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원희룡 "'홍준표식 사당화'는 망하는 길"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한나라당 새 지도부 간의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무총장직에 자신의 최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임명하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이를 반대해온 유승민-원희룡 두 최고위원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시작부터 비공개로 진행된 오늘 회의는 회의장 밖 복도에서까지 고성이 들릴 정도로 격렬했습니다.

[회의장 복도 현장음] "그렇게 하지 맙시다, 당당하게 당 대표를 해야지.."

2시간 넘게 이어진 격론 끝에 홍 대표가 합의 대신 표결로 김정권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하려고 하자, 유승민-원희룡 두 최고위원은 표결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유승민 한나라당 최고위원] "사무총장에 계파색이 옅은 의원을 임명하는게 다음 총선의 공정한 공천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원희룡 한나라당 최고위원] "홍준표 대표가 가지고 있는 인치, 독선으로 흐를 수 있는 '홍준표식 사당화로' 갈 수 있는 점에 대해서는 '좋은 게 좋은 거다,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라는 다른 최고위원들의 논리처럼 그것을 가지고 여기에 동의해주는 것은 당이 망해가는 길로 가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소극적으로 가담하는 길이 된다."

하지만, 홍준표 대표는 두 최고위원의 퇴장 이후 사무총장 등 23개 당직에 대한 인선안을 의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김정권 사무총장이 계파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적임자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당 대표가 사무총장 지휘 감독하는 데 있어 외부세력, 외부인사 영향을 안 받는 인사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김정권 의원으로 했습니다."

합의가 안 되면 표결로 의결하는 게 당헌 정신이라고 강조한 홍 대표는 사무총장 하나 가지고 사당화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원 최고위원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그런 능력이라도 있으면 참 좋겠어요. 사무총장 하나 가지고 사당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22자리 중에서 단 한사람입니다."

홍준표 대표는 기자들에게 이번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친이와 친박 진영을 대변하고 있는 두 최고위원이 반발하면서 사무총장 인선을 둘러싼 후폭풍은 지도부를 넘어 당내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7.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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