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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한미 FTA 날치기 1주년, 론스타 ISD 제소로 기념하나?

현 정부는 매일같이 '상식과 법치'를 들먹였지만 솔직히 제가 생각하는 상식과 너무나 큰 괴리감이 있어서 스스로를 의심했었습니다. 공부도 많이하고 명망 높은 분들이 제가 생각하는 상식과 많이 다르다는 것은, 저의 불찰이 크지 않겠냐는 추측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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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한미 FTA,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 미국소 수입, 내곡동 땅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제 생각으로는) 상식 밖에 일 들을 모두 '상식과 법치'라는 이름 하에 벌였던 것입니다. 모두가 현재 진행형의 일들이고, 현 정부와 타락한 언론이 있는 한,빠른 시일 내에 국내에서 잘잘못을 따지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론스타국가소송, 외환은행 본점 출처 : 파이낸셜 투데이]




이러한 상식과 비상식의 촘촘한 경계 사이에서 드디어 큰 일이 하나 터졌습니다. 바로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정식으로 제기한 사건입니다. 한국 정부가 ISD에 따른 국제 중재 절차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와같은 건국 이래 역사적인 사건이 생기게된 원인은 작년에 새누리당(한나라당)이 날치기로 통과한 한미FTA 에 있습니다. 



ISD 란?


ㅇ (개념)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는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손해를 봤을 때 투자 유치국의 국내 법원이 아닌 제3의 중재기구에서 분쟁을 해결하도록 하는 제도임

 

   - 국제 중재 기관에 투자 유치국을 상대로 한 직접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게 하는 조항으로 일방의 손해나 양보를 강요하지 않는 호혜적 투자 협정을 위한 절차임

   * 정식명칭은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임(ISD: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ㅇ (분쟁발생 시) 국내 법원이 아니라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상사분쟁재판소(ICSID)에서 소송을 해야 함

 

 ㅇ (현황) 201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2,676개의 투자 협정 가운데 2,100여개 국제 협정이 ISD를 채택하고 있음

   * 1959년 독일과 파키스탄이 투자협정(BIT)을 체결하면서 처음 도입됨

 

   - 한국의 경우 투자 협정 85개 중 81개가 ISD가 적용됨

   * 우리나라는 지난 1976년 영국과의 투자보장협정 체결 때부터 도입

 

 ㅇ (장·단점) 부당한 차별대우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국가의 주권과 공공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는 단점도 있음


출처 : 다음 지식 - 작성 : 아젠다넷







▲ 한나라당(새누리당) 단독 처리 한미 FTA


작년 이맘 때쯤, 이슈가 되었던 한미 FTA는 한나라당(새누리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처리가 되었습니다. 이들의 논리는 간단하였습니다.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국가간 교역을 확대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추진한 것이니 반대하지 마라. 등이었습니다 .


이와 같은 단순한 논리로 국민을 설득하려 하였지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았고, 특히 국가간 분쟁제도 (ISD)는 독소 조항으로서 삭제하거나 재협상을 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있었지만 통상의 달인이라는 김종훈 전 교섭본부장과 이 대통령의 90일 이내 재협상 약속과 번복으로 물 건너가 버렸습니다 .


저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날치기를 감행하면서까지 밀어부칠 때는 무엇인가 믿는 구석이 있거나 자신감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제(11월22일) 론스타가 ISD를 제기를 함에 따라 그 자신감의 근거가 전혀 없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론스타 ISD 제소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론스타는 지난 해 5월 한국대사관에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자의적이고 차별적 조처로 수조원의 피해를 입었다는 중재의향서를 제출하였고, 냉각 기간인 6개월이 끝나자마 11월 22일에 바로 소송을 낸 것입니다. 론스타의 총괄법률책임자는 "론스타펀드에 투자한 이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고려할 때, 사전에 예고한 중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정부는 "론스타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지난 5월 론스타가 중재의향을 밝힌 이후 관련 부처 관계자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중재재판에 대비하여 왔고, 향후에도 국제중재재판부에서 론스타 주장의 부당성을 적극 제기하는 중재 수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답니다 (관련기사)




[론스타가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보낸 ISD 중재의향서 출처 : 한겨레]




▲ 한미 FTA 협상에서 막아야 했던 ISD 조항


사실 한미 FTA 협상 당시 ISD 조항에 대해서 삭제하거나 조정을 하였으면 론스타의 이번 ISD 제기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습니다. ISD 조항이 독소조항인 것은 통상 마찰에 의한 분쟁을 자국법이 아닌 국제법에 의해 제 3국에서 잘잘못을 따진 다는 것입니다 .


우리 시각으로 볼 때,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사건은 감옥에 보내도 시원치 않을 일이지만 제 3자의 눈으로 볼 때는 이것은 합법적인 금융과 통상 행위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국내법이 아니라 제 3국에서 국제 재판을 했을 때 재판정이 어디 손을 들어줄지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얼마 전, 삼성 전자가 미국 재판정에서 특허 분쟁 소송에서 애플에게 패한 것은 좋은 본보기 입니다. 국내 재판에서는 삼성이 이겼지만 해외에 나가서는 세계 굴지의 기업 삼성도 이기기 힘든 것이 국재 재판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국제 재판 역시 정의에 입각하여 참과 거짓을 다룬다기 보다는 자국의 이익과 관련한 주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론스타는 무늬만 벨기에 회사이지 실제로는 미국 회사입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손해 봤다고 주장하는 피해에 대해서 제 3자의 시각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지는 론스타에게 유리한 여러가지 플러스 알파 요인이 있는 것입니다.




▲ 패소 했을 경우 물어주어야할 금액 수조원, 국민세금으로 메꿔야


그리고 우리는 국내법으로 국내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사건을 한미 FTA 날치기 처리로 인해 비싼 돈 들여가며 해외에 나가서 국제 재판을 3~4년 동안 치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패한다면 우리 정부가 물어내야 하는 돈은 수조원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엄청난 피해금액을 한미 FTA를 졸속으로 처리한 정부와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개인 돈으로 아니 FTA 체결로 수혜를 입은 대기업이 십시일반하여 물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낸 세금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분명히 현 정부는 이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습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국내 자동차, 전자 제품 등의 수출 장벽이 낮아져 더 많이 수출하고 많은 외화를 벌어들여 결국엔 국민이 잘 살게 될 것이다. 물론 농업 축산 농가의 초기 피해는 어쩔 수 없지만, 최대한 피해를 줄이도록 정부 차원의 보조를 하겠다' 였습니다.


그런데 피해가 단지 경쟁력이 약한 취약 분야의 사람들이 아니라 론스타 ISD 제소 같이 국가를 상대로한 재판에서 패하게 된다면 천문학적인 금액을 국민의 세금으로 물어줘야할 판입니다. 그러면서 고작 한다는 것이 태스크포스팀 만들어서 대응하고 있다고 하는데 정부는 무엇을 대응하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론스타가 주장하는 피해금액이 수 조원대라면 한미 FTA를 통해서 대기업이 벌어들인다는 경제적 효과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도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




[2011년 11월 22일 새누리당(한나라당)에 의한 날치기 처리되는 한미 FTA, 출처 : 오마이뉴스]




▲ 이렇게 하구선 대선에서 정권을 잡겠다고?


애시당초 막을 수 있었던 것을 '괜찮다 문제 없다' 한미 FTA만 체결되면 온 국민이 다 잘 살 수 있을 것처럼 떠들어 놓고서 이제와서는 잘못했다는 시인도 없고 반성도 없이 '옹색한 태스크포스팀' 구성이 전부인 것입니다. 


현 정부와 새누리당은 한미 FTA 날치기와 이번 론스타 ISD 제기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입니다. 작년 11월 22일 최루탄까지 터뜨려가며 난리법석을 떨었던 한미 FTA 날치기 통과, 그냥 슬쩍 넘어가나 싶었는데 결국 해외에서 '상식과 법치'가 아니었음을 알려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자 이제 올 것이 왔는데 요즘 빨간 야구 잠바 입고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새누리당과 현 정부의 대응을 주시해보도록 해야 겠습니다. 해외 기업에게 정부와 여당이 잘못한 것에 대한 피해금액을 물어줄 정도로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012/11/24 - [까칠한] - 안철수 아름다운 사퇴와 KBS 사장 기습 취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