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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손학규 김두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무게감 있는 정치인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나라의 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될 정도면 인격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가벼운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저의 생각이 무척 짧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은 여지없이 적중하였던 것입니다. 




<손바닥 꾹><추천 꾹>





어제는 민주당 경선 2틀째, 울산에서 순회경선이 있었습니다. 그 전날 문재인 후보의 1위 압승으로 심체되었던 대선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는 듯하고 앞으로의 일정이 궁금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서울로 다가오며 엎치락 뒤치락 또는 추격전 양상을 띠다 보면 여론의 관심과 국민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면서, 새누리당보다 뒤쳐진 민주당에게는 역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그런데 트위터로 날아든 소식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3명의 비문 주자들이 전날 있었던 모바일 투표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경선 보이콧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민주당 모바일 투표는 기호 1번 정세균, 2번 김두관, 3번 손학규, 4번 문재인 순으로 되어 있으며, 유권자가 자신이 원하는 후보를 미리 선택하고 끊으면 무효표로 분류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 앞, 1~3번은 상대적으로 무효표가 많이 생겼으며, 이것이 모바일 투표 참여를 가로막는 방식이라고 반발하며 민주당 경선 자체에 대한 불참을 선언한 것입니다. 


정세균, 손학규, 김두관 이 세명의 주장이 그냥 봐도 납득이 잘 안가며, 이런 문제로 판 자체를 깨버리려는 저들의 의도가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래서 왜 이들의 경선 불참 이유가 허구이며 아이들 반장 선거보다도 못한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손학규 김두관 본인들은 말이 없다


일단 손학규, 김두관 후보의 주장을 듣고 싶었습니다. 경선 불참 선언을 할 정도로 큰 부정이나 비리가 있었다면 여기에 대해 반듯한 논거와 주장을 펼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운영하는 트위터를 한번 가 보았습니다. 트위터는 아시겠지만 실시간으로 재잘재잘 떠드는 공간입니다. 특히 트위터는 소통의 상징이 되며 얼마만큼의 팔로워와 트윗을 보내느냐에 따라 활동성을 평가받는 공간입니다. 




[출처 : 김두관 트위터] 



그런데 이 분들 8월 25일 첫 경선을 치루고 나서는 말이 없습니다. 이전에는 하루에도 몇 차례씩 트윗을 날리며 자신들의 상황과 처지를 알리고, 유권자를 만나갔는데 제주 경선 이후에 전혀 말이 없습니다. 알바를 동원해서 운영되는 곳인지 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저질러 놓고서는 아무런 말도 없는 손학규 김두관 두분의 행동이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손학규 후보는 이번 경선의 부당함에 대해서 트윗을 날렸지만 본인 명의가 아니라 대변인 명의로만 올라왔습니다)




[출처 : 손학규 트위터]




좋습니다. 경황이 없어서 후보 개인의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 끝마다 국민의 위한다고 외치고, 소통을 외쳤던 분들 치고는 조금은 실망스러운 대응인 것입니다. 평화로울 때는 소통 외치다가, 정작 비상 사태가 되니 자신들의 이 난리를 치는 이유가 대통령이 되어 국민을 이롭게 하겠다는 대의에서는 멀어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 입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국민에게 묻고 소통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 모바일 투표 방식에 대해서는 사전에 이미 알고 있었고 합의된 사항이다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이들 세명이 문제 삼는 모바일 투표 방식은 마치 별나라에서 온 미지의 선거 방식처럼 인식될 수 있습니다. 경선 자체를 거부할 정도의 커다란 문제였다면 해당 선거 캠프 몰래 선관위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선거 방식을 도입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들 모두 모바일 투표 방식을 알았고, 그래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모바일 투표 시  끝까지 듣고 끊어라 그렇지 않으면 무표가 된다'는 당부의 문자까지 날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김두관 선거캠프에서 돌렸다는 문자 메세지]



김두관 선거 캠프 외에 나머지 캠프에서도 비슷한 공문 또는 안내가 있었다는 것은 확인되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 선거에 임하면서 녹음된 모바일 투표 내용을 각 선거 캠프가 체크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안 했다면 그들의 잘못이지 선거 자체가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들의 주장처럼 모바일 투표 멘트가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일이라면, 사전에 체크하고 항의하고 수정했어야 하는 것이지, 이미 출발한 버스에다 대고, 나 목적지가 다르니 정거장 부터 다시 가자고 하는 것이랑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선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경선에 불참하는 행동은 다분히 이기적인 행동이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다고 똘똘 뭉친 찌질한 3인방의 모습은 누가 보더라고 아름답지 않습니다. 특히 몰려다니는 하이에나 처럼 야권의 분열을 노리는 보수 언론과 새누리당에게 이것이 얼마나 먹기 좋은 먹잇삼인지는 스스로들 잘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  새누리당을 보라! 야권은 지금도 늦었다


보수 언론에게는 지금의 민주당 경선 파행이 너무나 좋은 기삿거리가 될 것입니다. 외부의 공격이 없었는데도 스스로 지리멸렬, 자중지란으로 허우적거리는 민주당이 얼마나 만만하고 쉽게 느껴지겠습니까? 


그래서 이번에는 너무나 훌륭한 선전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파행'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민주당 경선을 비추어준 다음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폭 넓고 잘 짜여진 대선 행보를 보도하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위에 사진과 아래 사진을 함께 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가뜩이나 정치에 신물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인데 한쪽은 젊은이들을 만나서 환하게 웃고 있고, 야당 경선 투표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한다면 결과는 뻔한 것입니다.  


방송에서도 신문에서도 이런 시도는 끝임없이 나올 것입니다. 이번 민주단 경선이 비문주자들의 불참 선언과 여러 구설수에 시달린다면 미디어는 새누리당의 선거운동 매체로 활동할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이들 세 분은 지금 누구를 위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지 반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문재인 후보의 대인배다운 행동


이에 비하여 문재인 후보의 행보와 대응은 너무나 빛났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태생적으로 권력의지가 없던 분이었습니다. 등 떠밀려 노무현 대통령과 내각을 이루었고, 노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노무현 재단을 맡았던 분입니다.


현 정권이 실정과 비리가 극에 달하고 정권 교체만이 대한민국이 살길이라는 대의를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온 분입니다. 그래서 황당한 세명 경선 주자의 경선 논란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출처 : 문재인 선거캠프 캡처]




유불리를 떠나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에 대해 모두 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것의 이유가 국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이구요. 문재인 후보는 이미 비문주자들의 생떼로 순회 경선에 추가하여 1위 득표자가 50% 이상을 얻지 못하면 결선까지 치루어야 하는 선거 방식을 받아들였던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과정상의 문제들에 힘을 낭비하지 않고 자신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와는 너무나 비교되게 비문주자 3인은 자신들의 사소한 유불리에 연연하여 판 자체를 깨버리는 구태의연함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정권 교체를 위해 희생할 생각은 전혀 없는가?


사실 비문주자 경선 불참에 대한 국민의 생각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3인의 행동은 원칙과 규칙을 깨는 이기적인 행동입니다. 자신들만 이해할 수 있는 핑계와 논리로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것이 자신들에게는 독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국민들이 어떤 정치인을 가장 싫어하는 줄 아는 지 모르겠습니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 자신들의 사리사욕 채우기에 급급한 정치인입니다. 손학규 후보의 이번 경선 구호가 '저녁이 있는 삶' 김두관 후보는 '국민 아래' 더군요. 


경선에 불참한다는 당신들 덕분에 어제 저녁 먹다가 기분이 언잖아져서 소화가 안되었고, 국민이 자신들의 아래있다는 것인지,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실어주겠다는 사람들의 열망을 '경선 불참'으로 말아먹겠다는 심보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제발 지금이라도 사리분별 제대로 하여, 경선에 참여하고, 끝까지 완주하여 정권 교체에 조금이나마 이바지 했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합니다. 물론 지금은 탐욕에 눈이 어두원 아무 소리도 안 들리겠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