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학생들, '조계종 외압' 항의 이사장실 점거

총장 선출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동국대학교가 이번에는 이사장 선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학부·대학원 총학생회 학생 등 20여 명은 어제 최근 새 이사장이 된 일면 스님의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사장실을 점거했고, 이틀째 일면 스님 측 관계자들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총학생회는 총장과 이사장 선출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광백 학부 총학생회장] "지금 상황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학내 구성원들 간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고요. 이런 모든 논란을 종식시키고 그나마 제대로 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은 결국은 그 뒤의 모든 것을 원상복귀 시켜가지고 총장선거부터 원천적으로 재실시하는 방법만이 제대로 된 방향인 것 같다."

지난해 총장 후보로 등록했던 김희옥 당시 총장은 조계종단의 외압 때문에 후보를 사퇴했고, 일면 스님은 이사회가 폐회된 뒤 적법하지 않은 방법으로 선출됐다는 주장입니다.

전임 이사장인 정련 스님이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한 영담 스님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총장과 이사장 선출 문제에 부적절한 개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담 스님 / 동국대 이사장 직무대행] "자승 원장스님께서 마음을 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숫자 많다고, 힘 있다고, 무서울 게 없다고 해서 이렇게 휘둘러대면 골병드는 것은 학교이고 학생들 역시 골병 드는 것이거든요. 동국대학교를 사랑하고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마음을 바꾸어서 소위 앵무새 노릇 하는 사람들, 거수기 노릇하는 이사들을 불러서 좀 진정시키고."

반면, 일면 스님은 법적 자문까지 받았다며 이사장 선출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면 스님 / 동국대 신임 이사장] "우리는 불법이고 잘못됐고 거기(영담 스님)는 정상이고. 그럼 우리는 정상이라고 충분히 이야기를 했는데도 불법이라 그러고. 그러니까 그런 이야기는 아까 영담 스님 말씀처럼 법에서(재판으로) 하든지, 이런 건 나중에 할 일이지 지금 누군가 와 가지고 동문회에서 아니면 학생들이 '이건 불법이고 이건 진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은 안 됩니다."

총장과 이사장 선출을 둘러싸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촬영·편집 - 강신우 기자)

| 2015.03.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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