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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명예훼손 발언하고 경찰청장에 올랐던 조현오

어제 점심을 먹다가 우연히 TV에 비친 조현오 전 청장 법정구속 소식을 듣고 밥이 거꾸로 올라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게 언제적 이야기인데 여태까지 끌다가 뒤숭숭한 정권 교체기에 발표하느냐 였습니다. 법원과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조현오 청장 구속 소식은 모두들 안심시키고 법의 공평함이 이루어졌다는 기쁨을 갖게 만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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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 4개의 일반인 계좌를 가지고 차명계좌 타령 3년 했다

하지만 조현오 청장이 고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는 2010년 3월 말 경찰관 기동대 특강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어 자살했다는 언급을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2냔 11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법원은 조현오 전 청장에게 고위공직자가 경솔하게 허위내용을 유포하고 무책임한 언행을 반복하는 등 반성이 없어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법정구속을 선언한 것입니다. 법원의 판결 내용은 무척 환영할 일이지만 이와같은 명확한 사건을 판결내리는데 3년 정도 걸렸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당시 청와대 행정관 2명의 은행계좌 4개가 발견되었지만 거래 내용을 볼 때 몇천 원부터 수백만 원이 수시로 입출금돼 거액의 차명계좌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내리며 조 전 청장이 지목한 계좌는 차명계좌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문제의 계좌 4개의 입출금 내역을 파악하고 돈의 출처를 밝히는 단순한 사건을 3년 동안 끌어 온 것입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조 전 청장은 여기저기 다니며 끊임없이 차명계좌 의혹의 인물이 되었고, 사이비 언론은 마치 그의 언행이 확실하기라도 한 듯 여론 몰이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고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는 결국 작년 대선까지 해결되지 않은 미결의 문제로 지나온 것입니다. 




▲ 돌아가신 분을 들먹이는 나쁜 죄질

이 사건이 증인도 많고 원고와 피고의 첨예한 대립 속 미궁의 사건이라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재판이 이루어진 것을 이해하겠습니다. 하지만 겨우 4개 계좌의 내역을 확인 조사하면 너무나 자명한 사건을 무슨 이유 때문에 이토록 오래 끌어 왔는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 전 청장의 발언이 매우 고약한 것은 '돌아가신 분'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없고 자신에게도 언제인가는 직속 상관이었던 분을 음해하는 불충이었다는 것입니다. 




[조현오 전 청장 경력, 출처 : 위키백과]




조 전 청장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인 2003 ~2008년에도 국가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국가 공무원의 최고 직속 상관이 대통령인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차명계좌 명예훼손 발언 이후 경찰청장이 되다

그리고 조현오 전 청장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에서 가장 큰 책임을 느껴야 하는 사람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 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조 전 청장이 문제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해 8월 30일 경찰의 최고 수장 자리인 경찰청장에 앉힌 것입니다. 


대통령의 자리는 아마도 최고의 정보력을 가진 자리일 것입니다. 누군가를 책임있는 자리에 앉히려면 최소한의 검증을 해야하고 능력보다는 인격과 도덕적 품성을 기본으로 해야합니다. 그런데 조현오 전 청장이 이전 대통령 대해 그와같은 무책임한 발언을 했다면 법원의 판단 이전에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검증을 했는지 않했는지 당시 서울경찰청장이던 조현오를 경찰청장 자리에 앉힌 것입니다. 가장 황당하고 분노케 하는 것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그 해 경찰청장 인사였던 것입니다. 





[출처 : YTN 뉴스타파]




그런데 사람들은 어제 있었던 조현오 전 청장 법정구속 소식을 듣고 좋아라 합니다. 아마도 이전의 법원 판결이 너무나 비상식적이었기 때문에 조금만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도 이제는 좋아하고 기뻐하게된 것입니다. 사회가 비상식으로 치닫다 보니 생겨난 슬픈 현실인 것입니다. 


조 전 청장의 범죄사실은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돌아가신 분에 대한 불명예, 한때 자신에게도 직속상관이었던 분에 대한 불충, 반성없이 3년을 차명계좌와 각종 논란으로 이어온 인기(?) 그러나 이 뒤에는 이와같은 인물을 경찰청장 에 앉혀놓은 이명박 대통령의 놀라운 안목이 있습니다. 최고의 국격과 가장 열심히 일한 대통령은 법정구속될만한 인물을 국가기강의 상징인 경찰청장에 앉혔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