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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이야기

카라 - [Jet Coaster Love (2011)]




지난 1월 19일 소속사인 DSP를 상대로 일부 멤버들이 전속계약해지 통보를 내면서 내홍을 겪은 한국의 여성 아이돌 그룹 '카라(KARA)'.

실제 지난 1월 이후 한승연, 니콜, 강지영 3인의 부모 측과 소속사간에 수입 분배와 관련한 일종의 이전투구는, 이들 그룹이 결국 봉합되지 못하고 끝날 것이란 비관적인 관측이 나오기 충분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와는 별개로 이들의 일본 내에서의 돌풍은 말 그대로 '무서운' 수준이다.



세계 음반시장 2위, 일본에서 '카라'의 기록


작년 8월에 발매한 싱글 <미스터>와 <점핑>은 각각 13만과 11만장을 돌파했고, 100퍼센트 한국어로 녹음된 <카라 베스트 2007-2001>은 한국어 음반으로는 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오리콘 위클리 2위라는 기록과 함께 16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일본레코드 협회 골드 인증(단일 판매 10만장 이상)을 받았다. 이후에 발매된 그녀들의 정규 1집인 <걸즈 토크>는 오리콘 3월 기준 36만 여장을 돌파하면서 일본 레코드 협회 플래티넘 인증(단일 판매 25만장 이상)을 받았으며, 벨소리와 착신음 부분에선 '미스터'와 '점핑'으로 각각 더블 플레티넘(단일 곡 50만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더 주목할 기록은 올 2월에 발매된 DVD인 <카라 베스트 클립>이다. 카라는 이 DVD로 한국 걸 그룹으로는 최초로 오리콘 '위클리 1위'라는 기록과 동시에 주간 판매량 13만 2천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주간 기록은 여성 아티스트 기준, 일본을 대표하는 '코다 쿠미'와 '아무로 나미에'에 이은 여가수 역대 판매량 TOP3의 대기록이다. 또한 지금 현재 일본 대표 걸 그룹인 'AKB48'의 경우 작년에 발매된 DVD 판매량이 초동 8만장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데일리로만 50만장 이상을 팔아치우는 AKB와의 직접적인 비교는 아직 무리라고 할지라도, 카라가 현재 일본에서 가지는 위상은 충분히 예상가능 하다.

이런 순풍 가운데 지난 4월 6일, 일본에서 세 번째 싱글 <제트 코스터 러브>가 발매됐다. 이 음반은 당시 대지진으로 인해 별다른 프로모션을 하지도 못한 상태에서도 첫 주 스코어만 자그마치 12만 3천장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아티스트로는 '보아'와 '동방신기'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위클리 1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는 1968년 이후 해외의 여성 그룹으로서는 최초의 기록이다. 또한 카라의 경우 이 싱글의 수익금을 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쓰겠다고 공헌한 바 있어 이러한 선전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내홍 속의 새 싱글 <제트 코스터 러브>


그녀들의 새 싱글 <제트 코스터 러브>는 이전에 들려주던 이들의 사운드 가운데서도 상당히 밝은 면을 부각한다. 특히 과거 이들의 음악을 전담했던 '스윗튠(한재호, 김승수)'이 아닌, 성시경의 '미소천사'나 보아의 '아틸란티스 소녀'를 만든 황성제가 작곡한 이 곡을 처음 들을 때는 J-POP, 그 중에서도 전형적인 걸 그룹의 향이 물씬 풍긴다는 것을 단박에 느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들의 새 싱글은 그야말로 '전형적'이다. 그 안에서 여전히 귀를 잡아끄는 것은 역시도 여전히 부각되는 멜로디 라인인데, 최근 캔디 팝을 위시한 댄스 팝 자체가 익숙하거나 편안한 멜로디 보다는 새로운 사운드 혹은 스타일 자체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은 반대로 간다.

단순한 템포와 귀에 박히는 브라스와 함께, 그늘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밝은 보컬과 춤이 이들의 새 싱글에는 여전히 녹아있다. 이는 조만간 발매될 '소녀시대'의 새 싱글인 <미스터 택시>와는 완전히 구분되는 카라만의 특징이다. 소녀시대는 이제 훅에 집중하는 일렉트로팝으로의 노선이 상당부분 정해졌다. 반면에 카라의 경우 어딘지 모르게 향수를 자극하는 편안하고도 자연스런 댄스음악을 유지한다는 것이 이번 싱글로 인해 다시 한 번 증명된다. 거기다 오랫동안 K-POP 신에서 히트곡을 내왔던 황성제의 실력이 여전히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증거와 함께, 그렇기에 국내 팬들이 듣기에도 거부감 없이 흡수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아직 법적인 갈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에 행보자체가 여러모로 불안해 보이긴 하지만, 그러나 그러한 최악의 상황에서 전에 없던 저력을 보여주는 이들을 보는 시선은 조금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누구나 최첨단을 외칠 때 세련되지는 않아도 기분 좋은 편안함이라는 음악이 가지는 중요한 가치를 놓지 않는 이들에게, 행운과 격려를 빌어보는 것은 팬을 떠나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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