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투표율은 금천구 투표율의 3배

서울시 사상 첫번째 주민투표였던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대한민국 최고의 땅값'으로 알려진 지역의 투표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명 '강남시장' 오세훈을 지키느냐, 마느냐를 결정했던 이번 주민투표, 아파트시세와 투표율이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나타났는지 <오마이뉴스>가 살펴봤습니다.

전체 투표율 25.7퍼센트. 결국 개표를 위한 최소 투표율, 33.3퍼센트에 미달한 채 210만여 표와 182억원이라는 예산은 모두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실패로 돌아간 주민투표지만 오세훈 시장에 대한 '강남 부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투표율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습니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투표율 상위 5개 지역으로 나타난 구는 서초, 강남, 송파, 강동, 용산구. 36.2 퍼센트의 투표율을 보인 서초구와 35.4퍼센트를 기록한 강남구가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나눠가졌고 30퍼센트 대를 기록한 송파, 그리고 각각 27.6퍼센트와 26.8퍼센트를 기록한 강동구와 용산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 다섯개 구의 투표율은 모두 전체 투표율인 25퍼센트에 웃돌았습니다. 상위 5개 지역의 표를 모두 합한 수는 전체 투표수의 28.9퍼센트, 이번 주민투표의 투표율을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공교롭게도 이들 지역은 아파트 시세상위 다섯개 지역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국민은행 부동산 '지역별 아파트주택형가', 2011.08.26)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서초구의 평당 가격는 2795만원, 두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강남구의 평당가는 3244만원에 이릅니다. 그 뒤를 있는 송파, 용산, 강동구도 평당가가 1500만원을 호가하는 지역으로 역시 아파트 시세 상위 다섯개 지역에 포함됩니다. '아파트 시세가 높은 곳은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여실히 드러낸 겁니다.

'대한민국 아파트 시세 1위'를 자랑하는 이들 지역이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던 것은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닙니다. 작년 6월에 있었던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얻은 전체 득표수는 200여 만표. 그 가운데 4분의 1에 해당하는 50여 만표는 이 다섯개 구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오 시장에 대한 전체 지지율 47퍼센트를 웃도는 투표율을 보이며, 한명숙 후보에 간발차 승리를 견인했던 것도 바로 이 지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민투표의 투표율이 오세훈 시장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다 보았을 때, 한나라당 지지층이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집결했다는 점도 이번 투표결과를 통해 드러나는 특징입니다. 강남구의 경우, 총 16만3천여 명이 투표해 13만8천여 명이 오 시장에게 투표했던 작년 지방선거 때 보다 약 2만5천표가 늘었습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작년 지방선거에 비해 각각 1만5천표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자동네'로 알려진 강남, 서초 지역의 개별 투표소를 살펴보면 아파트 시세와 투표율의 상관관계는 더욱 두드러집니다. 거래가 약 50억원(2010년 9월,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최고가의 아파트로 평가되는 타워팰리스에 설치된 도곡2동 제4투표소의 투표율은 59퍼센트. 금천구 투표율 20.2퍼센트의 약 3배에 이르는 수치입니다. 마찬가지로 최고가 아파트로 평가되는 도곡렉슬과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설치된 투표소는 각각 49퍼센트, 50퍼센트의 투표율을 보이며 타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습니다.

'강남 아파트부자'들이 스스로 '부자급식'이라 일컫어온 무상급식을 마다하며 '오세훈 시장 구하기'에 나선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표심을 집결한 이들의 시도는 끝내 투표율 33.3퍼센트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오대양입니다.

| 2011.08.24 23:3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