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몰이하듯 쫓아 난사, 군인 십여명이 청년 한 명을...

빗발치는 총성과 함께 군인 7~8명이 달려들었다. 그들로부터 쫓기는 한 청년이 다급히 담을 넘어 반대쪽으로 달아나고 있다. 주변의 닭들도 소스라치게 놀라 마구 날뛰었다.

청년을 지키는 건 흰색 헬멧이 전부였다. 그가 반대쪽 담을 넘다가 황급히 몸을 돌려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왜일까. 곧장 청년이 향하던 쪽에서 무장한 군인 4~5명이 또 등장했다. 군인 십 수 명의 총구가 청년을 향했다.

청년은 포기하지 않고 다시 힘껏 담을 넘었다. 총탄이 그에게 쏟아졌다. 그의 주변으로 총에 맞은 담벼락 잔해가 자욱하게 퍼졌다. 다행히 청년은 쓰러지지 않고 화면 밖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군인들은 그를 집요하게 쫓았고, 이후 청년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이처럼 시민을 향한 총격은 미얀마에서 일상이 되고 말았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이에 저항하는 시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학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과격한 시위대'를 거론한 군부 대변인 조 민 툰(Zaw Min Tun)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 쿠데타 세력은 현 상황의 책임을 되레 시민들에게 돌리고 있다.

또한 조 민 툰은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위 사례만 봐도 그 말이 거짓임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상엔 군인들이 저격수처럼 자리를 잡고 시민을 향해 총을 조준하는 모습까지 담겨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얀마 시민들은 서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영상엔 수 십 명의 시위대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남성을 살리기 위해 그를 나르고 치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의 4월 10일 발표에 따르면 시민 불복종 운동 과정에서 시민 710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3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소중한 | 2021.04.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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