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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아동도서, 출판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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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아직까지는 기우인 듯 하다. 특히 IT 강국이라 자부하는 국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의 부진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현정부 출범 이후 정보통신부를 없애는 등 IT 분야에 대한 인식부재로 IT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IT 강국인 한국에서 전자책 시장이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시스템 환경과 전자책에 걸맞는 콘텐츠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이티투데이에 따르면 각 유통사의 콘텐츠에 걸려있는 DRM 때문에 뷰어들의 호환이 불가능해 다른 전자책 유통사에서 구매를 하면 기존 유통사의 뷰어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시키는 콘텐츠가 아닌 전자책만을 위한 전자책다운 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전자책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은 향후 출판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작년도 국내 출판시장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납본 업무를 대행하고 납본된 도서를 기준으로 출판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사)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지난해(2011.1.1~12.31) 1년 동안 출판협회를 통해 납본된 신간 도서(2011년 발행일 기준, 정기간행물 및 교과서 등은 제외)의 발행 현황을 발표했다.

만화와 아동도서의 큰폭 증가

2011년 출판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만화와 아동도서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2011년 총 4만 4036종의 책이 발행되었는데 만화와 아동도서가 각각 34.7%와 29.8%로 크게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아동도서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2010년 아동도서의 발행종수가 전체 출판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5%였으나 2011년에는 21.68%로 증가했다.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보면 아동도서의 점유율은 출판시장의 큰손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24.64%였던 점유율은 2011년 34.42%로 대폭 상승했다. 아동도서는 크게 대형기획물(전집)과 단행본으로 나누어지는데 대형기획물의 발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독서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제기되고 있고 그에 따른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독서도 조기교육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부모들의 교육열도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문학의 퇴조라는 우려는 이번 통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대부분의 분야에서 증가세를 보인 반면 인터넷 방송의 확대로 어학분야와 학습참고서 분야가 가장 많이 감소했는데 발행종수에서는 각각 14.8%와 14.1% 감소했고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각각 37.%와 21.8%씩 감소했다. 이밖에도 역사, 예술, 사회과학 분야의 발행종수와 발행부수가 감소했고 특히 사회과학 분야의 발행부수는 전년도 대비 13% 감소했다. 인문학 분야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런 현상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서의 평균 정가는 1만 3010원으로 전년도(1만 2820원) 대비 1.5%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쳐 물가인상률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번역 출판시장은 여전히 편중현상 심해

외국도서 번역 출판은 일부 국가에 대한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도 전체 발행종수(4만 4036종) 가운데 번역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26.5%로 전년도(26.7%) 대비 소폭 감소했는데 문제는 여전히 일본과 미국 등 일부 국가에 편중된 번역서 비중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발행부수를 기준으로 보면 일본과 미국은 각각 전체 번역도서 중에서 각각 39.08%와 29.16%로 거의 70%에 육박한다. 일본과 미국의 번역도서 비중이 크게 차이가 난 것은 일본 만화의 번역도서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 번역도서까지 포함한다면 일본어권과 영어권의 번역도서 비중은 전체 번역도서에서 80% 가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사와 출판인들의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인식재고가 절실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번 발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출판사별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한출판문화협회를 통해 국립중앙도서관에 신간을 납본한 출판사(2615사) 중 상위 7.1%가 지난해 발행종수 4만 4036종의 도서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출판사로 설립 신고(2010년 기준 3만 6886사)를 해놓고도 2011년 한 권의 책도 발행하지 않은 무실적 출판사 수의 비중이 무려 92.9%에 해당하는  3만 4271사로 나타났다. 

앞서 살펴본 대로 전자책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종이책의 성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서점들이 2012년을 전자책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종이책의 성장이 계속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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