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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야기

김구라, 거침없는 독설과 입담으로 제2의 전성기를 열다.

by 소금인형2 201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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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에서 MC이자 개그맨인 김구라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의 라디오스타,화신을 비롯해 케이블 방송의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그의 입담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tvN의 SNL에 호스트로 초대되어 걸그룹 크레용팝을 패러디한 <구라용팝>을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바야흐로 김구라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한동안 우리는 그를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평소 정치가와 사회지도층 연예인 등 사회의 상류층을 대상으로 무분별한 욕설과 모욕적 언행을 남발한다는 이유로 일부 국회의원들은 그를 방송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까지 비난 했으며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는 막말 파문이 일었던 민주당의 김용민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이 공개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가 과거에 진행했던 인터넷 방송에서 정신대를 창녀에 빗댄 것이 알려져 그는 본인이 맡고 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를 했으며 약 5개월간 자숙의 기간을 거쳐 케이블 방송에 복귀했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복귀는 바로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사건이 있은 후 1년이 지난 다음에야 KBS의 <이야기쇼 두드림>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방송에 복귀한 뒤의 김구라의 모습은 조금은 순화되고 정제되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그가 가지고 가는 독설이라는 컨셉은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투입되는 프로그램마다 자신의 색깔을 명확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와 말장난으로 흐르던 라디오스타에서는 게스트들의 얼굴이 붉어질 정도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해 댔으며 알맹이 없이 웃음으로 시간을 때우던 화신에서도 게스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들은 다시 활력을 찾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이처럼 김구라의 이야기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은 무엇보다도 직설적인, 소위 말하는 돌직구식의 화법 때문입니다. 그는 게스트로 나온 연예인들을 향해 거침없이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이야기들을 물어봅니다. 때로는 게스트를 배려하여 삼가하거나 꺼릴 수 있는 질문도 그는 돌려 이야기 하거나 예쁘게 포장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직설적인 이야기 방식이 때로는 너무 과해 눈에 거슬린다는 사람들도 있으나 솔직히 연예인들끼리 서로를 포장해주고 미화시켜주는 가식적인 대화보다는 김구라식의 직설적인 질문과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일침을 가하는 대화가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최근 방송계에서는 연예인들을 불러 그들의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토크형식의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특히나 과거나 현재에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을 경험한 연예인들이나 사람들로부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비난을 받았던 연예인들이 주로 출연하여 적당한 사과와 적당한 변명을 섞어 자신을 포장하고 또 진행자 MC는 이에 맞장구를 쳐주면서 이제는 다 용서가 된 것처럼 면죄부를 주는 것 같은 내용을 보고 있자면 이 방송이 보는 시청자들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연예인들을 위한 방송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오는 김구라의 독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대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말은 해야 맛이고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 라는 속담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김구라는 그동안 몸을 쓰는 버라이어티 예능에 유독 약한 면을 보였습니다. MBC에서 방영했던 용감한 형제들에서도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하는 생동감있는 버라이어티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는 마치 강호동이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에는 강하지만 토크 형식의 예능에서는 실패를 계속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야외 버라이어티 대신 그는 토크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시절 부터 워낙 화려하고 거친 입담을 자랑하던 그였지만 이제는 그 입담이 제도권 방송속에 들어오면서 정제되고 다듬어져 지금과 같은 놀라울 정도로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김구라를 그저 입이 거친 방송 진행자로만 알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에 활동경력은 매우 다채롭습니다. 개그맨,코미디배우,TV진행자,라디오 DJ,영화배우 여기에 그는 한 때 팝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인하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팝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팝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고 4권의 책을 저술하여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적 호기심에 대한 그의 숨은 노력은 여러 방송에서 해박한 지식을 가진 그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고 오늘날의 김구라 전성시대를 열게한 원동력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그가 단순히 거친 말과 독설로 오늘날의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나름의 숨은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김구라는 6일 출연한 <1대100>에서 3대MC를 뽑아달라는 요청에 자신있게 1대는 유재석 2대는 이경규 3대는 나다라며 주저없이 말했습니다. 이에 강호동보다 낫다는 것이냐라는 사회자의 애기에 말이 또 그렇게 되느냐 라며 농담으로 응수하기는 했지만 김구라의 이런 3대 MC 포함에 대한 자신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지러운 시국과 먹고살기 힘든 현실속에 하루하루 생활하기 바쁜 사람들에게 그가 내밷는 독설이 한여름 무더위를 잊게해 주는 시원한 청량음료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준 다른 진행자들의 모습이 얼마나 가식적이었나를 반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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