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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종영, 시즌2를 염두했어야 했다

Submitted by skagns on 2010. 11. 3. 06:12


아... 정말 실망입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성균관 스캔들의 마지막회를 보고 "이건 뭐지?"하는 생각을 내내 지울 수가 없습니다. 마치 조기종영을 한 듯한, 아니 그 보다도 못한 마무리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해피엔딩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해피엔딩 만을 위해 명품 드라마임을 스스로 버리고 코믹으로 바꾸어버린 결과는 너무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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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회의 급마무리, 시즌2를 염두했어야 했다  

정조가 금등지사를 포기하고 윤희를 살려 해피엔딩으로 열린 결말이 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금등지사를 불태우며, 조정대신 앞에서는 화성천도를 끝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선포하는 정조는 정말 카리스마 넘쳤습니다.

"금등지사는 남아있지 않았소. 과인의 미욱한 바람을 비웃듯 말입니다. 허나 과인은 화성천도의 꿈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오. 그대들을 이기기 위해 시작한 싸움이 아니라, 나의 백성들을 위해 시작한 싸움이기 때문이오. 과인은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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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조는 윤희 앞에서 자신의 꿈을, 그리고 이 땅의 내일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자신 역시 윤희의 기억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당부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위에서부터 시작되는 희생을 부르는 혁명 대신, 아래서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선택한 정조의 결정은 진한 감동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또한 앞서 정조를 찾아가 정조의 딜레마에 정곡을 찌르는 선준 역시 정말 멋졌습니다. 역시 선준답게 논리 정연하게 정조의 가장 아픈 부분을 찌르며, 윤희와 자신을 버리라 청하는 그 당당함은 김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김윤식, 아니 김윤희를 버리시라 청하러 왔습니다. 또한 저 역시 버리시길 청하러 왔습니다. 전하께서 꿈꾸시는 새로운 조선은 희망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하께서 김윤희를 버리고자 하시는 이유, 그 아이가 국법을 기망하고 오륜을 무너뜨려 여인의 몸으로 금녀의 공간인 성균관에 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전하께서 꿈꾸시는 개혁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 아닙니까? 예와 법도에 걸맞지 않은 서얼들을 등용하신 분이 바로 전하십니다"

"전하의 개혁을 위해 백성을 살리기 위한 싸움이 아닌, 저들 노론을 이기기 위한 싸움만 해오신 겁니까? 전하께서 꿈꾸시던 대동세상에 백성이 아닌 전하의 신념만이 가득한 것입니까?"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고 더는 흔들리지 않는 바늘이라면 제대로 방향을 가르킬 수 없다. 전하께서 주신 경구는 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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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치적인 이념에 대한 인상적인 대사, 게다가 로맨스까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명품 드라마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탄탄한 스토리에 20회가 너무도 짧게만 느껴졌는데요. 하지만 마지막회의 급마무리는 그런 명품 드라마에 흠이 되는 안타까운 결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애시당초 시즌 2를 염두하면서 무산된 정조의 화성천도 계획과 더불어, 로맨스도 열린 결말로 이어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이미 세월이 지나 박사가 되어 성균관에서 맞벌이를 하는 선준과 윤희의 해피엔딩은 뭔가 어설프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듭니다.

또한 차라리 시즌 2가 안된다면, 적어도 4회분 정도는 더 여유가 있어 마지막까지 탄탄한 스토리를 이어갔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선준과 윤희의 코믹한 해피엔딩을 제외하고는 다른 에피소드는 모두 놓쳐버리면서, 그동안 탄탄했던 스토리가 와해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급마무리 두가지  

1. 초선은 왜 다시 등장했나?

초선은 왜 다시 등장한 것일까요? 초선이 병판에 의해 윤희가 여인임을 알게되고, 임금에게 잡혀있는 윤희를 잡아오라는 명을 거역하고 나타날 때까지만 해도 초선에 의해 무언가 중요한 사건이 발생할 것만 같았습니다. 또한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초선이 윤희가 여인임을 알고난 뒤의 만남과 둘의 대화를 기대하기도 했었는데요. 마지막회에 다시 초선이 등장한 이유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초선은 갑자기 나타나 병판을 막아서는데요. 그런 초선을 본 하인수는 눈이 뒤집혀 애미애비도 없습니다. 평소에 탕평책을 이야기하는 임금도 하찮게 보던 하인수는 급기야 자신의 아버지인 병판까지 무시해버립니다. 아버지에게 맞서는 하인수의 품에 안겨 그를 쳐다보는 초선의 눈길도 심상치 않은데요. 그렇게 갑자기 전개되는 초선과 하인수의 로맨스는 참 황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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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렇게 초선이 다시 등장한 이유는 하인수와의 사랑을 급전개하기 위함이었을까요? 병판은 그 상황에서 궁으로 들어가 버리고, 그 둘에 대한 이야기 역시 그냥 거기서 끝나버렸습니다.

그리고 병판은 경연이 끝난 후 생뚱맞게도 임금의 어명에 의해 잡혀갑니다. 물론 아마도 윤참군의 증언에 의해 10년 사건의 주범으로 잡혀간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앞뒤 충분한 설명도 없이 마지막에 그냥 잡아가버린 것은 개연성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좌상대감의 청혼(?)

좌상대감이 갑자기 득도를 했을까요? 노론의 수장 좌상대감이 가난한 남인의 딸 윤희에게 생뚱맞게 자신의 며느리가 되어달라고 합니다. 그것도 남장을 하고 성균관에 몰래 들어가 삼강오륜을 무너뜨린 윤희에게 말이죠. 더군다나 윤희는 여전히 남자 행세를 하며 성균관에서 계속 수학을 합니다.

선준은 좌상대감의 외아들입니다. 또한 윤희를 며느리로 들인다는 것은 본처임을 의미하는데요. 윤희는 여전히 성균관에서 여인임을 숨긴 채 남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혼인을 치룰 수도 없고, 성균관에 계속 있다보면 출산 휴가나 휴학계를 낼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이를 낳는 것은 커녕 임신하는 것도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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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윤희더러 선준의 아내가 되어달라는 것이 늙은이의 욕심이냐고 묻는 좌상대감이 참 대단해보였는데요. 상식적으로라면 좌상은 당연히 반대를 하고, 이에 선준과 윤희의 고난과 역경을 겪은 후에 혼인을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그 과정에 윤희는 동생 윤식에게 윤식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그 이름을 돌려주고, 윤희 역시 여인 윤희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그렇게 아무리 시청자가 선준과 윤희의 해피엔딩을 바란다고 하나, 이런 식으로 급하게 끝내버리는 것은 참 아쉬웠습니다. 이런 급마무리 된 해피엔딩이라면, 차라리 가슴 먹먹한 결말로 긴 여운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유아인의 인터뷰처럼 스토리가 전개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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