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둥이 아빠 송일국 "노동문학 낭독 이유? 남는 건 힘 밖에 없어서"

[예지원/배우] "순이가 막 집을 나서 숯가마로 가는데 난데없던 까치 두 마리가 순이네 지붕 위에 날아와 안더니 깍깍, 깍깍깍 하고 열성스럽게 짖었다."(1937년작 정비석 작가의 소설 '성황당' 중)

배우 예지원씨가 1937년작 정비석 작가의 소설 '성황당'을 낭독합니다.

[박정자 한국연극인재단 이사장/배우] "활자가 일어나서 우리한테 말을 걸어오는 것 같고, 활자가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아 정말 너무나 가슴 벅찬 시간입니다...활자에서 까치가 그냥 깍깍, 활자는 누워있잖아요. 그런데 예지원이 읽으니까 까치가 깍깍 소리하잖아요."

'한국 근현대문학 오디오북 출간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배우들은 잊혀진 훌륭한 작품을 연기하게 되서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남명렬/배우] "(1934년, '암류'를 발표한) 최인준 작가는 카프계열 작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작가인 것 같은데요. 제가 작품을 읽어보니 이데올로기와 관계 없이 좋은 작품 쓰신 분 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배우 송일국씨는 1920년대 폭력적인 고용주 밑에서 고통받는 노동자의 이야기를 다룬 '석공조합대표'를 맡았습니다. 송씨는 자신이 그 작품을 맡은 이유가 '자신의 힘'때문인 것 같다며 웃었습니다.

[송일국/배우] "아마 그것도 (제작진이) 배려를 하셨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왜냐면 제가 남는 건 힘 밖에 없어서, 그런, 노동자의 에너지나 이런 것들을 잘 전달할수있지 않을까 그런 (제작진의) 배려가 많이 들어간 작품(선정)입니다."

삼둥이 아빠로 유명한 송일국씨는 아이들에게 '우리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전래동화를 많이 읽어주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일국/배우]"(세 쌍둥이에게) 저희 전래동화를 많이 읽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얼마 전에 길에서) '만세'가, 밑에 도토리가 하나 떨어져있어요, 그걸 갑자기 딱 보더니, '아니, 여기 개암이 하나 뚝 떨어졌네~'.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나요...그거 보면서 정말 다시 느꼈어요. 아이들한테 정말 많이 읽어주고 많이 읽게 해야겠구나."

작품 확보와 오디오북 유통을 담당한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이 ‘콜라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문학의 새 전성기가 오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박영률 커뮤니케이션북스 대표] "우리 100인의 명배우들이 낭독해주신 내용이 EBS를 통해 멋진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지고 그게 다시 스마트폰과 디지털매체를 통해 우리 젊은이들에게 전달될 때...문학은 새로운 길과 새로운 존재성을 다시 찾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문학사적 가치와 낭독성 등을 선정기준으로 삼은 주최 측은 작가별로 1편씩 총 100편을 선정하고 특히 카프(KAPF-Korea Artista Proleta Federatio: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계열 소설도 포함시켰습니다.

낭독 작품은 내년 초 EBS 라디오로 방송된 후 오디오북으로 판매되며, 시각장애인이나 새터민, 다문화 가정 등에 무료 배포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 곽승희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송규호 기자)

| 2014.12.0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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