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백년전쟁' 비판 반박... "맞장토론 하겠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총 6편으로 기획한 한국 현대사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연구소는 이 가운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제 강점기 행적을 다룬 '두 얼굴의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발전 전략을 파헤친 '프레이저 보고서'를 지난해 11월 유튜브 등에 공개했고, 두 편의 동영상은 지금까지 조회수 300만건을 넘길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두 얼굴의 이승만'편에는 이 전 대통령의 미심쩍은 대일관과 하와이 교민 독립운동 성금 횡령, 이승만과 김구·맥아더의 관계 등 12가지 의혹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과 이승만포럼 등 보수시민단체는 '백년전쟁'을 '대통령을 깎아 내리는 좌파의 영상물'로 규정하며 색깔공세를 펴고 있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족은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민족문제연구소를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백년전쟁 - 두 얼굴의 이승만'편이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는 보수진영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먼저 연구소는 동영상에서 '이 전 대통령의 박사학위 취득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악의적으로 묘사됐다'는 보수진영의 비판에 대해 '단기간에 미국 유수의 석,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누구든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승은 민족문제연구소 자료실장]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유수의 하버드와 프린스턴을 들어갈 수 있었을까. 하버드에서는 언제 석사 학위를 받았을가. 그런 과정에서도 조지 워싱턴 학사부터 프린스턴 박사까지 취득할 수 있었던 요인이 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점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어 연구소는 '신문기사의 부분적 인용과 악의적 편집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친일발언을 한 것처럼 해석했다'는 보수단체의 지적에 대해서도 '친일로 오해할만한 이승만의 대일관'이 있었다며 당시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김승은 민족문제연구소 자료실장] "특히 '이승만은 반일 교육자다'라는 (호놀룰루 스타블러틴, 1916년) 보도에 대해 (이승만 전대통령) 스스로가 반박한 기사입니다. 반박 내용으로 다시 실은 기사라는 거죠. 반박 기사의 타이틀이 바로, 저희가 타이틀로 꼽았던 '한국 학교에서는 반일을 가르치지 않는다'가 (호놀룰루 스타블러틴) 기사제목으로 꼽힌 것입니다."

또한 한국역사연구회 등 역사 관련 학술, 시민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백년전쟁'에 대한 보수진영의 색깔론 공격과 검찰 고소 등을 언급하며 학문적 논의를 정치적, 사법적 영역에 가두려는 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일식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역사 연구자의 해석과 평가에 대해 언어와 영상을 통해 비학문적 비난을 가하고 심지어는 색깔론으로 몰아붙이는 행태는 자제되어야 한다. 더욱이 권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시도가 있어서도 안 된다."

한편, 민족문제연구소가 다시 한번 보수성향 시민단체 '시대정신'의 공동토론회 개최 제안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조만간 진보-보수 시민단체의 '백년전쟁 맞장토론'이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3.05.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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