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장애인 "복지도, 동지도 죽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 30여 명과 진보 야당이 오늘 오후 보건복지부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복지 정책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회원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신년 연설에서 '금년 전체 예산 중 복지 예산의 비중과 규모는 사상 최대'라고 밝힌 것은 사기라며 정부의 복지는 빈소리만 요란한 '깡통 복지'라고 비판했습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물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른만큼 돈이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이 물가 상승률도 못 채우는 예산을 복지 예산이라고 하고 5조2천억 원 늘렸다고 사기치고 있는 것이, 그래서 복지국가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이, 그래서 복지 예산이 사상 최대로 늘었다고 뻥치고 있는 것이 이명박 복지의 핵심입니다."

김정진 진보신당 부대표도 한나라당이 4대강 예산과 형님예산은 챙기면서 보건복지부가 증액에 동의했던 예산은 삭감했다며 이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김정진 진보신당 부대표] "지난 연말 예산안 날치기 하면서 한나라당조차 동의하고 보건복지부에서 증액 동의한 80개 항목 1조1천억 예산 본회의에서 완전히 삭감했습니다. 날치기 과정에서 4대강과 형님 예산을 위해서 1조1천억을 삭감하고 어떻게 포퓰리즘 운운할 수 있습니까. 그 예산부터 원상 회복시켜 놓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특히 회원들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가 병세가 악화돼 이틀 전 급성폐렴 증세로 세상을 떠난 뇌병변장애인 우동민 활동가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조윤숙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장애인위원장] "요즘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을 하는데 차마 우동민 동지의 영정 사진을 보니까 차마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이 안 나옵니다. 2일 아침에 우동민 동지 소식을 듣고 '올 한해의 복지가 과연 살아 있는 것일까, 올 한해도 우동민 동지와 같이 복지가 죽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앞으로 이들은 휠체어에 깡통을 매달고 다니며 국민들에게 정부의 잘못된 복지 정책을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복지 예산이 사상 최대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장애인자녀학비지원 예산과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 등을 삭감하며 정작 복지가 필요한 장애인과 서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1.01.0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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