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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비전역, 군대가서 이미지가 더 나빠진 연예인

by 박평 2013. 7. 10.







비가 전역을 했다. 톱스타의 전역을 축하하는 것이 당연한 그림일 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재입대를 하라는 댓글도 있고, 연예병사인 비의 특혜를 비난하는 말도 나온다. 나는 이미 전부터 전역을 늦추는 한이 있어도 군 문제를 마무리하고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 계속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연예병사에 대한 특검 수사 발표가 나오면 다시 한 번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은 거세질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 일은 참 모른다. 비가 군대에 갈 때만 해도, 비는 깔 게 없는 연예인이었기 때문으로 흔히 말하는 네티즌들의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거의 획득해 놓은 상황이었다. 비도 자신의 군 생활이 이렇게 꼬이게 될지는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는 어쩌다 비호감이 되었을까?


1. 과한 자신감

비가 잘 됐을 때, 그리고 어려운 시절을 이야기했을 때, 많은 이들이 비를 대견해했다. 미국에 가서 스피드 레이서를 찍고, 닌자 어쌔씬을 찍고, 아시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것을 보며, 그리고 그간 겪어온 어려움을 들으며 많은 이들이 비를 '잘했다'고 했고, 그에 대한 호감은 극에 달했다. 월드스타라는 칭호를 일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이 이들이 받아들였던 것은 바로 이런 호감과 실질적인 성과 때문이었다.


비는 계속 승승장구했다. 문제는 여기서 나타난다. 어느새 그가 힘들게 겪었던 일은 서서히 묻히고, 자신감 있고, 뭐든 잘하고, 하여간 최고로 하고 있다는 '비'만이 이미지상에 남게 되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한국에서 그런 태도는 바로 대중들의 불만을 축적한다. '너만 잘났냐? 잘나서 좋겠다!'라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불만의 축적은 바로 터지지 않는다. 연예인에게 '깔'거리가 생겼을 때 함께 터져 나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너무 잘난 비에 대한 비호감은 사실 서서히 축적되어 오고 있었던 것이며, 그것이 다양한 사건들로 인해 터져 나오게 된 것이다. 특히 싸이와 비를 비교하면서 비를 조롱하는 것은 그 비호감이 어떻게 대중에게 숨겨져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2. 잦은 소송

여기에 잦은 소송이 진행되고, 주식 먹튀라는 이미지가 만들어 지면서 비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떨어진다. 물론 이 어느 것도 진실은 아니었다. 소송은 이미 다 정리됐고, 주식 먹튀도 이미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일단 일이 발생한 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이미지가 훼손된 상태였다. 이는 비라는 인물에 대한 비호감과 결합하여 계속 해서 비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3. 군대

이런 배경 아래서 군대에 입대한 순간 '비'는 까방권을 획득하며 대표적인 호감 연예인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연예병사로 가게 되면서부터 호감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는 한풀 꺾이게 된다. 


이미 상당수의 연예인이 연예병사로 다녀왔다는 사실에 비추어 봤을 때 비가 연예병사로 갔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이미지의 하락이 있을 리는 없었다. 비 입장에서는 '연예병사'선택이 가진 위험성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분은 명백히 추측이지만, 군 생활을 나름 충실히 해 온 입장으로서 위에서 하라면 안 하기 힘든 것이 '군 생활'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국방부에 있어서 '비'는 가장 귀중한 자원임이 분명하다. 일단 톱스타인데다가 노래와 연기를 다 하는 인재로서 위문열차 공연을 비롯한 국방영화에도 출연시키기 딱 좋은 자원이 아닐 수 없다. 비가 연예병사로 복무하도록 많은 회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비 입장에서도 이미 '연예병사'의 생활에 대해서 들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에 '연예병사'를 가는 것이 이득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위는 소설이지만 상당한 개연성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비는 어쨌든 연예병사를 선택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비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인 반응이 있지는 않았다. 연예병사는 흔했고, 일반 병사로 근무하는 것보다는 실망스럽지만 어쨌든, 훌륭히 군 복무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비의 이미지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김태희와의 열애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마자 갑자기 비에 대한 비난의 글이 폭발한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완전한 비난은 아니었다. 부러움과 시기가 섞인 그런 수준의 것이었다. 그러나 비의 복무 태도와 특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비난은 심해진다. 이때부터 악플이 심각한 수준으로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대중이 가지고 있던 비에 대한 비호감이 이 사건으로 인해 확 터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심해지자, 네티즌들은 다양한 사진들을 퍼 나르며 비에 대한 비난을 더욱 강화해 간다. 그렇게, 비는 심각할 정도로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비에 대한 비난 여론은 줄어들게 되었다. 


그렇지만 비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잠잠해질 즈음에 화룡점정을 찍어준 사건이 발생한다. 바로 '현장21'의 연예 병사 근무실태 보도였다. 엄밀히 말해서 이 보도로 인해서 대중들이 알아야 했던 것은 연예 병사의 근무실태에 대해서 '연예 병사'를 비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연예 병사 제도'자체의 시스템적 부족과 여기에 대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군대 다녀온 사람치고 핸드폰 쓰는 거 통제 안 하면 안 쓸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이건 개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지금 역시 남아 있는 건 '연예병사 개새끼'라는 연예병사 개개인에 대한 비난뿐인 것이 현실이다. 물론 '상추나 세븐'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둘은 확실히 스스로 대중에게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외에는 조금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다. 연예 병사가 많은 휴가를 받고 편하게 지내는 것은 사실 군대의 관리 소홀인 측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재밌는 것은 이 사건으로 또다시 가장 큰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비'라는 점이다.


이미 많은 사람은 '비'가 안마방에 갔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비록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갔을 것이다!'라는 의견만 가지고 '비'를 비난했다. 전역하는 날까지도 이러한 분위기는 꾸준하다. 물론 일부에서 '비'는 안마방 가지 않았다고 옹호하는 의견을 제시하면, 그래도 '술 마시고, 핸드폰 썼잖아!'라고 다시 비난을 가하고 있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시스템'의 문제라고 볼 수 있기에, 결국 '비'에 대한 비호감이 비를 일단 '까자'는 까임의 대상이 되게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과장된 성과

비가 과장됐다고 말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많은 이들이 월드 스타라는 것에 대해서 비웃고, 특히 '싸이'라는 진정한 월드 스타의 등장으로 인해서 '비'의 월드스타는 조롱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해외 활동에 대해서만은 '비'가 꽤 훌륭한 성과를 거뒀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닌자 어쌔씬'도 꽤 좋은 흥행을 안겨줬고, 아시아권에서는 거의 독보적인 존재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물론 싸이에게 비하면 아니겠지만, 그는 분명히 해외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왔다.


문제는 국내다. 음원은 적당한 성공에 그쳤고, 이나영과 추노 제작진과 함께했던 '도망자 플랜B'또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영화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 또한 들어간 돈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란 흥행을 거뒀다. 즉, 대중들은 국내에서의 저조한 성과와 해외 성과 사이의 차이를 느끼고 있었던 것이고, 이것이 그를 더 포장된, 그리고 과장 된 인물로 느끼게 했다. 엄청난 성공을 거둬놓고 '그냥 지금 이게 말이 안 된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싸이와 '내가 정말 열심히 하니까 되네요'라고 말하는 비 사이의 차이가 결국 비를 '비호감'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비는 이런 과정들을 거치고 때론 이런 과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비호감으로 전락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지속할 비호감이다. 물론 다행인 것은 비가 개인적으로 특별한 사고를 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군대에서의 복무상태를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치명적인 실수라기보다는 군대에서의 '편의제공'이 있었다는 점으로 봤을 때, 이를 비의 잘못이라고 무조건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아마 이 상황을 이해할 것이기에 비는 적어도 재기는 가능한 상태라고는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비가 재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무조건 영화로 시작하는 것이다. 연기자는 가수보다 대중 이미지에 대한 피해를 좀 적게 보는 편이다. 가수는 혼자 하는 작업이라면 연기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이미지가 나쁘더라도 영화에는 영향을 적게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영화가 잘 나와 흥행에 성공한다면, 영화의 성공과 함께 자연스레 부정적인 이미지가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이병헌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민정과 열애설이 나오고 나서 정말 엄청나게 많은 비난이 쏟아졌었다. 그걸 광해 한방으로 엎었다. 그리고 지금 이병헌에 대한 기사 밑에는 '일단 연기를 깔 수 없다.'와 같은 댓글이 달린다. 이병헌에 대한 비난 여론 변화 추이를 보면 대중의 변덕이 놀라울 정도이다. 게다가 동시에 외국 활동을 병행하면서 할리우드에서 잘 나가고 있는 것이 확실해지자 이병헌에 대한 호감도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따라서 비도 이것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좋다. 영화로 시작할 것. 좋은 작품을 골라서 성공할 것. 그리고 이후에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찍을 것. 그러면 비에 대한 이미지는 다시 호감으로 돌아설 수 있다.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할리우드로 진출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비라면 이미 할리우드 쪽에서도 오퍼를 받고 있을 것이다. 군대 들어가기 전부터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있을 것이고.


복귀로 가장 쉬운 것은 '음악'이겠지만 이는 가장 위험하다. 오롯이 혼자서 서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싸이'와 함께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싸이 입장에서도 비와 함께 하는 것은 상당히 시너지가 날 수 있겠지만, 지금 이런 방식의 복귀는 '싸이'에게 올라탄 '비'라는 비호감만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역시 가장 좋은 것은 '영화'이다.


지금까지 간단하게나마 비가 비호감이 된 과정과 이유, 그리고 그가 복귀를 위해서 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그는 비호감이 되었지만, 재기의 근간은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것이 결론일 것이다. 비는 대단한 연예인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서 그만큼 성공한 연예인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군대 2년 동안 최악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과연 이 위기를 그가 어떻게 벗어날지, 대중은 다시 한 번 그를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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