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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부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온 오마이뉴스는 오는 2월 22일 창간 20주년을 맞아 '[연쇄 인터뷰] 차기 주자에게 듣는다, 당신이 꿈꾸는 20년 후'를 선보인다. 여야 차기 주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생각 뿐 아니라 앞으로의 꿈을 묻는다. 개인의 꿈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꿀수록 그들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네번째 순서는 김부겸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다. [편집자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창간2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남소연
 

-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23일 문재인 대통령도 감염병에 관한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 최고 단계로 격상했다. 이 병에 대한 전국적, 국가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해졌다. 매일 거의 1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대구 경북은 초비상 상태다. 지금 거리에 사람이 없다.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객도 1~2명 뿐이다. "

-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방역이다. 정부가 유증상자를 빨리 불러내서 치료, 격리, 자가격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숨지 말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유증상자 스스로 협조하도록 하는 것이 1차 방역이다. 지역 전파까지 된 상황에서, 차단에 집중했던 지난 대응과는 달리 유증상자에 대한 대응으로 바꿔야한다. 추가경정예산 지원도 시급하다."

- 페이스북에 '#힘내자대구경북'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했다. '대구폐렴' 등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 조장도 우려했다.
 "그런 짓은 하면 안 된다. '우한 폐렴'이란 말도 결국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발표에 따라 '코비드-19(COVID-19)'가 됐지 않나. 우리 정부도 코로나19로 부르고 있다. 그만큼 감염병으로 특정 지역을 낙인찍는 것을 피하고 있다. 같은 대한민국 안에서 낙인찍기식으로 가면 안 된다."

- 24일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다. 
 "방역도 문제고, 경제 사정은 더 엉망이다. 정부 대책과 정부 지원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가 총선을 대하는 법] "국민은 비전도 보지만 태도도 본다... 오만해 보이면 안돼"
 
- 요즘 대구 분위기는 어떤가.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상당히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거를 할 수 없는 정도다. 민심 흐름 자체를 확 바꿀 순 없겠지만, 지금은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과 저 두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니까, 모든 출마자들이 정성을 다해 새 흐름으로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 유권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쓴소리는 뭔가.
"먹고사는 문제에 해 놓은 게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아프다. 지방도시의 상당부분이 갖고 있는 어려움이다. 제조업과 같은 전통산업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당장 일자리 문제만 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구만해도 젊은이들이 해마다 1만 명 가까이 수도권으로 떠난다. 도시가 자꾸 위축된다는 걸 느낀다. 밑바닥에서는 당신의 뚜렷한 비전을 내놓으라는 목소리가 있다."

- 미래통합당의 물갈이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핵심인 TK도 물갈이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어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나.
"선거공학적으로 보수정당의 통합은 보수를 뭉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유권자 중 합리적 보수들은 보겠지, 저 당이 얼마나 자신들의 비전을 제대로 세우고 혁신하는지."
 
- 대구·경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는 여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다니다보면 그런 요구를 많이 받는다. 우선 (박 전 대통령이) 재판 중이라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사형과 무기징역이 구형됐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재판을 거치면서 2년 6개월 정도 수형생활 뒤 석방된 전례가 있어 그런 기대가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이 권한도 재판 절차가 끝나야 어떤 형태로든지 행사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정확히 시민에게 알려는 게 필요하다. '당장 풀어내라'고 하셔도 방법이 없지 않나."
 
- 지역별 대표주자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민주당의 전략이 유효할까?
"유효하고 안하고를 떠나, 결국 국민이 판단할 문제다. 다만 가용자원을 전면에 다 투입하겠다는 결의는 분명히 느끼지 않겠나. 국민들은 우리의 비전도 보겠지만, 우리의 태도에서 야당 때 보였던 절박함이나 진실성이 있는지를 보는 것 같다. 오늘 선대위 출범이 '교만하지 않겠다' '국민 삶에 구체적으로 도움 되는 정책으로 뛰겠다'는 다짐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 임미리 교수 고발 후폭풍이 거셌다. 오만해 보인다는 지적이 많다.
"(목소리 높이면서) 오만해보이죠. 국민에 대한 반응성이 너무 떨어지는 거다. 우리가 야당이었다면 가만히 있었을까? 끝까지 싸웠을 거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다 연관된 문제니까. 유튜브에서 (당을 향한) 더 험한 소리가 돌아다녀도 못 건들지 않나. 왜냐, 우리사회가 누구를 욕하고 비난해도 법적 책임을 묻는 거는 아니라고 봐서 그런 거 아니냐."
 
- 근본적으로 공직선거법을 고쳐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선거법을 고치려면 여야 합의를 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 합의 안 된 채로 그 룰이 불편하니 바꾸자고 하면 설득력이 있겠어? 경기가 눈앞에 있는데 바꾸자면 바꿀까? 다음에 (총선 이후에) 바꿔야지."
 
- 민주당은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가 저조하다. 하위20% 선정 전략이 실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무래도 여당이라 야당이 하듯 드라마틱하게 (물갈이를) 만들긴 어렵다. 그럼에도 너무 밋밋하지 않느냐, 참신한 인물이 안 보인다, 기득권화 된 의원들과 어쩔 수 없이 타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그렇다고 1년 전 합의한 룰을 깬다? 지도부도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 결국 현역 의원이 유리한 구조 아닌가.
"꼭 그렇지는 않을 거다. 하위 20%는 20% 감점을 받고, 신인들은 20% 가산점을 받는다. 그러면 40% 차이가 나는 건데, 큰 페널티다. 명예훼손이 될 정도로 '넌 자격 미달이야' 쫓아내는 것보다 낫지 않나? 지적대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룰이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는 걸 어쩌겠나."
 
- 선거가 위험해도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
"이 룰 안에서 지도부가 많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 된다면, 할 수 없는 거다. 우야든동('어찌됐든'의 경상도 사투리) 국민의 심판에 맡기는 수밖에."

-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이 결국 현실화됐다. 일각에서는 범진보 위성정당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알고 있다.
"선거법 개정의 취지가 뭔가? 원내구성을 다양화함으로써 국민의 여러 목소리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오자는 것 아니었나. 우리가 손해 볼 줄 몰랐나? 알고도 했다. 그걸 이제 와서 '아이고 저 집 꼼수 쓰니 우리도 뭘 하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현재 의석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선거법 개정으로) 양쪽이 격돌할 무렵에도 의원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국가 운영의 틀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는데 어떻게 꼼수정당을 만드나. 다만 범진보가 스크럼을 짜듯 방어하는 큰 틀은 마련해야 하는데, 그건 고민해 보고 있다."
 
- 어떤 전략이 있을까.
"전략이라기보다 전술이겠지. (미래한국당처럼) 꼼수를 부리는 건 정치 집단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다만 국민께서 이런 것, 저런 것 다 보시고 우리가 손해 보는 만큼의 균형을 잡아주시리라 본다. 역대 선거를 봐라. 국민이 제일 현명하다. 숱한 평론가들의 예측보다 국민은 늘 절묘한 구도를 만들어주셨다. 이번에도 믿어야 한다. 정치를 할 땐 (국민의 판단 앞에서) 교묘한 수를 내선 안 된다."
 
[조국 사태의 교훈] "국민 눈높이 따라가지 못하면 양극화 극복 어렵다"
  
대구 수성구갑을 지역구로 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 김남국 변호사의 금태섭 의원 지역구 출마를 놓고 당 안팎의 논란이 뜨겁다.
"(김남국 변호사가) 좋은 자원이라고 하더라. 난 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분들이 이 자원을 자칫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했어야 했다는, 그런 아쉬움이 있다. 그 정도는 당 지도부가 조정을 해줘야 한다. 정치를 조금 안다면 (지금의 상황도) 국민이 보기에 '건방지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김남국 변호사는 전략공천을, 강서갑 지역은 금태섭 의원과 다른 후보의 경선을 결정했다. - 기자 주)
 
- 일부 지지자들은 '조국 프레임을 뚫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선거를 '조국 프레임'으로 치르는 게 도움이 될까?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꾸 정치를 자신들의 눈으로만 봐서 그렇다. 분명히 우리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공동체 안에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해야한다. 우리끼리 모여 박수친다고 될 게 아니지 않나."
 
- 수도권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들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조국 전 장관에게 마음의 큰 빚을 졌다'는 발언 때문에 비판을 많이 받는다고 하더라. 그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수도권도 그런가? 그럼 우린 그걸로 얼마나 혼이 나겠나. 대통령께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신뢰나 애틋함이 있겠지만,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하신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렇게 마음을 표현한 걸 어떻게 하겠나. 하지만 그게 사람들에게 조금 상처를 준 건 사실이다. 물론 대통령께서 그 자리에서 국민께 사과도 하셨다. 국민께 하는 사과만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조국 사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뭐라고 생각하나.
"그만큼 국민의 기준이 높아졌다. 공정에 아무래도 민감하다. 국민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우리가 극복하고자 하는 양극화와 불평등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게임의 규칙이 지켜진다'는 신뢰가 있어야 그 다음이 있다. 유성엽 민주통합의원모임 원내대표가 조금 전에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동의 유연성 확보와 사회 안전망을 이야기했다. 조직된 노동자의 요구만 충실하다보면 미조직된 88% 노동자들의 삶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비판하더라. 굉징히 설득력이 있었다. 우리 사회가 세워야할 합의와 이를 지속가능하게 할 길을 찾아야 한다."

- 민주당이 임미리 교수 고발 건이나 부동산 정책 엇박자 등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부겸의 '악재 관리법'이 있다면?
"행정안전부 장관을 할 때도 그랬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중시한다. 지혜는 뛰어난 사람들이 내는 게 아니다. 조금 거칠게 이야기하면 국민은 답을 알고 있다. 교만하지 않으면 해법이 보인다. 부족한 것에 대해선 빨리 부족했다 사과하고, 이렇게 해보겠다는 대안을 내야 한다.
 
당장 어려운 것은 우리가 여당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여당이 모든 사안에 총제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여당은 다른 걸 핑계 댈 수 없다. 우리 당 열혈 지지자 분들이 그걸 항상 염두에 두셨으면 좋겠다. 저쪽과 비교해 우리가 더 욕먹는다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집권 세력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한 번 더 참아야하고, 매를 맞을 때도 더 맞아야 한다. 어쩔 수가 없다."
 
[추미애와 윤석열 갈등, 그리고 검찰] "윤석열 차기 대권 2위? 부끄럽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창간20주년 기념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남소연
 
-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바닥 민심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언론만큼 화제에 올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묘한 기준이 생기긴 했다. 정부가 어떤 기준을 세워 원칙대로 운용하느냐, 아니면 자기들에게 불리한 것은 외면하느냐, 그 바로미터가 됐다. 가능한 갈등을 쿨다운(cool down) 해야한다. 선거 국면 아닌가. 정당 간 정책 대결은 없고 매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대립만 나와서야 선거를 어떻게 치르나. 두 분 다 대통령이 임명한 분들이다. 지지부진하게 오래 끌면 국민에게 무시당한다."
 
- 추 장관은 '추다르크'라고 불리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추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있다.
"과거 노동법 처리 때도 봤듯이 추 장관은 고집이 뚜렷한 분인 건 맞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팀 전체가 잘해야 한다. '추다르크' 혼자 돌파할 상황이 아니다. 자꾸 국민적 논쟁만 생산해내선 안된다. 검찰 개혁은 검찰 권한 독점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함이지, 검찰권 자체를 없애자는 게 아니지 않나. 추 장관께서, 당신의 그림이 있으시다 해도, 선거 전에는 가능한 논쟁 유발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 보수 진영에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소가 됐다는 것은 검찰 나름 유죄의 심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겠지만 재판에서 다퉈봐야지,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책임을 다짜고짜 묻고 탄핵으로 몰고 가는 것은 누가 봐도 정쟁이다. 탄핵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좋든 싫든 우리사회가 박근혜 탄핵을 거치면서 깊은 골이 파인 것도 사실이다. 지난번 탄핵은 상식을 가진 많은 국민들이 옳다고 해서 그렇게 간 것인데, 지금 대통령 탄핵을 말하는 게 보편적 상식을 가진 분들의 생각인가?"
 
- 최근 낸 <정치야 일하자> 책에서 검찰에 대해 '보수 정권 때는 흔들리고, 진보 정권 때는 흔들어 댄다'며 검찰의 이중잣대를 언급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체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인가.
"그 양반이 그래도, 앞 정권에선 국정원 선거개입을 집요하게 파헤칠 정도의 배짱이 있었다. 난 윤 총장이 일을 함에 있어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나 검찰조직 자체가 가진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의 속성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윤 총장도 자신의 의지보다 검찰 집단이 가진 의지에 일정 부분 경도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대통령도 두 차례 신임을 표했지 않았나. 일을 처리함에 있어 어느 정도는 (원칙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
 
- 윤석열 검찰총장이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기록했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보나.
"(웃음) 언론이 좀 지나치게 정치를 희화화했다. 어쨌든 검찰총장의 자리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후보에 넣어 조사하는 건 진지하지 못한 일이다. 또 그 문제로 윤 총장 본인이 흔들릴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 과거 윤 총장이 대구고검 검사로 유배 생활을 하러 왔을 때 몇 번 만났는데, 비교적 강단 있으면서도 보는 눈이 좁지 않았다. 대통령께서도 그런 것을 다 판단해 발탁했을 거다. 다만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믿음이 없으면 현직 검찰총장이 그런 기대를 받았겠나. 그것이 부끄럽다."
 
[김부겸의 대망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 집권 중반기 총선은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여당심판론이 야당심판론을 넘어섰다.
"정권 중반이 넘어서면 역대 총선마다 심판론이 항상 우세했다. 늘 긴장해야 한다. 그간 야당이 지리멸렬해서 그 덕을 봤지만, 이젠 그런 것에 기대해선 안 된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부족했던 건 빨리 시인하고 사과하고 대안을 내야한다. 국민은 그 모습부터 보고 싶어 한다.
 
그 다음 우리가 할 수 있는 뭔가를 내놔야 한다. 어쩌면 복지나 분배일 수도 있고 신산업동력에 관한 것일 수 있다. 이걸 제대로 엮어야 일자리 문제도 해결하고 저출산 문제도 풀 수 있는 해법이 나온다. 여당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거다. 무거운 짐을 지면 고개를 쳐들 수가 없다. 숙여야한다."
  
민주당 선대위 출범...입장하는 이해찬-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이인영-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제1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 김부겸에게 21대 총선은 어떤 의미가 있나.
"민심이 악화된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며 표를 달라고 할까 하는 게 제일 고민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지난 번 선거에서 치열하게 붙었을 때, 선거 결과는 큰 차이가 났지만(선거결과 김부겸 62.3%, 김문수 37.7%) 현장에선 팽팽했다. 그땐 시민들이 나를 받아주셨다. 이번에는 다르다. 절박함 속에서 김부겸을 선택한다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김부겸이 던져줄 기대나 가치가 있어야 한다. 그걸 고민하고 있다."
 
- 더 큰 꿈을 이야기할 수도 있지 않나.
"조금 더 다듬어야 한다. 막연히 내 야심만 드러낸다고 그 야심에 박수치겠나. 얼마나 건방진 생각인가. 여러분에게 그러한 신뢰를 받는다면, 가능성을 가지고 성장하겠다. 그 성장의 끝이 대선에 나간다는 것이라면 (국민들이) '그래, 그 정도면 됐다'는 납득이 돼야겠지. 불쑥 던지면 무슨 진정성이 있겠나. 그래도 김부겸은 진정성 하나로 먹고살았는데 (웃음) 그건 아니지 싶다. 저 스스로도 준비가 돼야한다."
 
- 2018년 당권 도전을 포기했다. 아쉽지 않았나.
"전혀. 그때 마치 무슨 대통령의 허락이 떨어져야 나간다는 곡해된 보도가 나가 혼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무렵 태풍이 올라오고 있었다. 재난을 담당하는 장관을 하면서 자기 정치 일정 때문에 툭 자리를 던진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 덕에 22개월 장관을 하면서 큰 실수 안하고 버텼다. 평균 잠 4~5시간 자면서 늘 긴장하고 살았다."
 
- 옆에서 겪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은 어떻게 다른가.
"김대중 대통령은 사람 쓰는 것, 일을 푸는 것에 확실히 안목과 통찰이 있었다. 이 양반 밑에서 부대변인을 했는데, 막내아들 뻘이었지만 농담도 잘하셨다. 과제를 줄 땐 분명하셨고. 사람을 발탁해 쓰는 것만 봐도, 보통 옛 동지들을 안고 가지만, 때가 되면 새 사람을 발탁해 팀을 끌고 갔다. IMF 위기를 극복할 때도 해결사로 이헌재 경제부총리를 골랐다.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돕던 분이었다. 그만큼 통찰력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정의 덩어리였다. 불공정은 참지 못했다. 조선일보와도 싸우고 재벌과도 싸웠다. 얼마나 매력이 있었으면, 무명의 노무현에 국민이 국가를 맡겼겠나. 그 열정이 국가를 운영하는 공직자들에게도 널리 전파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말 선한 의지가 있다. 그래서 역사에서 이른바 피택이 됐다. 우리 공동체로 한 번 좋은 나라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의지다. 정치인과 관료들이 이 선한 의지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녹여내면서 젊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줘야 하는데,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 안타까움이 있다. 내가 모신 세 분의 대통령은 그렇다."
 
- 김부겸은 안티도 없지만, 팬덤도 없다. 이유가 뭘까? 열광적인 지지자가 없다는 게 꼭 장점만은 아닌 것 같다.
"제 스타일 때문일 거다. 강력한 무엇인가를 던져서 팬을 끌어 모으는 스타일이 아니다. 지금은 보수, 진보, 누구도 물러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가 (미래를 위해) 새롭게 코디네이터가 될 수 있을까? 그 즈음에는 내 역할이 있을 것이라 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여야가 함께 잘 극복해도 상당 부분 마음을 열 것이다."
 
[김부겸이 꿈꾸는 앞으로 20년] "우리도 다함께 잘 살아보자"
 
-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양극화, 불평등이다."
 
- 이 문제에 대한 김부겸만의 해법은 무엇인가?
"우리는 사회 안전망이 촘촘하지 못하다. 한 개인에게는 어떤 상황이 와도 내 삶과 가족의 삶이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 재정적 소요는 국민께 공개하면서 소위 형편되는 분들은 조금 더 부담하고, 그럼에도 도덕적 해이에 빠져선 안 된다는 사회적인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고 나눠 쓰는 것만 고민할 순 없다. 신산업이 일어나야 한다. 그 점에서 과거 김대중 대통령의 경험을 떠올려 봐야 한다. IMF라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정보화 혁명을 만든다며 IT산업에 국가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일부 사회적 해이가 나타났지만, 결과적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성장 동력이 됐다. 다가오는 기술 혁명, 거기에 따른 젊은이들의 에너지를 모을 국가적 자본 투자가 있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룰을 엄격히 해야 한다. 우리 모두 잘 살자고 합의한 룰을 깨는 부패는 철저히 막아내야 한다."
 
- 한국 사회의 소득불평등의 원인은 결국 집값과 교육 문제 아닌가?
"국민 자산 격차가 이렇게 확 벌어진 것이 제일 아프다. 과잉 유동성으로 돈은 많이 풀렸지만 돈이 갈 곳은 없고, 이익을 실현할 데가 없으니 전부 부동산으로 가 거대한 머니게임으로 투전판이 돼온 것은 사실이다."
 
-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부 처방이 본질적이기 보다 찔끔 대책이라는 비판이 있다.
"퇴로를 잘 열어 줘야한다. (정부 처방이 너무 질끔 나온다는 비판에 대해선) 일부 동의한다. 1차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때 행안부 장관으로서 과표현실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획재정부는 조세저항이 일어난다고 했지만, 국가 의제로 확장될 경우 최후 통치권자가 (결정을) 두드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관료들이 자꾸 김을 뺀다. 그 때 강한 의지를 보였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선 그 점이 제일 아프다.
 
농담이지만, 집값 뛰었다고 박수치는 사람은 또 없더라(웃음). 제 지역만 해도 투기과열지구로 묶여있다. 그러나 (집값 상승) 불꽃이 타오른 곳은 몇 개 동이다. 행정구역으로 묶으니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의 재산권 행사도 제한 당하고,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데 분양가는 너무 높고. 결국 조금씩 후분양제로 가야한다. 선분양제는 1960~1970년대 국민소득 1000불 시대에 나온 옛날 제도다. 이걸 왜 아직까지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해야 한다고 본다. 이 헌법 아래 여섯 분의 대통령 대부분의 마지막이 아름답지 못했다. 김대중, 김영삼 같은 탁월한 리더조차 제대로 성공하기 어려운 제도라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대통령에게 지나친 권한을 몰아넣고 책임도 모두 집중시켰다. 비가 많이 와도, 교통사고가 나도 대통령 책임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농담도 있다. 국민소득 3만 불, 5천만의 사람이 살고 있는 나라다. 헌법이 설계된 33년 전엔 국민 소득이 약 3천불 정도였다. 국가 기본틀에 관한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이번에는 개헌을 고민해야 한다. 상당 부분은 시민의 권리가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

- 김부겸에게 2030은 어떤 존재인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조언 한 마디 부탁한다.
"(웃음) 지역에서 젊은이들을 보면, 자꾸 응원을 한다. 여러분들의 긍정적 역량은 우리 세대와 비교가 안 된다고. '여러분이 사는 환경은 결국 정치의 몫이다, 정치인 욕하는 것을 스포츠로 생각하지 말고 내 문제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문제를 발굴하고 던져달라고, 필요할 땐 참여해서 (정치인들이) 해법을 마련케 하라'고 말한다. 정치가 단순히 더럽고 꼴보기 싫다고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 20년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제일 큰 뉴스 하나를 꼽자면?
"너무 시류에 편승하는 것 같아 낯간지럽지만, 영화 <기생충>이 전세계 시장을 석권한 걸 꼽고 싶다. 외국어 영화지만 공감이 된다는 것 아닌가. 양극화가 인간의 삶을 헝클어 놓은 것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다. 한국어로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이 세계에 먹혔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전 세계가 이 아픔을 안고 있다는 거다. 이를 확인시켜준 것만 해도 대단한 사건이다. 우리가 던진 문제를 세계인이 공감한다는 게, 이 세계가 그 병을 함께 앓고 있다는 증거니까."
 
- 김부겸이 꿈꾸는 20년 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함께 잘사는 나라다. 꾸준히 공정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우리가 함께 잘 살지 않기 때문이다. 늘 불편하고 아프고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선진국들은 자기 역할을 하며 쓸데없이 싸우지 않고 살아간다. 그 나라라고 우리처럼 고민이 없었겠나? 다만 문제가 발생하면 머리를 맞대고 해결을 한다. 결국 인생 출발부터 차이 나는 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그게 토대가 되면, 서로는 죽일 원수가 아니라 같이 살아갈 파트너로 공존할 수 있다. 50년 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새마을운동 구호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였다. 한이 서린 말이다. 이젠 우리가 합의해서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도 함께 잘 살아보자."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창간 20주년 축하 메시지를 부탁한다.
"오마이뉴스 독자여러분, 오마이뉴스의 직원과 기자 여러분 축하합니다. 20주년으로 우뚝 섰네요. 인터넷으로 뉴스 생산과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지요. 모든 시민은 기자라는 모토가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는 끝을 모르는 양극화와 탐욕 속에서 우리 국민을 같이 살리는 그런 역할을 오마이뉴스가 해주길 바랍니다. 오마이뉴스, 파이팅!" ◆

 
글 : 박수원, 조혜지
사진 : 남소연
영상 : 김윤상,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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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영국에서 잠시 살다가 돌아와 오마이뉴스 정치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