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독서의 즐거움

인터넷의 10년후 미래는? ‘구글 이후의 세계’

朱雀 2011. 9. 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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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몹시나 불합리한 존재다. 당장 내일일을 알지도 못하면서, 우린 10년후, 100년 후의 미래에 대해 몹시도 궁금해 한다. 그런 욕구는 나날이 커져서 ‘10년 후엔 지구가 멸망할 것이다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한 인물이, 다음날엔 교통사고로 자신이 먼저 멸망하는 기적(?)을 선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는 끊임없이 과거와 현재를 고찰하고 통찰력을 발휘해서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와 성찰을 하게 만들고, 결국엔 미래예측을 통해 준비를 하게 되니, 예언의 틀리고 맞음을 떠나서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 이후의 세계>는 실로 놀라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제프리 스티벨은 뇌에 주목하는 천재 IT 기업가다. 브라운 대학에서 인지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MIT 슬로언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단순한 책상물림이 아니다. 그는 사용자의 검색 습관과 광고를 연결해주는 오늘날 구글 애드센스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광고를 개발해서 심플리닷컴을 무려 3천만 달러의 기업으로 만들어 놓은 사업의 귀재기도 하다.

 

그가 성장시킨 넷제로(Netzero)와 주노(Juno) 그리고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업체인 클래스메이츠닷컴이 우리에게 생소하다는 사실은 건너뛰자! <구글 이후의 세계>가 우리에게 놀라운 것은 10년 후 인터넷의 미래를 예측해주기 때문이다.

 

유머감각이 넘치는 제프리 스티벨은 ‘50년후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10년후는 가능하다면서, 그 근거로 인간의 뇌를 든다. 그는 인터넷이 인간의 뇌처럼 발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제프리 스티벨은 먼저 인간의 뇌에 대해 설명한다. 인간의 뇌는 유아기때는 거침없이 주변의 정보를 흡수하면서 커져간다. 그러나, 일정이상 성장하면 (즉 어른이 되면) 뇌는 오히려 줄어들면서 뉴런의 수는 줄어든다. 여기까지 읽으면 늙는다는 게 무척 서럽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우리의 뇌는 분명 기억력이나 수리계산에서는 떨어지지만, 대신 뉴런과 뉴런사이를 연결시키는 신경계가 엄청나게 발달해서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 우리가 통찰력이라 말하는 힘을 발휘하고, 몇 가지 정보만으로 사물 전체를 파악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직관력을 보여주게 된다. 최초의 인류가 탄생했을 때보다 인류의 뇌는 4배 이상 커졌다. 그러나 뇌가 커지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왜냐하면 기형적으로 뇌가 커진다면, 비대한 머리 때문에 움직이는 것초라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인간의 뇌는 크기는 정해졌지만, 소프트웨어 즉 인간의 생각이 일어나는 대뇌피질을 비롯한 각종 장치(?)들이 자연적으로 개발되면서 더욱 똑똑해졌다. 그 결과 인간은 다른 동물이 할 수 없는 생각하는 힘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뛰어난 수리연산능력을 인간의 뇌의 커다란 능력으로 아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수리적인 계산능력은 이미 전 세계에 보급된 컴퓨터를 도저히 인간이 따라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컴퓨터는 인간보다 똑똑한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컴퓨터는 인간처럼 생각할 줄 모른다.

 

이를테면, 인간은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개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며 바나나...’식으로 말도 안 되는 연상이 가능하다. 전혀 관계성이 없어 보이는 두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단 한가지 연상시키는 것만 하나를 가지고 결부시켜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인간은 이런 (언뜻 보면 무용한) 무한루프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가지게 되었고, 연주를 비롯한 복잡한 행동을 가능하게 되었다.

 

뇌관련 과학자들이 무한 루프가 가능하다면 인공 지능이다라고 말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인간의 뇌를 통해 우린 인터넷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게 된다.

 

오늘날 인터넷은 초기 10년 동안 무려 850배의 성장률을 보여왔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개의 뉴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늘날의 인터넷은 인간의 뇌에 비교하면 아직 유아기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 아직도 폭발적인 증가세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인간의 뇌에 육박하는 컴퓨터와 병렬식 네트워크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터넷에선 인간의 의식 같은 것이 생겨날지 모른다.

 

언뜻 들으면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가 떠오르는 으스스한 대목이다. ‘어떻게 감히 인터넷 따위가 인간처럼 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라고 먼저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인터넷의 하이퍼 텍스트는 인간처럼 서로 연관성을 지으면서 다른 사이트로 이동이 가능하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컴퓨터 대수는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구글과 MS 등을 비롯한 IT기업들은 클라우드 시스템을 위해 외부보안을 철저히 막은 다음 몇 백만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시킨 다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서버들은 단순히 정보를 기억하거나 수리연산을 하지 않는다.

 

구글 검색에서 알 수 있듯, 특정 단어가 입력되면 그에 상관되는 단어가 떠오르면(인간으로 치면 연상), 아마존 같은 서비스에선 몇 가지 정보만으로 각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추천리스트가 펼쳐진다. 우린 우리 자신에 대해 많은 신비감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의 뇌엔 아직 밝혀지지 않는 신비가 있다는 식으로 자위한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인간의 다른 신체부위의 비밀이 알고 보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뇌 역시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물론 인간의 뇌를 구현하기 위해선 CPU 100만개와 테라바이트 단위의의 메모리가 필요하지만-

 

따라서 개개인이 뇌를 구현하기 위해선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할 수 있지만, 끝없이 발달하는 인터넷은 인간의 뇌에 필적한 만한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고, 그것은 우리의 삶을 다른 세계로 연결시켜 줄 것이다.

 

<구글 이후의 세계>에선 마치 SF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간의 뇌에 칩을 삽입함으로써 생각만으로 가전도구를 작동시키고, 10년 후의 인터넷에선 인간처럼 사고하는 인공지능을 만나게 된다는 식이다.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인공지능의 등장에 대해 염려하는 독자들에게 저자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뇌를 만든다'라는 사실을 강요한다. 즉 로봇팔을 만들어서 인간의 팔을 연장시키듯이, 뇌 역시 그러한 궤적으로 나아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거기에는 빅 브라더가 존재하거나, <터미네이터>처럼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키는 무시무시한 상상력은 개입되지 않는다. 그저 발달한 인터넷이 우리 삶에 끼치는 영향과 그 궤적을 미리 그려볼 뿐이다.

 

물론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나온 밈을 들어, 우리 몸을 이루는 유전자가 생존을 위해 인간의 몸을 버리고 인터넷으로 갈아타려고 인터넷이 나온 게 아닐까?‘라는 대목은 다른 의미로 무시무시함으로 다가온다.

 

<구글 이후의 세계>는 인터넷이 10년 후엔 폭발적인 성장세에서 벗어나 붕괴하리라 예측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붕괴는 인터넷이 붕괴하는 게 아니라, 쓸데없는 가짜 사이트와 링크 그리고 검색률이 적거나 사람들이 외면하는 웹사이트 등이 사라질 것을 예언한다. , 가지치기를 말함이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인간의 뇌와 맞먹는 (뉴런 1000억개, 뉴런 사이의 연결 약 100조개)에 달하는 평형기에 도달할 것이라 본다.

 

<구글 이후의 세계>에서 오늘날 주는 시사점은 하드웨어가 급성장하는 오늘날의 현실은 어느센가 종말을 맞이할 것이란 사실이다. 인간의 뇌가 태어나서 유아기엔 왕성하게 자라다가 성장을 멈추는 것처럼.

 

결국은 성인이 그렇듯이 뇌세포는 죽지만, 뇌세포가 활성화되고 연결되면서(네트워크가 형성) 현명한 어른이 되는 것처럼 예측하고 있다. 즉 앞으로의 인터넷 세계는 소프트웨어의 시대로 더욱 진입하고, IT기업의 공룡화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을 알게 해준다. 10년 후 인터넷의 미래를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에겐 <구글 이후의 세계>가 필요하다!

 

필자의 여태까지의 주저리주저리 써놓은 이야기는 깡그리 무시해도 좋다. 그러나 <구글 이후의 세계>을 당신은 읽어야만 한다. 그래야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우리가 그토록 궁금해 하는 IT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진실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0의 미래가 바로 이 책에 미리 그려져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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