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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60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단수 신청했고, 결과적으로 다른 도전자가 없으니 도전의 판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이 고민이다."
 
14일 <오마이뉴스>와 1시간 가량 진행한 인터뷰에서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고민'이라는 단어를 8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그가 오는 주말까지 단수 신청 지역에 대한 추가 공모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공관위의 총선 공천 전략을 묻는 질문에 원 위원장은 "우리가 너무 안주하며 편하게 간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도록 경쟁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잡음에 대해선 "담담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최근 정봉주 전 의원이 공관위의 부적격 판단에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한 걸 두고도 "선거는 전체 국면을 봐야 한다"며 "논란이 발생해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도 따져야 한다. 당도 그래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최근 당이 비판 칼럼을 쓴 필자와 언론사 편집인을 고발한 것을 두고 원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야말로 민주적 가치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한숨 더 깊게 쉬고 이 문제를 따져봤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신중하고 겸손하게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주 부적격 결정 안타깝다, 그렇지만..."
 
- 지난 13일 면접 심사를 마쳤다. 가장 중점을 둔 '평가 포인트'는 뭔가?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는 게 공천 심사의 핵심이다. 경쟁력을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다. 도덕적, 법률적 하자가 있는 이들은 검증위원회에서 한 번 걸렀기 때문에,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
 
-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집권 중반기를 넘어섰지만, 현재 당 흐름이 나쁘지는 않다. 야당은 지리멸렬해 있고. 특정 일부 지역만 빼고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양적, 질적으로 경쟁력 있는 분들이 많이 올 것이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적더라. 그래서 고민이다."
 
- 왜 그렇다고 생각하나.
"우리당 현역 의원들이 워낙 잘해서? '해도 안 되겠다'는 생각인지 몰라도 예상 외로 도전하는 분들이 적더라. (경선 발표를 한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 추가 공모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 주말에 결정할 생각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3일 4.15 총선을 위한 1차 당내 경선 지역 52곳을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 원 위원장을 포함한 소수의 중진들 외엔 중진급 불출마가 적다. 새 인물을 통한 인적 쇄신이 힘들지 않겠나. '자연스러운 물갈이'는 어려워 보인다.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게 최고의 쇄신책이다. 그런데 원천적으로 경쟁의 규모와 강도가 약해서 걱정이다. 배부른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라는 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니 어쩔 순 없다. 물갈이론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국민은 경쟁을 통한 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 기대에 맞출 신통한 방책이 없다. 60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단수로 신청했고, 결과적으로 다른 도전이 없으니 도전의 판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것이 고민이다."
 
- 어떤 방법이 있을까.
"'내가 낄 여유가 있을까' 혹시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봐라 당신의 관심 지역, 연고 지역에 이렇게 후보가 없다. 한명 밖에 없으니 의욕을 갖고 도전해 보라'고 해보고 싶다. 당장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도 할 수 있는 준비를 다 해보자 하고 있다."

- 경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어떻게 해소할 생각인가.
"(잡음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나름 피해를 입었다, 억울하다 하는 분도 있을 거다. 어쨌든 기준을 잘 세우고 공정하게 적용했느냐를 우리 스스로 따져야 한다. 그래야만 이의가 제기돼도 '안타깝지만 불가피하다'고 담담히 대응할 수 있다."
 
- 정봉주 전 의원이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관위의 결정에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정 전 의원 입장에서 '1심 무죄가 났으니 명확한 반증이 더 이상 뭐가 있을 수 있나' 생각한다면 이해는 간다. 다만 선거는 전체 국면을 봐야 한다. 특정 지역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그 사람을 공천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논란이 발생해 다른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에서 그런 판단을 했다고 본다."
 
- 당 지도부가 임미리 교수의 칼럼을 고발했다가 취하한 걸 두고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가장 중요한 건 오만하게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 분이 다른 정당과 정치인과의 관계를 봤을 때 의심할 만한 대목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야말로 민주적 가치의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한숨 더 깊게 쉬고 따져봤어야 했다. 너무 조건 반사한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신중하고 겸손하게 모든 일을 했으면 좋겠다."
 
하위 20% 전화 직접 돌린 원혜영 "공정성이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사실 원 위원장은 갈등이나 잡음 같은 단어와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다. 대표적인 의회주의자이자, 인위적 물갈이론에 대해선 "천박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안정감 있는 공천을 선호한다. 
 
그런 그가 어떻게 하위 20% 대상인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렸을까?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지만, 내가 결정한 것도 아닌데 나더러 화풀이할 정도로 단련되지 않은 분들은 아니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탁자 위엔 여의도 정가에서 떠돌고 있는 '하위 20%' 예상 명단이 놓여있었다. "별 뜻 없다"고 했지만, 마음이 쓰이는 눈치였다. 그는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면 즐거운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큰 고통과 피해를 주는 내용을 전달하는 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공관위원장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땐 고사했던 것으로 안다.
"고심이 깊으나 마나(웃음) 무슨 좋은 일이라고. 공천 신청한 사람들은 다 죽고 사는 문제인데 이걸 인간의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완벽할 수 없다. 특히 저처럼 (정치 생활) 마지막에 이렇게 시달리고 욕먹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은 바람직하진 않다. 이해찬 대표가 '도저히 당신 말고는 맡아줄 사람이 없다, 일방적으로 발표한다'고 하니 받아들였다. 성격이 모질지 못하다 보니, 모진 일을 맡은 것 같다."
 
- 수락 후 마음가짐이 남달랐을 것 같다.
"맡게 된 이상, 어쨌든 공정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다행히 시스템 공천으로 이미 기준들이 다 준비돼 있어 그대로 집행하면 되니 부담은 적었다. 이를테면 평가 하위 20% 기준도 이미 정해져 있었고, 그 20%가 경선을 할 경우 20% 감산한다는 것도 이미 정해진 기준이다. 그런 점에서 편했다."
 
- 안정감 있는 공천이 자칫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위 20% 비공개 전략이 실패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제부터다. 1차적으로 지난 13일 빨리 전열을 정비할 필요가 있는 지역 52곳을 발표했다. 24일쯤 경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많은 변수가 있다. 추가 공모를 해서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역동성이 나타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하위20% 명단에 오른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고 알고 있다. 어떻게 설득했나.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면 즐거운 일이지만, 상대방에게 큰 고통을 주는 내용을 전달하는 게 (쉽게) 할 일이 아니다. 납득할 만한 것이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버지가 전하든 천사가 하든 뭐가 다르겠나. 안타까운 심정은 같으니, 담담하게 전했다. 거의 대부분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결정한 것도 아닌데 나한테 화풀이하실 정도로 단련되지 않은 분들은 아니었다."
 
- 단수공천 확정 기준은?
"경선을 활성화하는 노력이 우리 공관위의 제1역점 사안이다. 그래서 추가 공모도 검토하는 거다. 더 이상 (단수 공천을) 할 길이 없다. 예전에는 가급적 단수 공천을 주자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번엔 전혀 반대의 분위기로 가고 있다."
 
"결국 개혁세력이 다수 확보해야"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고민'이라는 단어를 여덟 번이나 썼다. 좀처럼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는 64곳의 단수 신청 지역을 어떻게 대결 구도로 만들 것인가? 원 위원장의 고민은 '경쟁 없는 선거'에 대한 불안에 집중돼 있었다. ⓒ 남소연
 
- 정권 중반기 총선은 '여당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심판론에 맞서는 공관위의 공천 전략은?
"(야당은) 우리와 정반대로 실력자부터 먼저 단수로 확정한다. 우리는 단수 줄 만한 지역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보이면 경선으로 가고 있다. 상황 차이다. 우리가 너무 안주하며 편하게 간다고 보여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게 되도록 경쟁을 극대화하는 방침으로 가야 한다."
 
- 경기 김포갑과 서울 동작을 등 전략공천 지역은 어떻게 후보를 정할 생각인가.
"전략공천은 평상시 상태로 후보를 결정하기에 적절치 않은 지역들, 이를 테면 (유은혜, 박영선, 김현미, 진영 등) 장관들, 특히 유능한 여성 의원들이 빠져 여성 비율을 채우는 데 큰 부담이 된다. 갑자기 현역 불출마 지역이 됐으니 최선의 후보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이제는 친소관계보다 누가 봐도 참신하고 상징성 있는 인물을 모셔와야 한다. 보여주기 식으로만 갈 경우 원종건씨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된다. "  
 
- 중앙선관위가 비례대표의 전략공천을 금지했다. 영입 인재들의 배치를 놓고 고민이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재를 모셔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례대표를 보내는 전략적 고려도 중요하다. 중앙선관위가 너무 민주성을 강조하다 보니 외교, 과학기술, 소외된 계층을 배려할 재량이 없어졌다. 큰 고민이다. 민주적으로 한다면 지명도에 치우치게 되고. 풀어나가야할 과제다."
 
- 집권여당 공관위원장으로서 이번 총선의 의미를 규정한다면.
"선거개혁을 주창해온 입장에서 '이만큼 했습니다' 내놓기 부끄러웠다. 호랑이를 그리다가 고양이를 그린 꼴이됐지만, 큰 방향에서 비례성을 조금이라도 강화한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민주당 스스로 준연동형 제도를 수용해 10석 안팎을 포기했다. 제1당이 되기도, 절대다수당이 되기도 어렵다. 결국 개혁 세력이 다수 세력이 돼야 한다. 그 반대가 됐을 땐, 현 정권에서 어렵사리 해놓은 몇 가지 개혁도 뒤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중대한 선거다."

- 선거법 개정을 통해 21대 국회가 변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겠나.
"정치적 다양성이 확보될 것이다. 다만 (제도를 악용한) 비례 괴뢰정당이 만들어진 일은 안타깝다. 어쨌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20대 국회) 마지막에, 중진 내지 원로의원들이 뜻을 모아 '최소한 국회를 열고 안 열고로 싸우고, 이를 협상의 재료로 삼는 이 짓은 하지 말자'고 호소하고 싶다. 이를 위해 2월 국회부터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제도화를 시도해볼 계획이다. 한 50%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경기 부천시 오정구에서 태어나 부천시장 2선, 의원 5선을 지냈다. 지역구를 새로 대표할 후임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
"후배 국회의원들에게 늘 이야기하는 게 있다. 과거엔 당신이 똑똑해서, 또는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성취가 있었을 거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당신이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 있고 부모를 잘 만나도, 쉽게 되지 못한다.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많은 사람을 대신해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일은 내 능력과 노력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오만함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공공서비스를 하는 데 결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늘 겸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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