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의 궤변 "적십자사는 잊힌 단체여서 회비 미납"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여러분 아마 (저한테) '적십자 회비 왜 10년 안 냈냐'고 그러셨죠? 그만큼 (적십자사가) 많은 국민들 머릿속에 잊혀진 봉사단체가 됐고..."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오늘(16일) '적십자 회비 미납' 논란과 관련 궤변을 펼쳤습니다. 본인이 적십자 회비를 수년 간 내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기 보다는 "그만큼 적십자사가 잊혀진 봉사단체가 됐다"며 적십자사의 책임으로 돌린 겁니다.

취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총재는 자신의 '회비 미납 논란'을 계기로 "적십자사를 멋진 봉사단체로 리브랜딩하겠다"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저는 깜짝 놀랐어요. 두 가지 깜짝 놀랐는데요. '왜 내가 (적십자 회비를) 안 내고 있었을까' 두번째는 '왜 내 머릿속에 (적십자 회비가) 잊혀져 있는가' 제가 가장 할 첫째가 잊혀진 대한적십자사를 가장 멋진 봉사단체로 리브랜딩 해야 되겠다."

이경숙 적십자사 중앙위원의 취임식 축사는 더 가관입니다. 이 중앙위원은 "적십자 회비를 미납했던 김 총재가 회비 미납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경숙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 "이분이 적십자사에 그런 회비 문제가 나올 정도가 됐다는 건 우리 적십자사의 위상이 회비를 내야 되는지 안 내야 되는지 모르는 국민이 그렇게 많았던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서 염려도 됐고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모금하는 데에 대해서 제자리를 잡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를 할 수 있는 분이 왔구나'라고 생각해서 기대를 하게 됐습니다."

이 중앙위원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 시절 영어몰입교육을 강조하며 '오렌지'를 '어륀지'로 발음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또한 김 총재가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중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경력 때문에 이번 인사를 두고 '보은인사'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러나 김 총재는 "보은이었으면 총재로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인했습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저는 보은이었으면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오지 않았을 겁니다. (총재 자리가) 명예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저는 반드시 일과 봉사로 보여 드릴 겁니다."

최초의 기업인 출신 총재로서 앞으로 3년간 적십자사를 이끌게 된 김 총재는 전현직 적십자사 임직원과 중앙위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취임식에서 '활발한 대북교류'를 강조했습니다.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글로벌 봉사단체로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및 각국 적십자사와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도모해서 대한적십자사의 국제적 위상과 인도주의 사업 활동의 폭을 더욱 넓히고 원만하고 활발한 대북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김 총재가 '남북분단과 북한의 빈곤문제가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교회 강연 발언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신앙인으로 교회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 취재·편집 - 송규호 기자)

| 2014.10.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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