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 Help> 흑인 가정부는 백인 주인과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다?!

2011. 10. 20. 03:18리뷰/영화

<The Help> 흑인 가정부는 백인 주인과 화장실도 같이 쓸 수 없다?!
- 가정부를 통해 인종차별과 미국 사회의 모순을 이야기 하다
.


헬프
감독 테이트 테일러 (2011 / 미국)
출연 엠마 스톤,바이올라 데이비스,옥타비아 스펜서,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제시카 차스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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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위드블로그를 통해 <The Help> 영화 시사회에 초대되었다. 영등포에 위치해 있는 타임스퀘어 4CGV. 일년 만에 시작한 블로그에 첫 리뷰다.

영화 <The Help>의 시대적 배경은 1963년대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잭슨 마을이 배경이다. 시대와 지역이 말해주듯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이 극심한 시대였고, KKK단에 의해 길거리에서 흑인들은 아이가 보는 앞에서 백인들의 총을 맞아도 항의 조차 할 수 없던 시대.

그 시대를 배경을 영화는 가정부의 삶에 초점을 맞춰 당시 미국 사회의 모순을 파헤치고
, 인종차별을 고발한다.

영화의 시작은 흑인 가정부 에이빌린
(바이올라 데이비스)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커서 가정부가 될 걸 아셨나요?”
네 알았죠. 어머니가 하녀였고, 아버지는 농장 노예였으니까요


영화는 초반부터 미국에서 흑인들의 비참한 삶이 대물림 되어 지는 것에 대해 에이빌린의 말을 빌어 이야기 한다
. 당시 미국은 경제호황속에 베이비붐 시대였고, 당시 미국의 여성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고, 정원과 가정부가 딸린 집의 안주인이 되는 게 최고의 삶으로 여기는 시대였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스키터(엠마 스톤)가 잭슨 마을에 나타난다. 그녀는 친구들과 달리 대학 졸업 후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지역 신문사에 취직해 살림 정보 칼럼의 대필을 맡게 된 그녀

그녀는 자신의 가정부 콘스탄틴의 도움을 받으려 했지만 이미 집에 없는 상황
. 스키터는 친구 엘리자베스의 집에 초대를 받게 되고 그곳에서 베테랑 가정부 에이빌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던 와중 같이 모임에 온 힐리의 말은 당시의 시대를 그대로 반영 하며, 백인들의 모순을 여실없이 드러낸다.

백인 집엔 흑인 가정부 화장실이 따로 있어야돼. 그들은 아주 위험한 병을 옮기니까. 난 내아이를 위생적으로 더러운 곳에서 키울수 없어. 그래서 위생법안을 내가 직접 보건국에 발의했어

힐리의 대화를 들으면서 그들의 모순에 실소를 금할수 없었다
. 당시 미국에서 백인 아이들을 하루종일 키우는 진짜 엄마같은 존재는 소위 그들이 말하는 더러운 병을 옯기는 흑인 가정부였으니까. 문제는 그렇게 정성을 키운 백인 아이들이 어려서는 믿고 의지하지만 자라서는 자신의 부모처럼 똑같이 흑인 가정부 위에 군림하고, 그들을 벌레보듯 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순을 알기 시작한걸까? 또한 이런 백인들이 같은 백인으로서 역겨운 것이었던 걸까?
스키터는 힐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그냥 네 화장실을 집 밖에 지어


스키터의 이런 행동은 곧 앞으로의 전개를 보여주는 암시다. 백인 아이들을 키워주는데 화장실도 못쓰는 상황에 대해 스키터는 당당히 자신이 흑인 손에 컸다는 것을 말한다. 스키터는 이전에는 누구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흑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한다. 하지만 늘 백인들에게 눌려 살아왔던 흑인들에게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와 다름 없었다. 또한 백인에게 그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것이었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 그러한 역경이 있지만 결국 에이빌린을 시작으로 17명의 흑인 가정부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키터에게 말하게 되고 그 책이 <The Help>란 책으로 출간되고 센세이션을 일으키게 된다.

영화는 반전과 큰 갈등구조
. 역경 등이 강하게 표현되고 있지는 않다. 어찌보면 밋밋하다고 할 정도로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로 하여금 적절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면서 영화 전개 내내 시선을 놓지 못하게하며, 마지막에 가서는 눈물과 감동의 박수를 치게 만든다.

영화는 여성이 그 중에서 흑인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서 그런지 격하거나 역동적이지는 않지만 잔잔한 웃음과 눈물
, 감동을 적절히 버무리고 있다. 하지만 전형적인 미국식 영화라는 것은 지울수 없다는 아쉬움도 든다. 흑인 여성 스스로 무엇을 해결하기 보다는 역시 착하고 좋은 백인의 도움을 통하여 세상을 바꾸려는 그래서 그 백인이 영웅일 수 밖에 없는 영화 구성은 그리 좋은 시선으로 볼수는 없었다. 만일 스키터가 아닌 에이빌린이 스스로 자각하면서 직접 글을 썼어도 과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을까? 어쩌면 출판조차도 할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정부를 통해 당시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과 사회모순을 정확하게 집어낸 것은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