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보다도 인문학 가르침이 필요한 것은 검찰"

G20 홍보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린 혐의로 지난 13일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대학강사 박정수 씨.

판결에 앞서 검찰은 '예부터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쓰는 청사초롱에 쥐를 그려 우리 국민들과 아이들의 꿈을 강탈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박 씨에게 징역 10개월형을 구형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도 납득하기 힘든 근거를 내세워 몰아세우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정수 / 대학강사] "어떻게 새벽 2시3시에 젊은 사람들이 명동 을지로 일대에 가족과 있지 않고 무리지어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느냐? 국가가 내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생각할 수 있나?"

평소 교도소의 재소자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쳐 온 박 씨는 인문학 공부가 필요한 것은 재소자들보다도 검찰 쪽인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정수 / 대학강사] "처벌은 법률적으로 유죄 판결나고 이뤄지는 게 아니라 수사과정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구나. / 재소자 인문학 가르쳤었다. 재소자가 인문학 필요한게 아니라 검찰청 인문학을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MBC PD수첩 광우병 편에 대한 검찰 조사와 용산참사, 쌍용차 사태, 촛불시위 등에서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검찰권을 남용해 온 검찰에 대한 피해 보고대회가 오늘 국가인권위에서 열렸습니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기획실장은 "검찰이 쌍용차 사태의 본질인 기술 유출 건에 대해서는 전혀 기소하지 않고 노동자들만 탄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창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기획실장] "기소독점권이라는 것을 마음대로 이용해 기술 유출에 대해선 기소않고, 경찰이 올려주는 대로 정치권이 원하는대로 다 찍어주는 거죠. 벌금 3,400백씩 때리죠. 법원도 그대로 때린다."

용산참사의 유족인 정영신 씨도 "검찰이 사법부의 명령까지 어겨가면서 중요한 수사기록 2000여 쪽을 끝내 은닉한 것은 위헌이고 만행"이라며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영신 용산참사 유족] "왜 가족의 동의도 없이 시신은 강제부검을 하고 철거민에게 모든 죄는 너희들에게 있다, 우리가 한 것은 모두가 정당한 공무집행이기 때문에 아무 죄가 없다고 얘기를 하는 것인지."

PD수첩 광우병 편을 제작했던 이춘근 MBC PD는 "무리한 기소를 주도했던 검사들이 오히려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며 "검사들에 대한 신상필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춘근 MBC PD] "법정에서 자료를 갖고 의도적인 왜곡, 언론플레이까지하는 검사들, 이들을 처벌할 방법이 없다. / 스폰서 검사에 대한 특검, 그랜저검사에 대한 특검. 실질적으로 처벌되지 않고 승진을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스폰서 검사'와 '그랜저 검사', '섹검' 등 파문이 일어날 때마다 생색내기식 개혁에 그쳐온 검찰.

국회 사법개혁특위를 중심으로 검찰의 개혁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무소불위의 검찰권을 통제할 보다 실효성있는 개혁안을 바라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오대양입니다.

| 2011.05.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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