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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차가 없는 삐치는 늘 하루 벌이 할 일에 대비해 그가 가진 모든 연장들을 이고 지고 다니다가 어디선가 일거리를 만나면 당장 필요 없는 짐들을 마을 아무 곳에나 'Keeping' 해놓곤 한다. 역시나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삐치는 낡은 가방 하나를 기워도 늘 덧대는 천의 배색과 디자인을 생각해 한 땀 한 땀 심혈을 기울인다. 무엇보다 삐치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자신의 별명을 사랑하여 모든 물건에 자랑스럽게 적어 놓으니 어디서라도 삐치의 짐은 표가 난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누군가 삐치에게 고마움을 입었던지, 담배 한갑을 비닐 봉지에 담아 고맙다는 메모와 함께 삐치의 짐 사이에 Keeping해 놓았다.

ⓒ림수진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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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어느 시골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날이 밝으면 동물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하며 자연이 주는 세례를 받습니다. 낮에는 일을 합니다. 집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학교에서 지리학, 지정학, 국제분쟁, 이주 등을 강의합니다. 저녁이 되면 집 앞 어디쯤 가만히 서서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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