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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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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개XX들아, 적당히 해라."
"XX놈들아, 그만해라."
"지금 당장 내려라. 내려. 내려. 내리라고."


13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이뤄지는 동안 반복적으로 들려온 시민들의 욕설과 외침이다.

특히 60대 승객 A씨는 오전 8시 56분께 4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에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향해 "너희들이 하는 짓이 지금 갑질"이라면서 "껴져라. 빨리 내려"라고 소리를 지르며 육두문자를 쏟아냈다.

A씨의 말을 가만히 듣던 박 대표는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 연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박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님, 2022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가족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들의 권리를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냐. 가족이 가족을 죽이는 대한민국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그의 몸에는 쇠사슬과 철제 사다리가 매여 있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5-3승강장(동대문 방향)에 자리를 잡고 지난 4월 22일 이후 52일 만에 2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29번째 출근길 시위에 나서게 돼 시민들께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라며 "이동조차 못하고 있는 교통약자를 위해 기획재정부(기재부)에 지속해서 건의했지만 여전히 답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흰색 패널에 붉은 글씨로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 T4(티포)를 아십니까'라고 쓴 뒤 "만남조차 거부한 기재부의 모습이 과거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가 '장애인은 노동가치가 없다'며 실험에 사용한 모습과 닮았다"며 "일주일을 기다려보고 답이 없다면 다시 또 출근길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가 언급한 'T4'는 독일 나치 정권의 총통이었던 히틀러가 1930년 대 후반 '전쟁수행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장애인과 정신질환자 등 약 20만 명을 대상으로 의학 생체실험을 하고 독가스를 개발한 실험을 진행한 것을 뜻한다. 독일 나치정권은 이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2차 대전 기간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했다. 

이날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서 전장연은 구체적으로 ▲2023년 장애인활동지원예산 2조 9000억 원 편성 ▲권리기반 활동지원 제도 정책 마련 ▲2023년 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예산 807억 원 편성 ▲기존 거주시설 예산의 탈시설 예산 변경 사용 ▲ 장애인 이동권 예산 제도 개선 ▲만 65세 미만 노인 장기 요양 등록 장애인의 활동지원 권리 보장 등을 윤석열 정부에 요구했다.

1시간 동안 이어진 욕설과 비난... "우리도 안전하게 살고 싶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위해 ‘제 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오전 7시 55분께, 혜화역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삼각지역 방향 열차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우리가 지하철을 또다시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줬으면 한다"라며 "불편함으로 우리에게 욕을 하더라도 장애인을 대하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한다"라고 간곡히 말했다.

하지만 장애인단체 회원들의 탑승으로 열차가 지연되기 시작하자 오전 7시 59분께부터 "일단 알겠으니까 차 운행부터 하자. 타고나서 발언하라"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지하철 스피커에서는 "장애인단체 시위로 상당 시간 열차가 지연될 수 있다. 참고 바란다"라는 안내방송이 이어졌다. 열차는 혜화역에서 약 12분 정도 지연된 오전 8시 7분께 출발했다.

오전 8시 12분께, 열차가 혜화역에서 두 정거장 지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도착하자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출입문에 휠체어를 걸친 채 다시 한번 간절한 목소리로 "시민께 불편함을 끼쳐 죄송하다"라며 "지역 사회에서 우리도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대한민국 사회를 만들어 달라"라고 외쳤다. 

이로 인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열차가 약 18분 정도 지연되자 일부 시민들은 비속어를 섞어가며 "그만해라. 월요일부터 무슨 짓이냐. 장애인이 왜 출근길에 갑질하냐"라고 강하게 불만을 쏟아냈다.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곁에 있던 경찰은 장애인 단체 회원들을 향해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경고방송을 하며 채증했다. 

오전 8시 30분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을 출발한 열차는 충무로역과 명동역, 회현역을 통과한 뒤 오전 8시 40분께 1호선과 4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등이 오가는 서울역에 도착했다. 이 순간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이날 1호선 남영역에서 선로를 무단횡단하던 60대 남성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겹치는 바람에 서울역 일대 혼란도는 급증했다. 약 5분 정도 열차가 지연되자 뒤쪽에 서있던 한 노인이 "불법시위를 타도하는 게 새 정부가 말하는 법치국가의 모습 아니냐"면서 경찰을 향해 강경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곡절 끝에 열차는 오전 8시 49분께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삼각지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장애인단체 회원들을 향한 시민들의 격앙된 목소리는 도착 뒤에도 끊이질 않았다. 장애인단체 회원들의 하차가 지연되자 한 남성은 "장애가 뭐 대수냐"면서 "이 정도 했으면 됐지 무슨 짓이냐. 빨리 내려라"라고 소리쳤다. 삼각지역을 지나던 70대 노인도 "시위 때문에 병원도 못 가고 있다"면서 "매번 뭐하는 짓이냐. 피해 주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라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박 대표를 비롯해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지하철 출근 시위를 마친 뒤 삼각지역 1∙2번 출구 쪽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추모 분향소'에 자리를 잡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만남조차 거부한 기획재정부가 당장에라도 답을 주면 우리는 바로 멈출 것"이라며 "장애인 권리 보장 예산과 관련해 실무자라도 면담할 수 있게 해 달라. 일주일을 기다려보고 답이 없다면 다음 주 월요일(20일) 다시 또 출근길 시위에 나서겠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4월 22일 전장연은 "추경호 당시 기재부 장관 후보자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대신 지난 5월 3일부터 휠체어에서 내려 지하철에 탑승하는 '오체투지' 시위와 승강장 삭발 시위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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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