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단 부활 규탄 기자회견? 참 이상한 기자회견 다 있네"

"백골단 부활 규탄 기자회견이라니…. 참 이상한 기자회견 다 있네."

고 박종철 열사의 부친 박정기(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대표)씨는 20일 오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후 이같은 의문을 던졌다.

박씨는 이날 민주화실천운동가족협의회 양심수후원회 등 5개 단체가 주최한 '공안정국 조성, 백골단 부활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기자회견 이후 기자와 만나 아들의 죽음 이후 공권력의 인권 탄압에 대항하던 지난 세월을 반복하는 듯한 기분을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 10년간 군사독재에서 벗어나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고자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는데 백골단 부활이 웬 말이냐"며 "이러다가 민주화 운동의 결실은 사라진 채 인권 문제 등 민주화 운동의 힘들었던 과정만 남게 됐다"고 개탄했다.

박씨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하는데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얻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10년만에 찾은 정권을 통해 백골단 등을 만드는 것은 한심스럽고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박 열사의 추모제에 참석했던 박씨는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옛 남영동 공안분실)에 인권기념관이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새 정부가 인권 보호에 반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정부가 스스로 정책과 현실간 차이를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촬영 권우성 / 글 이민정 기자>

ⓒ권우성 | 2008.03.2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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