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학생들 "사학비리 김문기 반대!"

오늘 오후 종각 앞 광장에서 상지대학생 3천여명이 집회를 열었습니다. 수업도 거른 채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 모인 이유는 바로 김문기 전 이사장의 복귀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사학비리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김문기 전 이사장 측에 과반수의 정이사 자리를 배정하기로 한 것이 논란의 핵심. 학생들은 이렇게 되면 다시 김 전 이사장에게 학교가 넘어가게 된다며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병석 상지대 총학생회장] "교육은 투명하고 공공성이 보장돼야 하는 곳입니다.이런 곳에 비리로 물러났던 김문기가 돌아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수들도 김 전 이사장 복귀 반대와 교육과학기술부의 재심 청구를 요구하는 삭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 "김문기 씨는 상지대의 설립자가 아닙니다. 그 자신도 임시 이사로 파견됐다가 정이사가 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대학을 운영하던 지난 20년 동안 상지대를 부패의 공화국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심판을 받았는데 이제와서 대표적인 부패 인사가 대학을 건실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인지 대통령께서는 대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상지대 상경 집회에 힘을 보태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들도 사학비리를 저질렀던 김 전 이사장의 복귀는 대한민국 교육의 후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진욱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15년의 세월이 흘러서 다시 여러분들이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 우리 역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하고 고민하게 하는 싸움입니다. 너무 답답하고 서글픈 현실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김 전 이사장 복귀에 대한 상지대 구성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사학분쟁조정위원회는 오는 10일로 예정됐던 정이사 선임을 29일로 연기했습니다.

ⓒ박정호 | 2010.06.0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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