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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따뜻한 말 한마디, 숨은 진주 연기자 한그루의 재발견.

by 소금인형2 2014.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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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이라는 소재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드라마'따뜻한 말 한마디'가 이제 마지막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당초 18일 방송예정이던 마지막회는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로 24일로 연기되었습니다.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여러번 소재로 다루어진 불륜에 관한 이야기지만 다른 드라마와는 다른 접근을 보여주었습니다. 기존의 불륜 드라마가 불륜이라는 사건에 모티브를 맞춰 어떤과정에 의해 불륜이 벌어지는 가에 집중을 했다면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불륜이 벌어지고 나서의 감정변화와 주변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이로 인해 고통을 당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에 가해자라 할 수 있는 불륜의 당사자들이 겪는 심적 고통과 죄책감, 그리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까지 섬세하게 그려지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올 수 있었습니다.

 

 

결혼 이후 컴백한 한혜진과 오랜만에 TV 드라마에 얼굴을 비친 김지수의 열연은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어간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사람, 가수와 연기를 겸업하고 있는 연기자 한그루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연기는 때로는 드라마에 활력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 잡았습니다.

 

드라마의 소재가 불륜이다보니 <따뜻한 말 한마디>는 분위기 자체가 약간은 어두울 수 밖에 없습니다. 배우자의 불륜을 알게된 당사자는 배신감에 분노하고 불륜의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괴로워합니다.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기 쉬운 이러한 분위기를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귀엽게 균형을 맞추는 연기를 보여준 것이 바로 한그루 입니다.

 

 

한그루가 연기한 나은영은 불륜으로 괴로워하는 나은진(한혜진 분)의 여동생입니다. 초반에 보여진 그녀의 모습은 다소 까칠하지만 독립적인 은행원입니다. 늘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있는 그녀는 고생없이 잘 자란 막내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평소에 자신이 생각해 왔던 남자의 조건에 턱없이 모자란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되자 물불을 안가리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싫은 척 티격태격 하면서도 수줍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는 그녀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유쾌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달콤하기만 할 줄 알았던 자신의 사랑이 언니의 불륜이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장벽에 부딪혀 비극적 결말을 맞게되자 언니에게 분노하며 죽을 때까지 증오하겠다는 독설을 퍼붓게 됩니다. 평소 자신의 우상으로 여기던 언니에 대한 배신감과 언니 때문에 자신의 사랑이 좌절된 것에 대한 분노를 눈물과 독설로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초반의 유쾌하고 귀여운 이미지와는 달리 사랑의 상처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 냈습니다. 

 

 

하지만 은진의 분노와 방황도 거기까지 였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망친 언니이지만 가족이기에 언니를 용서하며 자신의 사랑을 포기합니다. 그리고 민수에게 이별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언니를 용서해 줄 것을 부탁합니다. 17일 방송된 19회 이야기에서는 은진이 민수를 찾아가 이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눈물로 작별하는 장면이 보여졌습니다.

 

서로 잘 지내자는 말과 함께 돌아서는 은진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정작 불륜의 당사자인 두 부부는 불륜이라는 사건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새 출발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순수하고 아름답게 사랑을 키우던 은진과 민수커플은 이별이라는 고통을 당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 된 것입니다.   

 

 

불륜 뒤에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용서라는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민수와 은영의 커플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커플들이야 말로 가족의 불륜에 가장많은 상처를 받은 인물이기에 화해와 용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징적인 인물을 연기자 한그루는 멋지게 소화해 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서 때로는 사랑의 상처에 괴로워하며 이별을 슬퍼하는 비련의 여주인공까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그녀의 연기는 아마도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시청자들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얻어낸 캐릭터 였을 것입니다.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는 시청자들에게 불륜이라는 사건을 접하는 또 다른 시선과 함께 숨은 진주 연기자 한그루의 모습을 재발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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