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안도현 "국정원 사건 최대 수혜자 박근혜가 진상 밝혀야"

[안도현 시인 / 민주당 문재인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국정원과 경찰의 행태를 옹호하며 오히려 상대후보에게 책임을 물었던 게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이제 진실이 드러났으면 분명한 해명과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왜 아무 말이 없는가."

오늘 오후 서울 삼청동 카페 거리 길목.

배우 문성근, 시인 안도현, 공연연출가 탁현민,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한 자리에 모여 국정원의 선거 개입 사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조국 서울대 교수, 정지영 영화감독, 진중권 동양대 교수,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도종환 민주당 의원과 함께한 성명을 통해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수사기관의 불공정성을 조목 조목 비판하며 ‘책임자 처벌’을 비롯한 ‘정보기관 개혁’, ‘수사기관 독립 방안'을 요구했습니다.

[안도현 시인 / 민주당 문재인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지난 대선 때 자행된 국정원의 선거개입 정치공작은, 변명할 여지가 없는 국기문란이다. 헌법파괴다... 경찰은 수사기관이기를 포기하고,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버렸다."

특히 이들은 박 대통령이 분노하는 민심을 외면한다면 대선 불복이나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안도현 시인 / 민주당 문재인캠프 공동선대위원장] "국민들의 이런 분노와 민심을 외면한다면, 대선 불복이나 정권 정통성 부정의 불행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문재인캠프 멘토단에서 활동했던 탁현민 씨는 "개인들의 분노가 모여야 국정원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고, 문성근 씨는 "박 대통령이 국민의 말을 편안하게 귀담아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꽃을 들었다"며 박 대통령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탁현민 공연연출가] "이전까지의 운동이나 흐름이 단체와 조직 중심이었다면 이번엔 어쩌면 개인들의 분노가 모여야 이 엄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성근 배우 / 민주당 문재인 시민캠프 공동대표] "(국정원 선거 개입의)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 후보였습니다... 대통령 자리에 있는 분이니까 명백히 밝혀주시기를 간곡히 희망하는 거죠."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 살인사건에 동생 지만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로 인해 최근 불구속 기소된 주진우 기자는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 "(국정원 사건은) 전대미문의 일이고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기자 생활하면서 이보다 더 큰 범죄는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눈과 귀를 가리고 새누리당과 청와대에서 이 일을 덮으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 4명은 청와대 민원실로 걸어가 성명서와 꽃, 안도현 시인의 시를 전달하려 했지만 취재진과 시민 60여 명의 통행을 막아선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꽃다발을 길바닥에 놓고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자] "경찰이 국민의 알권리 침해할 수 있어요? 기자들 지나가게 비켜주십시오."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축소수사를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진보 지식인들의 기자회견과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국정원 사건의 최대 수혜자로 불리는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6.2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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