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들' "애들 좀 꺼내주세요" 호소... 박근혜 "책임자 엄중문책"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19일째인 오늘(4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 50여 명을 만났습니다.

박 대통령은 '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겪어봐 잘 알고 있다'고 위로했지만, 가족들은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실종자 가족] "잘못한 부분이 아니라 지금 애들이 다 죽었잖아요. 그 점에 대해서 대통령님께서 어떻게 하실 건지... 언제 꺼내줄 거예요? 오늘 꺼내 주세요... 대통령님도 아버지 잃어보셔서 아시잖아요. 다 대통령님 아들, 딸이잖아요... 잠수부들 더 잘 먹여주세요. 우리 아이들 꺼낼 수 있도록."

일부 가족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면담에 불참했고, 면담에 참석했던 가족 중에도 중간에 자리를 뜨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실종자 가족] "꼴값들 떨고 앉아 가지고 지랄들 하고 앉았네."

가족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밀폐된 천막 밖으로 흘러나오자 경호원들은 면담 장소 주변 취재기자들을 갑자기 뒤로 물러나게 했습니다.

[현장음] "뒤로 물러나 주세요. 물러나 주세요."

30여분 동안 가족들을 만난 박 대통령은 시신 확인소에 들렀다가 사고해역을 둘러보기 위해 해경 구조정을 타고 팽목항을 떠났습니다.

박 대통령을 만난 실종자 가족들은 실망한 듯 면담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종자 가족] "(아까 대통령 오셨을 때 계셨어요?) 예. (어떠셨어요?) 아니에요."

체육관에 있던 가족들까지 차로 30여분이나 걸리는 팽목항으로 불러내 비공개 면담을 한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가족을 잃은 사람의 슬픔을 겪어봐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오늘도 책임자 엄중문책을 언급했을 뿐 아들, 딸을 잃은 가족들 앞에서 끝내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4.05.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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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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