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0만명을 위한 '대선힐링올레!' - 다시 광화문에서

'대선올레'가 '힐링올레'로 다시 태어났다. '대선 힐링'도 필요하다는 시청자들의 요청 때문이다. 방송의 목표 역시 대선 결과와 다른 표를 던져 '멘붕(멘탈 붕괴)'을 겪고 있는 1470만여 명의 '힐링(치유)'이다.

24일 정오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는 대선후유증 치유를 원하는 30여 명의 시민이 모였다. 영하 7도의 강추위에도 시민들은 귀마개와 장갑 차림으로 '힐링올레'를 지켜봤다. 몇몇 시민은 저마다 손에 선물을 들고 왔다. 대선 결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함께 극복하자는 의미에서다.

이보임씨는 초콜릿 800개를 선물로 내놨다. 부모님과 함께 2시간 동안 초콜릿마다 '오마이TV 힐링올레'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였다. 그는 "대선 결과 때문에 '멘붕'이 오지만 어쩌겠냐, 저같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달달한 초콜릿으로 기분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고맙다"고 답하며 이씨가 가져온 초콜릿을 받았다.

대학생 유인주씨는 노란 국화 10여 송이를 각각 투명 비닐에 포장해 가져온 뒤, 진행자인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서해성 작가에게 건넸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에게도 한 송이씩 전달했다.

유씨는 "노란 국화의 꽃말은 '희망에 대한 짝사랑'"이라며 '힐링올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아버지께서 '진보와 보수가 맞장 떠서 이 정도 결과가 나왔으면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한 것'이라고 내게 말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앞으로 좌절하지 않겠다. 두 눈 부릅뜨고 다음 정부를 지켜보겠다."

대선 기간 방송을 진행해온 <오마이TV>를 위한 시민들의 '힐링'도 이어졌다. 진행자인 오연호 대표는 비닐봉지에 담긴 동전꾸러미를 공개했다. 지난 17일 한 50대 택시기사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팀에 전달한 것이다. 그가 지난 5년 동안 꼬박꼬박 모아왔다는 동전의 총 금액은 47만 원. 이 택시기사는 "세상을 바꾸려면 언론에 투자해야 한다"는 생각에 직접 들고 왔다고 한다.

같은 날 워싱턴에서 '대선올레' 시청자가 보낸 소포도 공개했다. 소포 안에는 목도리 다섯 벌과 편지가 담겼다. 대선 기간 동안 고생했다는 의미에서 제작진과 취재팀에 보낸 선물이다. <오마이뉴스> 후원을 위한 1000달러짜리 수표도 동봉됐다. 더불어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표 직무대행 앞으로 온 선물도 같이 들어있었다.

오 대표와 서 작가 등의 진행자들은 현장에서 바로 선물 포장을 풀은 뒤 목도리를 두르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켜보던 시민들은 박스 안을 유심히 바라모여 탄성을 자아냈다. 한 시민은 휴대전화 카메라에 이 모습을 담았다. 오 대표는 "잘 받았다, 이 목도리는 1470만 명에게 주는 것이라 생각하겠다"며 직접 써온 답장을 읽었다.

두 사람 외에도 현장에 찾아온 몇몇 시민들은 진행자에게 몰래 핫팩과 현금 2만여 원을 손에 쥐어주며 응원의 손길을 보냈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도 '힐링올레'에 참여했다. 그는 서울·광주에 이어 이날 현장에서도 시민들과 포옹하는 '프리허그'를 펼치며 대선 결과에 상처받은 유권자들을 위로했다.

광화문에서 시민들과 만난 '힐링올레' 진행자들은 이어 서초동 평화재단으로 이동해 법륜스님과 '즉문즉설'을 펼치며 '대선멘붕' 치유를 이어간다.

<글 - 이주영 오마이뉴스 기자>

이 동영상은 광화문의 '대선힐링올레!'를 담고 있다.

ⓒ오마이TV | 2012.12.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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