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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의 작은일상

아빠 대신 벌초 다녀온 아들의 놀라운 한 마디

by 홈쿡쌤 2014.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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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대신 벌초 다녀온 아들의 놀라운 한 마디




추석이 코앞입니다.
주말에는 벌초하러 나선 사람들로 자동차도 거북이걸음을 합니다.
"여보! 우리는 벌초 안 해?"
"응. 아버지 산소는 작은 추석에 하기로 했어."
"그럼 선조들 산소는 언제 가는데?"
"내일"
"내일 당신 약속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아들 보내려고."
"간다고 해?"
"간다고 하네. 아침에 일찍 깨워줘"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차려놓고 남편과 아들을 깨웠습니다.
남편은 아들을 시골까지 데려다 주지 않고 중간에 친구(손자 벌)와 함께 타고 가도록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시간 정도면 끝난다고 하기에 혹시나 하여 아들에게 카톡 문자를 날렸습니다.
그런데 아들의 반응에 깜짝 놀랐습니다.



 


 


 

 




나 : 벌초 다 했어?"
아들 : 국수 먹고 있어.
나 : 고생했어.
아들 : 새우잡이를 시키지 아주
나 : 그게 무슨말이야?
아들 : 원양어선에 팔려간 것 같다.







윗대의 묘는 봉분이 8개 정도 되었다고 합니다.
아들의 할 일은 예취기로 풀을 깎아놓으면 갈고리로 긁어 모으는 작업으로,
평소 일을 하지 않는 녀석이라 그런지 손은 껍질까지 벗겨져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누구 아들입니다.'
인사만 하고 성묘하는 일에만 열중했고
일을 하는 것보다 사람을 잘 알지 못하니 새우잡이 배에 끌려간 그런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집에 들어온 남편에게 카톡 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성묘하는 게 뭔지 몰라서 그런 거지."
"요즘 아이들 성묘하러 가라고 한다고 가겠어?"
"아빠가 가라고 하면 가야지."
"참나, 그게 아니라니까."
"그런가?"
"나중에 아들 들어오면 수고했다고 해 줘."
"그러지 뭐"

친구를 만나고 저녁까지 먹고 들어서는 아들
"아들! 수고했어!"
"나는 할아버지 산소에 성묘하는 줄 알고 갔는데..."
"윗대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성묘하는 날이었지."
"그런 줄 알았으면 안 갔어."
"조상 없는 사람이 어딨어? 그런 말 하면 안 돼!"
"..............."

이런 어려움을 없애기 위해 봉분을 만들지 않고 비석을 세우는 평장을 많이 하고 있고,
요즘은 장례문화도 바뀌어 가족장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합장을 하면 2명(부부)만 모실 수 있지만, 가족장을 하면 20~30명 여럿 모실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사촌 간에도 얼굴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데
성묘라는 걸 요즘 신세대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제사를 명절 차례를 지낼지 의문스럽습니다.

우리 아들의 황당한 말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상은 자꾸 현실적으로 바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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