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타요, 굿모닝... 수도권은 지금 '버스전쟁'

6.4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둔 요즘 서울과 경기도의 최대 정책 화두는 바로 '버스 전쟁'.

서울에서는 '타요버스 원조논란'이 불거졌고, 경기지사 여야 후보들은 '무상버스와 버스 공영제 찬반' 대립에 이어 '앉아가는 아침'과 '굿모닝 버스' 등 구체적인 정책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먼저 서울시가 지난달 26일 대중교통의 날을 맞아 한달짜리 이벤트로 기획한 타요버스.

화면으로만 보던 인기 국산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를 직접 만져보고 타볼 수 있게 되자 아이들과 부모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타요버스를 타기 위해 일부러 지방에서 올라오는 시민들까지 있었습니다.

[강원도 속초시민] "일부러 서울까지 타러 왔거든요. 왔을 때 버스 대수가 좀 많아졌으면 좋겠고, 택시도 누리 캐릭터로 꾸며주시면 차 안 가지고 다니고 애들 데리고 대중교통 더 많이 이용할 것 같아요."

[임화섭/ 서울 영등포, 타요버스 탑승 어린이] "(얼만큼 타고싶었어요?) 많이요... 유치원도 안 가고 타러 왔어요."

[이광원 / 대원여객 타요버스 기사] "아유, 반응이야 이루 말할 수 없죠. 타요 차 온다고 정류장 같은 데 들어가면 손 흔들고 그러면 저도 같이 '바이 바이'하고. 인기가 최고 좋습니다."

큰 인기에 타요버스 연장운행 요구까지 나오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5월 5일 어린이날까지 기존 4대의 타요버스를 100대로 늘리겠다고 답했고, 더 나아가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 버스와 라바 지하철 도입 검토 방침도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오세훈 전 시장이 '꼬마버스 타요'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는데 박 시장이 마치 자기 것처럼 써먹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타요버스의 원조는 박 시장이 아니라 새누리당이라는 주장입니다.

때 아닌 새누리당의 '원조 주장'에 박 시장은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는 15세기 신대륙 탐험가 콜럼버스의 달걀을 예로 든 뒤, 타요버스는 경청과 소통으로 탄생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타요버스는) 제가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우리 서울시민들이 제안했고 버스회사 사장이 제안했고. 그것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그 힘이 바로 경청의 힘이고 소통의 힘입니다. 우리가 창조경제를 하려면, 융복합이 제대로 되려면 서로 열려있고 자유로운 풍토와 분위기가 너무나 중요합니다."

버스를 둘러싼 신경전은 평일 120여 만명이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는 경기도에서 더 치열합니다.

우선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들의 버스 정책은 크게 원혜영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완전공영제와 김진표 의원이 주장하는 준공영제로 나뉩니다.

김 전 교육감과 원 의원의 정책은 공영버스 투입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김 전 교육감이 공영제 방안의 하나로 단계별 무상버스 도입을 약속한 반면 원 의원은 '무상버스는 공짜버스'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출마자인 남경필, 정병국 의원은 '무상버스를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버스 준공영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서울 출퇴근 시민들을 겨냥한 김상곤 전 교육감과 남경필 의원의 버스 정책 경쟁이 눈길을 끕니다.

김 전 교육감은 최근 출퇴근 시간대에 300대의 직행버스를 투입해 시민들이 버스에서 앉아갈 수 있게 하겠다는 '앉아가는 아침'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얼마 전 김 전 교육감은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 출근 버스에 올라 승객들의 고충을 직접 듣기도 했습니다.

[김지환(35) / 경기 분당] "버스를 서서 타고 왔을 때는 진짜 하루가 너무 힘들 거든요. 좋은 교통수단에 대한 대책들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그래서 제가 정책으로 모든 분들이 앉아 갈 수 있도록 버스도 투입하고 노선도 조정하려고 합니다."

이에 맞서 남경필 의원은 김 전 교육감의 '앉아가는 아침' 정책을 비판하며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 179대 신규 투입과 멀티환승터미널 건설을 골자로 한 '굿모닝 버스' 도입 계획을 밝혔습니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버스 정책의 새로운 비전은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타고 앉아서 가는 굿모닝 버스입니다.이 굿모닝 버스는 하루에 특히 출근 퇴근 시간에는 2분만에 배차해서 2분의 한 대씩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의 명물이 된 '타요버스 원조 논란'과 서민 표심 잡기를 위한 경기도의 '버스 정책 경쟁'. 버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점점 커지면서 후보별 대중교통 정책이 수도권 선거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영상 촬영·편집 - 김윤상·강신우 기자)

| 2014.04.09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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