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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메일 인터넷판 캡쳐




얼마 전 '키스앤크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배우 이아현의 놀라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주제곡에 맞춰 파트너인 김현철과 연출해 낸 무척이나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장면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었던 건 평소 방송을 할 때마다 배우 이아현이 아니라 두 딸과 함께 하는 엄마 이아현이 너무나도 훌륭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미지 - SBS, 본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합니다.


항상 이아현은 두 딸 유주와 유라에게 '따뜻한 엄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레알 프로패셔널', '이웃을 배려하는 휴머니스트'로 보여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러니 사랑으로 낳은 입양아라고는 하지만 그 어떤 엄마가 이보다 더 자녀를 아끼고, 올바르게 교육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으랴.

그런 이아현이 작년 6월부터 케이블채널 스토리온에서 MC를 했다. 바로 '엄마, 영어에 미치다!'라는 프로그램이었다.


스토리온 홈페이지 캡쳐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입장이고, 동시통역사 수준의 영어회화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건 이 '엄마, 영어에 미치다!'라는 프로그램과도 매치가 잘 되어 보였다. 당시 불탄도 어린 두 딸의 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던 차라 가끔 채널을 돌리다가 화면에 잡히는 재방송이 있으면 넋 놓고 시청을 했을 정도로 이아현의 MC로서의 모습은 편하게 했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유쾌하지 않았던 방송 분량이 분명히 있었다. 그 불쾌했던 느낌은 MC 이아현에게서 받았던 것이 아니라 방송에 출연한 한 무식한 엄마한테서였고, 방송에 등장했던 그 엄마는 자녀의 영어 발음을 좋게 한답시고 어린 아이의 혀를 길게 빼내는 수술을 강행했던 것이다. 일명 '설소대 수술'이란 걸 말이다.

엄마의 무식한 행동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수술한 혀를 운동시켜야 한답시고 접시에 잼을 발라놓고 그걸 햝게 만들었다. 혀를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라면서,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면 윽박지르면서까지...... 결국 모국어인 우리의 국어 발음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천덕꾸러기로 만들어 버렸다.

물론 자녀에게 '설소대 수술'을 시키면서까지 영어 공부를 시키려 했던 엄마만 욕할 수는 없을 거다. 그러한 수술이 실제 영어 발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을 인터넷 공간에 남겨 놓은 언론매체의 잘못도 분명히 있을 테니까.

그치만 우리나라 말도 아직 서툴기만 한 어린 자녀에게 영어 공부를 강요하고, 아이의 미래까지 결정지으려 했던 엄마의 책임은 배임이며, 직무유기라 해야 하지 않을까?

아이에게는 성장해 가면서 자신의 꿈을 꾸고, 그 꿈을 좇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자신만의 권리가 분명히 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힘이 부치거나 필요로 하는 지원을 부모에게 요청하게 될 것이고, 그 때 부모는 어떤 형태로든 액션을 취하면 될 일이다. 미리부터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자녀의 미래를 담보로 간을 쳐서는 안될 거란 얘기다.

오늘 뉴스를 통해 화제가 된 한 영국 소녀를 보자. 자녀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영어 발음을 좋게 하기 위해 '설소대 수술'을 시킨 부모에 비해 얼마나 강단있어 보이는가 말이다.

이미지 출처 - 데일리 메일

이미지 출처 - 데일리 메일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 뉴스에 따르면 영국 Nottingham에서 살고 있는 'Rhiannon Brooksbank-Jones'라는 이름의 이 소녀는 한국어 발음을 잘 하기위해 혀 아래를 자르는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K-Pop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친구의 영향을 받아 한국 문화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19살의 소녀다. 한국어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해 왔고, 앞으로 University of Sheffield에서 학국사와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어하는 Rhiannon은 치과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부정확한 자신의 한국어 발음(니은:'ㄴ')을 교정하려고 
혀 수술까지 받았다.

Rhiannon 원하는 University of Sheffield에 입학하게 된다면
1년 동안 연세대학교 한국어 학당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지게 될 거라고 하니,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날에 우리나라 어딘가에서 Rhiannon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길을 걷다가 우연히라도 Rhiannon을 보게 된다면 그녀의 용기있는 행동에 응원과 격려의 뜻을 담은 박수를 보내고 싶다.


Posted by 불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