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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아~씨X 운전하는 사람들 왜 저래요?

by 이윤기 2014.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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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올해 10번째 국토순례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청소년들과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것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진행하면 기본적으로 경찰청을 통해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경찰의 협조를 받습니다. 그런데 좀 안타까운 것은 관할 구역이 바뀔 때마다 경찰의 협조 수준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어떤 곳은 2대 이상이 순찰차가 나와서 대열의 맨 앞과 뒤에서 진행을 도와주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곳은 순찰차와 순찰 오토바이가 나와서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해주고 교차로 마다 의경들을 배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곳은 딸랑 순찰차 1대가 나와서 대열의 맨 앞에서 속도만 조절(후미의 위험 요인은 신경도 안 쓰고)하거나 대열의 맨 뒤에서 그냥 졸졸 따라오기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지어 아예 경찰이 아무런 협력을 안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경찰의 협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토순례 대열이 지나 갈 때 만나는 운전자들의 태도입니다. 사실 편도 2차선 이상의 경우에는 서로가 큰 불편이 없습니다. 1차선으로 자동차들이 다니고 2차선으로 자전거 국토순례 대열이 진행하는 경우 서로 큰 간섭이 없기 때문입니다.


입체 교차로 진출입 자동차들 가장 위협적 


그런데 교차로에서는 서로 간섭이 일어납니다. 2차로로 운행하던 차들이 우회전 하려고 하면서 국토순례 자전거 대열을 침범하려고 시도하고, 입체 교차로에서 국도로 진입하는 차들이 자전거 대열을 끊고 진입하려고 시도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국토순례 대열의 맨 앞으로 진행 요원들이 탄 차량들이 먼저 가서 교차로를 확보하고 신호를 통제하거나 진입차량을 막고 양해를 구합니다. 그리고 차량으로 다 진입차량을 막을 수 없는 곳은 자전거를 타고 함께 움직이는 로드팀 요원들이 진입로나 진출로를 확보하고 일시적으로 차량의 진출입을 막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 가장 위험한 경우는 편도 2차선 이상의 국도에서 1차로로 진행하던 차들이 자전거 대열을 뚫고 진출하려고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깜박이를 넣고 진입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깜박이 조차 켜지 않고 대열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운전자들도 있습니다. 


대열의 선두로 밀고 들어오는 경우는 교통 흐름을 감안하여 양보하거나 혹은 차량을 정지 시키고 대열이 지나가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데, 가장 위험한 상황은 청소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있는 대열의 가운데를 끊고 들어오는 경우입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로드 지도자가 호각을 불면서 달려가 차를 막아 서는데도, 차를 멈추지 않고 주춤주춤 하면서 밀고들어오면서 위협하는 운전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달라"고 고개를 숙이고 부탁을 해도 "도로를 전세 냈냐?"고 막말을 하거나 욕을 퍼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지요. 그러다보면 진행 실무자들과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차를 멈추고 욕을 하는 경우는 그냥 참고 "미안하다"고 응대하고 지나가면 되지만, 차를 멈추지 않고 슬금슬금 아이들이 달리는 대열을 끊으려고 밀고 들어오는 운전자들과는 고성이 오고가기도 합니다. 


도로는 자동차만을 위해 만든 길이 아니다


이런 운전자들은 교통 약자인 자전거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심지어 "자전거를 타고 왜 떼 지어 도로를 다니느냐"고 욕을 합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입니다. 따로 자전거 도로가 없는 경우에는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주행하는 것은 도로교통법에 정해진 주행 원칙입니다. 




문제는 도로교통법상에 정해진 주행 원칙에 따라 주행하는데도,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자동차보다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만으로 마구잡이로 추월하고, 운행을 방해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자동차가 일정한 간격(안전거리)을 유지하면서 2차선 도로를 달리는 경우에 1차선을 달리던 차들이 함부로 끼어들지 못합니다. 


1차선을 주행하면서 차량의 흐름을 살펴 깜박이를 넣고 기다리면서 2차선 차량의 흐름을 보면서 끼어들기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충돌사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차선에 자전거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달리는 경우에는 거침없이 진입하는 자동차들이 있습니다. 


자전거는 도로 맨 우측 가장자리를 달리도록 되어 있는 '차' 입니다


많은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자신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자전거보다 우선권이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힘이 세고 속도가 빠른 자동차가 당연히 자전거를 앞서 갈 수 있고, 자전거 운전자는 당연히 양보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도로교통법을 암만 들여다봐도 자동차에 통행 우선권이 있다는 내용도 없고, 자전거가 자동차를 위해서 도로를 양보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습니다. 도로상에서 자동차와 자전거는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진 '차'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운전자가 천천히 가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추월할 수는 있지만, 경적을 울리면서 길을 비키라고 위협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왜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떼지어 다니느냐고 욕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도로에는 1년 365일 자동차들이 떼지어 몰려다니고 있습니다. 출근 시간에는 직장을 향해 몰려다니고, 퇴근 시간에는 집을 향해 몰려다니며, 휴가철에는 휴가지로, 명절에는 고향으로 떼를 지어 몰려다닙니다. 


자동차는 맨날 도로 떼지어 다니면서...1년에 한 번 지나가는 자전거에 욕 퍼부어


심지어 자동차들만 빨리 몰려다니라고 따로 '고속도로'도 만들어 놓았고, 전국 곳곳에 '자동차 전용도로'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1년에 한 번씩 자전거가 떼로 좀 몰려다닌다고 해서 욕까지 할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1년내내 도로를 독차지 하다시피 해놓고 1년에 단 하루도 양보를 안하겠다는 것은 깡패 짓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도로에서 자전거를 만나는 운전자 여러분 !  자전거는 도로를 다니도록 되어 있는 '차'입니다. 자전거에게 일방적으로 양보를 강요하지 마세요. 제발 자전거를 위협하지 마세요. 도로는 자동차만을 위해서 만든 길이 아닙니다. 자전거의 통행권을 침해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