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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밀회 시청률 대박, 김희애의 우아한 불륜은 어떻게 다를까?

by 소금인형2 2014.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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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작 전부터 김희애와 유아인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JTBC의 드라마 '밀회'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첫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미리 입소문이 나서인지 드라마 시청률도 역대 JTBC 드라마 사상 최고치인 3%에 근접하는 성적으로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지상파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를 위협할 정도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배우 김희애는 드라마 <밀회>에서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서 보여주었던 밝고 귀여우면서도 털털한 누나의 모습과 최근 개봉되어 좋은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서의 억척엄마 모성애와는 또다른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녀는 드라마 <밀회>에서 나이 마흔이 넘은 유부녀이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매력을 지닌 여자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성공한 커리우먼 이며 사랑스러운 여자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녀 앞에 이제 갓 스물이 된 풋풋한 청년 선재가 나타납니다.

 

 

어떠한 미사여구를 가져다 붙인다 해도 주인공 혜원과 선재가 앞으로 보여줄 관계는 사회적으로 비난받는 불륜의 관계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수 있고 3류 불륜드라마로 치부될 수 있는 내용이 드라마 시작과 함께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희애가 보여주는 우아한 불륜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요?

 

드라마 <밀회>에서 작가와 제작진은 주인공 혜원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무척이나 섬세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예술재단의 기획실장이면서 이사장인 그룹총수의 후처 한성숙의 음악,미술사 등의 독선생 노릇에서 부터 재단의 비밀장부까지 관리해야 하는 혜원의 주변에는 돈과 권력에 눈이 멀어 탐욕스러운 짓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 틈바구니에서 하루하루 비위를 맞춰가며 자신을 낮추고 살아가는 혜원에게는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줄 돌파구가 필요합니다. 

 

 

첫회부터 머리채를 부여잡고 걸쭉한 욕설이 난무하는 격한 대립을 보였던 후처 한성숙(심혜진 분)과 전처 자식 서영우(김혜은 분)의 모습도 있는 자, 가진자 들의 가식속에서 혜원이 얼마나 숨이 막힐 지 간접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설정은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혜원의 처지를 동정하게 되고 나아가 그녀에게 찾아온 낯선 사랑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작진은 혜원의 주변 사람들의 비인간적이고 탐욕스러운 모습을 강조함으로써 혜원의 일탈에 정당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드라마 <밀회>가 단순한 3류 불륜드라마와 느낌이 다른 또다른 이유는 바로 음악,피아노라는 매개체를 통한 주인공들의 교감 때문일 것입니다. 2회 방송에서는 공연장에서 몰래 도둑 공연을 했던 선재가 혜원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이 보여졌습니다. 몇곡의 연주 후 선재의 천재성을 알아본 혜원은 어제일은 봐주겠다며 그의 천재성을 은근히 알려 주었습니다. 평소 음악에 대한 열정에 목말라 하던 선재는 한곡만 더 치겠다고 이야기 하고 혜원은 그런 선재와 함께 나란히 피아노에 앉아 듀엣곡을 연주합니다.

 

 

피아노 건반위에 올려진 두 사람의 손은 처음에는 잔잔하게 호흡을 맞추더니 클라이막스 부분에 가서는 폭풍과 같은 전율을 느끼게 해 줍니다. 두 사람은 음악을 통해 피아노를 통해 누구보다도 깊게 서로의 감정을 나눈 것입니다. 격정적인 키스신이나 노출이 있는 베드신이 아니더라도 두 사람의 교감을 이처럼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바로 음악이라는 매개체의 힘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라마 <밀회>의 연출을 맡고 있는 안판석PD의 보여줄 듯 하면서도 감추는 감질나는 연출의 묘미도 드라마 <밀회>가 단순한 3류 불륜드라마라는 인식이 들지 않게끔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것 보다 절제된 모습이 사람들에게 더 감각적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안판석PD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아노 위에 나란히 놓인 손을 통해서 또는 직접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 잠깐 스치는 미소와 표정에서 두 주인공의 애절한 감정의 선을 잘 느낄 수 있었기에 드라마 <밀회>가 우아한 불륜으로 보여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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