드라마 속에서의 유명작가와 정신과 의사라는 모습은 껍데기에 불과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병을 완벽하게 감추고 포장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정작 노희경 작가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 껍데기들의 사랑놀음이 아니라 누구나 어떠한 이유에서든 하나 쯤은 가지고 있을 마음의 병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이며 그 치유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본 모습과는 조금 다른 또다른 나를 만들어 갑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의 모습을 완벽하게 꾸미려 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나를 자랑스럽게 다른 사람들 앞에 내세웁니다. 물론 실제의 나와 꾸며진 내가 100% 일치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둘 사이의 부조화를 어느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여주기 위한 나의 모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마음의 병을 얻기도 합니다.

 

 

이런 현대인들에게 극중 장재열이 보여준 나에게 보내는 안부인사는 가슴이 먹먹해 지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한 재열은 예전에 자주하던 끝인사를 부탁한다는 DJ의 말에 " 오늘 굿나잇 인사는 여러분이 아닌 저 자신에게 하고 싶다. 나는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괜찮냐' 안부도 묻고 잘 자란 굿나잇 인사를 했지만 정작 나한텐 한 적이 없다. 여러분도 오늘밤은 자신에게 '너 정말 괜찮으냐' 안부를 물어주고 따뜻한 굿나잇 인사를 하셨으면 좋겠다." 라는 인삿말을 남깁니다.

 

드라마에서 나온 이야기처럼 현대인들의 80%가 신경증을 앓고 있으며 20%가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을 먹는 실정이라고 합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티어 가는 것 같은 현대인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도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병이 더 커다란 고통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우리는 너무 무관심하고 인색했던 것은 아닐까요?

 

 

함께 일한 동료들에게 수고했다 라는 말을 건네고 알고 지내는 친구들에게 늘 괜찮냐 라는 안부인사를 하며 가족들에게는 잘 지내느냐 라며 걱정을 하면서도 정작 힘든 하루를 대견하게 버틴 자기 자신에게는 아무런 칭찬이나 괜찮냐 라는 안부인사조차 하지 않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들 마음속에도 나도 모르는 마음의 병이 생기고 있는 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남도 사랑할 수 없다 라는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정글과도 같은 험난한 세상에서 오늘 하루도 대견하게 견디고 살아낸 우리 자신들에게 드라마 속 장재열 처럼 " 너 정말 괜찮으냐,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라는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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