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님께..." 길바닥에 엎드린 승무원들

두 무릎이 땅에 닿는다. 두 팔도 땅에 대야한다. 머리도 바닥에 닿도록 깊숙이 절해야 한다. 오체투지를 하는 방법이다. 4312일째 기약 없는 싸움을 이어온 KTX 해고승무원들이 19일 서울역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오체투지를 하며 길바닥에 엎드렸다. 이날 서울의 체감온도는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

KTX 해고승무원 34명(2015년 사망 1명 포함)은 지난 2004년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찬사를 받으며 승무원이 됐다. 하지만 2년 반도 안 돼, 사측인 코레일과의 투쟁이 시작됐다. 정규직 전환 등 주요 약속을 코레일에서 어긴 탓이다. 2006년 3월의 일이다.

이후 KTX 해고승무원들은 코레일을 상대로 두 번의 법정 싸움을 이겨냈다. 승소한 승무원들은 해고 이후 4년간 고용을 인정받아 밀린 임금 8,640만 원도 받았다.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 2015년 대법원은 KTX 해고 승무원들의 2심 승소 결정을 파기환송 했다. 고등법원으로 돌아온 재판은 사측의 승리로 끝이 났다. 코레일은 해고승무원들이 임금으로 받은 8640만원과 연 5%의 이자를 붙여 토해내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싸운 해고승무원 1명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남은 해고승무원들은 지연손해금 등을 합쳐 1인당 빚이 1억원 2000만원을 넘었다. 쉽지않은 나날의 연속이었다.

촛불 혁명이후 2017년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 얼마 뒤면 한국철도공사의 사장도 새롭게 임명된다. 해고승무원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다시 품었다. 모진 겨울, 맨바닥에 서울역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오체투지를 한 까닭이다. 이들의 손에는 국민 4만여 명이 요청한 KTX 해고승무원 복직을 위한 서명지가 들려있었다.

오마이TV가 서울역부터 청와대까지 이어진 KTX해고 승무원들의 오체투지 현장을 기록했다.

(취재: 김종훈 기자, 영상취재·편집: 김혜주 기자)

| 2017.12.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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