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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은 답이 아니다

국내산·수입산 식품 545개 방사능 검사 결과, 세슘 6.6%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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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운영위원장(가운데)이 545개의 식품 및 공산품에 대한 방사능 오염 여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지언


발족 1주년 맞은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국내 유통 식품 방사능 분석결과' 공개


시민방사능감시센터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국내산과 수입산 식품의 시료 545개를 검사한 결과 36개 시료에서 방사성 세슘이 검출됐다고 14일 발표했다.


가장 집중적으로 조사한 수산물의 경우,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총 334개를 검사해 이 중 22개 시료에서 킬로그램당 1베크렐(Bq) 내외의 세슘이 검출돼 6.6%의 검출률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방사능 최고치를 기록한 품목은 일본산 가리비 껍질로 2.88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다만 가리비 껍질은 직접 섭취하는 식품은 아니고 굴 양식에 쓰인다고 덧붙였다.


9개월간 진행된 이번 조사는 국내산 수산물이 수입산 수산물에 비해 방사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수입산으로 표기되거나 원산지가 불명확한 수산물 74건과 생협에서 취급하는 국내산 수산물 178건을 검사해 비교한 결과, 각각 10건과 3건에서 세슘이 검출됐다. 일반 수산물 시장의 원산지 둔갑 문제를 고려해 국내산 수산물은 생협 품목으로만 한정시켰다.


검사 결과 국내산의 경우 대구(0.6베크렐), 꽁치(0.56베크렐), 명태(0.32베크렐) 등 3건에서, 수입산의 경우 명태 7건(0.34-1.95베크렐), 가리비 2건(0.41, 2.88베크렐), 임연수 1건(0.39베크렐)에서 방사능이 검출됐다. 세슘 검출률은 수입산과 국내산 수산물이 각각 13.5%와 1.7%로 나타나 8배의 차이를 보였다(아래 그래프).


국내산과 수입산 수산물의 방사능 검출농도(클릭하면 확대).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시료에서 검출된 방사능 오염은 전반적으로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사한 총 545건의 시료에서는 세슘137이 유일한 방사성핵종으로 검출됐고 평균 0.75베크렐의 검출농도를 나타냈다. 정부의 세슘 방사능 기준인 100베크렐은 물론 일부 생협이 정한 성인 기준인 7.4-8베크렐을 밑도는 수치다(영유아 기준은 3.7-4베크렐).


최고 검출량은 인터넷으로 구입한 일본산 녹차 티백에서 4.91베크렐을 기록했다. 국내 일반시장과 생협에서 유통되는 버섯 12건 중 8건(최대 1.5베크렐)에서 세슘이 검출돼, 버섯은 방사능 검출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감기가 30년인 방사성 세슘137이 국내산 버섯에서 검출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추측만 제기됐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후쿠시마 사고로 방사능 오염이 광범위해지면서 자발적인 방사능 감시를 목적으로 시민단체, 생협, 학부모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2013년 4월 15일에 발족한 민간 기구다.


이윤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소장은 “버섯을 제외하면 현재까지 국내산 농산물은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반 시장에 유통되는 국내산과 러시아산 수산물의 방사능 검출률이 일본산보다도 높게 나타났다는 것과 관련해 이윤근 소장은 ‘원산지 세탁’을 의심한다며 정부가 이제라도 수산물의 원산지와 이력에 대한 철저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원산지 세탁'


정부가 실시했던 방사능 검사와 비교했을 때, 식약처의 방사능 검출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식약처에서는 분석 결과 1Bq/kg 이상일 때만 ‘검출’된 것으로 발표하기 때문에 검출률을 직접 비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출률이 11배나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사고 후 식약처는 수입식품에 대해 ‘신속검사법’을 사용해 검출한계를 1베크렐 이상으로 높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방사능검사법을 정한 식품공전에서 식품 방사능 측정시간을 1만초(약 3시간)로 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1,800초(30분) 방식을 따른다는 것이다. 김혜정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식품에서 검출되는 방사능 농도가 1베크렐 내외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식약처도 스스로 정한 방사능검사법을 준수해 미량의 방사능까지 검사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고순도 게르마늄 감마핵종분석기를 사용해 수입산 시료에 대해 1만초 분석을, 국내산은 3,600초 분석 후 방사능물질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추가로 1만초 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세슘 137의 평균 오차율은 1.4%(2014년 1-3월 기준)로 ‘매우 양호’한 신뢰도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실시했던 방사능 검사와 비교했을 때, 식약처의 방사능 검출률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식약처가 지난해 수산물 2,725건에 대해 방사능을 검사한 결과 15건에서 방사능이 검출돼 검출률이 0.6%에 달한 것과 비교해보면, 시민방사능감시센터의 조사 결과 검출률은 무려 11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어 김혜정 운영위원장은 "일본산 식품이 1베크렐 이상일 경우 수출업자에게 오염증명서를 요구하게 하는 기준이 있지만, 사료의 경우 일본산이라 하더라도 다른 기준치(40베크렐)을 정해 그 이하인 경우 수입을 통관하게 한다"며 수입산 식품에 대한 체계적 방사능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세슘 이외에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계속 유출되는 스트론튬90과 플루토늄239 등 방사성 핵종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할 것을 과제로 꼽았다.


이지언


일부 내용이 수정돼 4월25일 업데이트됐습니다. 이 글은 <탈핵신문> 2014년 5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pdf, 152kb, 112kb)

2014년방사능분석결과보고서.pdf

정부방사능 오염관리 정책의 문제점 및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계획.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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