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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부터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실시해온 오마이뉴스는 오는 2월 22일 창간 20주년을 맞아 '[연쇄 인터뷰] 차기 주자에게 듣는다, 당신이 꿈꾸는 20년 후'를 선보인다. 여야 차기 주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생각 뿐 아니라 앞으로의 꿈을 묻는다. 개인의 꿈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꿀수록 그들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이다. 세번째 순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다.[편집자말]
 
※ 이 인터뷰 전문은 대권주자 인터뷰와 관련된 내용을 제외한 서울 시정(市政)과 사회·정치 현안에 대한 일문일답입니다. 지난 2월 13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대면 인터뷰와 그 전후 진행한 서면 인터뷰 내용이 합쳐져 있습니다. - 기자 주

[코로나19] "감염증이 수그러들면 서울·광화문 광정에서 '지방상생의 날' 열겠다"
 
박원순 서울시장 ⓒ 이희훈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될 것인지, 아니면 소강상태로 접어들 것인지 2월 5일쯤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향후 추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지금 전체적으로 한국에서는 약간 수그러드는 분위기인 것 같다. 2월 13일 현재 서울시는 8일째, 전국적으로는 이틀째 확진환자가 없다. 확진자도 완치돼서 나아지는 추세다. (기자 주 - 인터뷰가 끝난 뒤인 2월 16일 29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82세 한국 남성인 이 환자는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서울대병원에 격리됐다.)
 
그렇다고 쇠퇴기로 들어섰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게 곧 7만 명에 달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귀국한다. 서울시만 해도 3만8000명이 귀국하는데 이 사람들을 안전하게, 지역사회 감염 없이 맞을 수 있느냐가 남은 리스크다. 그게 아니라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빨리 조기 종식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방역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이 상황에서 경제를 살릴까에 초점이 옮겨져있다."

- 박 시장이 감염증 의심 증상을 넓히는 등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제안했던 내용이 중앙정부에 의해 채택돼 전국에 적용됐다. 메르스 때의 경험이 이번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인가.
"그렇다. 인간은 경험의 바탕 위에 서 있지 않나? 메르스 때는 중앙정부가 제대로 대응 안 했기에 서울시가 불가피하게 주도했는데 거기에서 배운 교훈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성이고, 그 다음은 '과잉대응'으로 조기에 진압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에 △신속한 정보 공유 △인후통까지 개념 정의 확대 등을 건의했는데 굉장히 빨리 수용했다."

-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응 가운데 잘한 점과 앞으로 고쳐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저는 지방분권과 자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메르스 같은 감염병은 광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큰 틀에서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하지만, 실천은 지방정부의 몫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과도한 중앙집권 국가다. 메르스 발생 당시에는 대응이 엉성한 게 많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지방정부와 소통을 굉장히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폐해가 많이 줄어들었다.
 
감염병뿐만 아니라 외교·국방이나 경제 정책은 중앙정부가 맡고, 시민생활과 관련된 부분은 지방정부로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 맞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대개 재정 배분을 평균 5 : 5로 하는데, 우리는 중앙과 지방이 8 : 2다. 이런 식으로는 (지방정부가) 시민들 피부에 와 닿는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
 
- 박 시장께서는 이틀 전(2월 11일) 8번 확진자가 다녀간 서초동 한 감자탕집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소독과 방역이 철저히 이뤄졌으니 안심하고 가도 된다며 SNS에서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매우 힘들어한다. 일반적인 자금 융자 지원책 등은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도 한다. 서민경제와 지역경제의 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대한 서울시의 단기, 중·장기 대책은 무엇인가.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이나 대중적 집합 장소들이, 그들이 다녀갔다는 이유로 매출이 1/3로 떨어지거나 인적을 찾기 어려워졌다. 그것은 과도한 공포이자 불안이다. 서울시는 하루이틀 충분히 방역하고,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이 주변 대기질 조사해서 아무 문제 없으면 '클린존'으로 선언해주고 있다. 이것이 지역경제를 살리는 첫 단계다. 벌써 한 달 가까워지는데 행사 취소로 어려워진 자영업자, 상공업자에게 긴급대출을 한다든지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13일 방역대책회의에서 강조한 것도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첫째, 중국을 봐라. 지금 위기에 처해있지만 결국은 극복하지 않겠나? 그렇게 되면 지금 우리가 대하는 태도에 따라서 중국의 13억 인구와 권력자들이 대한민국과 서울을 어떻게 바라보겠는가? 중국의 국가여유국장(장관급, 여행 및 관광 담당)이 결심하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1000만 관광객을 하루아침에도 보낼 수 있다. 지금 (중국과) 우정을 쌓아놔야 한다.
 
둘째, 코로나19가 수그러드는 날,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을 통 털어서 그동안 못 팔았던 물건 다 가지고나와 대박람회를 열려고 한다. 지방 농·특산물을 팔 수 있는 '지방상생의 날'을 시행하려고 한다.
 
셋째,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BTS로 대표되는 케이팝과 케이코스메틱이 세계적으로 뜨고 있다. 그런데도 장사를 잘 못하고 있다. 열광하는 세계인을 상대로 화장품도 책도 음악도 팔아야 하는데, 중국 사람들이 한국 이름으로 중국 상품을 출시해 팔고 있다.

우리가 그 시장을 차지하자는 취지로 '서울 메이드'를 만들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유통조직과 함께 중소기업 상품을 집중적으로 파는 유통체인망을 전 세계적으로 구축하자는 거다. 이렇게 우리가 조금만 코로나19 이후를 생각하면, 고통이 지나간 후에 기회가 될 수 있다."

[2020 서울시정] '따뜻한 출발선'을 만드는 투자, 사상 최대규모
 
박원순 서울시장 ⓒ 이희훈
 
- 시간을 거꾸로 돌려 지난해에 시장으로서 했던 결정 가운데 한 가지를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
"서울시의 모든 정책과 구상은 정책 당사자인 시민들의 참여와 고민과 의견이 녹아 있는 시민참여 합작품이다.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깊은 숙고의 시간을 갖는다. 설령 다소 아쉬움이 있다 하더라도 반성과 성찰의 과정을 통해 또 다른 혁신의 기회를 찾으면 된다. 잘못이 발견되면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이 대표적이다. 3년 간 100여회, 단일 프로젝트로는 유례없이 긴 소통의 시간을 갖고도 시민들의 요청으로 2라운드 소통 시간을 가졌다. 지난 9월, 다시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선언한 이후 1만 명 넘는 시민과 만났다. 소통한 내용을 기록한 수첩만 4권이다.
 
세운지구 재개발 재검토 결정도 마찬가지다. 한 번 결정했다고 무조건 직진하는 방식은 권위주의 시대의 방식이다. 언제나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고, 속도보단 방향이다."
 
- 올해 서울 시정(市政)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역점을 둘 일은 무엇인가.
"제가 시장에 취임한 이후 도시운영의 패러다임, 그 중심엔 사람이 있었다. 8년 동안 220조 원을 사람에게 투자해 개발과 성장의 시대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시민들 삶의 권리를 회복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여내는 일을 해왔다. 그러나 이 시대 시민들이 직면한 고통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사람투자'를 넘어 '불평등사회'란 또 하나의 산을 넘어야 한다.
 
서울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에 걸친 문제다. 영화 <기생충>의 전 세계적 흥행과 오스카 4관왕은 양적 성장이 만든 시대의 그늘, 불평등사회에 대한 보편적 공감대를 말해준다. 그래서 2020년의 화두는 '공정한 출발선'이다. 우리 사회 곳곳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공정 서울'의 원년이 될 것이다. 구조화‧고착화된 불평등사회를 혁신하는데 가능한 모든 힘을 다하겠다.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한 청년수당, 신혼부부 주거지원 등을 통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나와 내 자식의 밝은 미래로 이어지지 않고, 집세와 사교육비, 대출이자에 허덕이는 현실을 하나둘씩 바꿔 나가겠다. 임신, 출산, 보육, 돌봄에 이르기까지 '따뜻한 출발선'을 만드는 투자도 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진다. 혁신‧성장‧분배의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겠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래 먹거리 출발선도 새롭게 만들어가겠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환의 길목에서 서울시가 찾은 답은 '혁신창업'이다. 올해 첫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투자유치 세일즈에 나선 것도 그런 노력 가운데 하나다.
 
부동산으로 얻은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모든 국민과 미래세대에 환원하기 위한 '부동산 불로소득 국민공유제'도 서울부터 실천하겠다. 그 구체적 방법으로 '부동산 공유기금'을 조성‧운영을 운영할 것이다. 일정부분 한계도 있겠지만, 서울시 차원에서 먼저 실험적으로 시도해볼 계획이다."
 
[부동산 해법] 정부에 '부동산 불로소득 국민공유제' 제안
 
박원순 서울시장 ⓒ 이희훈
 
- 박 시장은 부동산 안정을 위해서는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 개혁이 필요하고, 종부세와 보유세를 강화해 투기수익과 불로소득을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 정부가 이런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법의 차이인가, 시장(市場)의 눈치를 보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부동산 불패신화는 오랜 기간 견고하게 형성됐다. 국민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시장을 변화시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 대한민국의 부동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의 과제라는 사실이다. 불평등‧불공정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 전제이기도 하다.

정부도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도 정부가 펼쳐온 투기수요 억제와 금융규제 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손발을 맞춰 나가고 있다.

서울시의 적극 건의를 정부가 수용해 보유세 강화를 위한 법 개정(종합부동산세법)이 이뤄진 게 대표적이다. 나아가, 기존 해법을 넘어선 보다 근본적이고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부동산 불로소득 국민공유제'를 제안했다.
 
불로소득 철저 환수라는 사회정의에서 출발해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의 발판으로 전환하는 혁신적 제안으로, 부동산 문제 해결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폭을 확장하고자 한 것이다."
 
-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최소 거주기간도 5년으로 늘리고 임대료 인상률도 제한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임대차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겨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 베를린의 사례를 거론했는데, 우리나라에 적용해도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인가.
"독일 베를린 사례를 인용한 건 임대차 5년 동결이라는 제도를 그대로 수혈하기 위해서가 아닌, 임대차 권한의 지방화와 분권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뉴욕이나 파리와 같은 선진 도시들도 시장이 임대료 인상률 제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임대차 권한의 지방화, 분권화는 이미 세계적 추세다. 주택보급률, 주거비 부담 수준, 임대 양태 등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대책은 현장을 잘 아는 지방정부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내 소유의 집이 아니라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권을 시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해 나가기 위해서도 지자체에 권한을 주는 게 필요하다.
 
서울의 경우에도 임차인의 거주 안정성과 전·월세 가격 안전성을 동시에 도모하려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 청구권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이미 국회, 국토교통부 등에 관련법령 개정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앞으로도 전·월세 안정화 대책 서울시-국토부 태스크 포스(T/F)를 통해 세입자와 집주인의 권리를 동시에 보호하는 방안을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원도심 정책] 큰 틀의 방향은 정비에서 보전‧재생으로

- 지난해 1월 을지면옥 철거 논란으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수도표시환경정비 사업이 중단됐다. 아쉬운 점은 이런 문제점이 정책수립 단계에서 왜 심각하게 고려되지 못하고 정책 발표 후에 문제가 돼 혼란을 가중시켰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했는데 대책이 수립됐는지.
"그 점은 저도 아쉽다. 그러나 그때라도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도시 골격과 도심 산업, 생활 유산은 한 번 허물어지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훗날 돌아봤을 때 재검토하길 잘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지금의 이 과정을 세운의 새 가능성을 찾는 기회로 바꿔 나가야 한다.

서울시는 2009년 3월 8개 구역 전면철거재개발로 수립된 계획을 2014년 3월 171개 중‧소규모 구역으로 쪼개서 정비하도록 변경한 바 있다. 건축사적, 지역적 가치가 있는 세운상가군은 존치, 재생하기로 하고, 낙후된 주변지역은 속도를 조절해 점진적 개발을 유도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생활유산, 도심산업 보존계획까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
 
지금 서울시가 기한을 넘겨 1년 넘게 종합대책을 놓고 고심하는 이유도 다시는 번복되지 않는, 최선의 대안을 찾기 위해서다. 기존 재정비촉진계획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세운지구가 가진 역사적, 미래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도시건축, 산업, 문화, 시민분야 등 다양한 분야 자문단을 구성‧운영해 상인, 토지주, 지역단체 등과 소통하며 이해와 갈등 조정해왔다. 노후화의 길을 걷고 있는 도심산업에 대한 실태조사도 실시했다.
 
큰 틀의 방향은 '정비'에서 '보전‧재생'으로의 전환이다. 세운상가 일대 도심제조업을 활성화하는 등 기존 산업생태계를 보전하는 동시에 지역 산업 혁신에 필요한 산업거점공간은 공공이 지원할 계획이다."

- 지난달 21일 서울주재 외신기자들과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오는 4, 5월에 열릴 '서울 페스타 2020'과 10월에 열릴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 서밋'을 관심있게 지켜봐달라고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 서밋'은 한반도의 평화와도 맞물린 글로벌 행사인 것 같은데 어떤 취지와 내용인가.
"2020년은 한국전쟁 70년,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으로 한반도 평화 역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해다. 한반도의 기저에 살아 숨 쉬고 있는 평화의 메시지를 던질 절호의 시간이다. 그래서 서울시는 오는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 서밋'을 필두로 한 평화위크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세계와 한반도 평화비전과 메시지를 공유하고 전쟁과 분단의 상징이 아닌 평화의 발신지라는 서울의 새 정체성을 알리고 평화를 애호하는 국제시민사회와의 개방적 연대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 월드서밋(WSNPL)'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유도하는 동시에 서울에서 시작한, 평화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세계와 공유하고자 한다.
 
참가자 면면도 화려하다.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수상기관 약 30명은 물론, 평화 관련 단체와 운동가(70명), 세계 각국 유명대학교 대학생(600명)과 교수진(200명), 외신기자단(50명) 등 약 1000여 명을 초청해 분단과 갈등을 넘어 평화 발전을 이룩한 한국 고유의 경험을 나눌 계획이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평화 메시지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거대 담론이 아닌, 물처럼 공기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의 화두로 전달될 수 있도록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활동 전시회, 평화 콘서트, 비무장지대(DMZ) 문화행사 등 다채로운 시민참여 부대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제로페이] 21세기 차세대 결제 인프라, 한층 개선된 시스템과 혜택 모색
  
박원순 서울시장 ⓒ 이희훈
 
- 인천시의 '인천e음카드'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반해,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제로페이는 시장(市場)에서 큰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취지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널리 쓰여야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 아닌가.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며, 향후 정책 보완이나 수정 계획이 있는지.
"서울시의 제로페이와 인천시의 인천e음카드는 정책 방향과 취지 자체가 다르다. 인천e음카드가 플라스틱 카드 충전 방식의 지역화폐라면, 제로페이는 4차 산업시대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21세기 결제 인프라다. 즉, 제로페이는 열악한 소상공인의 영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4차 산업혁명시대 주요 먹거리 산업인 핀테크 산업 활성화까지 고려해 40여 년 역사의 신용카드를 대체할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고안됐다.
 
제로페이는 이제 막 첫 돌을 지났다. 기대했던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1년 사이 결제 실적이 무려 53배나 뛰었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 확보부터 결제 시스템까지 제로페이 사용 기반이 구축된 만큼, 올해도 한층 더 개선된 시스템과 혜택으로 제로페이를 서울시민의 일상적 결제수단으로 안착시켜나가겠다.

첫째, 제로페이 이용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결제금액 입력 없이 태깅만으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금년 중 시범 도입할 것이다. 둘째, 지난해 도입한 법인용 제로페이 역시 중앙부처와 타 지자체까지 확산, 공적자금 집행에 사용할 예정이다. 공공분야의 제로페이 이용도 한층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작년부터 진행 중인 서울시 공공시설의 할인을 올해 말까지 연장했다. 다양한 소비자 프로모션과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넷째, 제로페이 기반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도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제로페이 참여사의 결제 앱 이용 시 최대 10%(평시 7%)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며, 제로페이 가맹점 어디에서든 사용할 수 있다."
 
- 고농도 미세먼지가 집중되는 겨울철부터 봄철까지 '미세먼지 시즌제'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선 최초인데,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의 방점은 선제적, 예방적 대처다. 기존의 일시적, 사후적 대책으로는 고농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고농도 미세먼지가 집중되는 겨울철, 봄철(12-3월)의 일상적 대책으로서 교통(수송), 난방, 사업장 부문의 감축 대책을 상시적으로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이 제도는 이탈리아, 미국, 중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연구원과 한국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에서도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100% 완성된 형태로 이행될 경우 서울지역 초미세먼지를 약 28%(232t) 줄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단, 지금 당장 100% 시행이 어려운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일단은 2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조속한 미특법(미세먼지 관리와 저감에 관한 특별법) 통과를 위해 정치권의 초당적인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계절관리제의 핵심 대책인 5등급 차량 운행 제한의 전제가 되는 미특법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미특법 통과 즉시 서울과 경기, 인천이 5등급 차량 제한에 착수, 피부에 와 닿는 변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개혁]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 ⓒ 이희훈
 
- 지난번 미국 순방 중에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를 위해 2년 정도 한·미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현재의 북·미관계나 남·북관계에 비쳐볼 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제안 아닌가.
"평화는 아무리는 힘들고 어려워도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꿈이다. 한반도에 있어 평화는 곧 경제고 나아가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무회의에서 올림픽 공동유치 추진계획안이 통과돼 남북이 올림픽 유치에 공동으로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 한반도를 넘어선 동북아의 경제적 연계와 협력 강화의 물꼬를 튼다는 의미에서 서울과 평양이 힘을 모아 유치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을 거라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다. 당장 2021년 혹은 2022년에 '2032년 서울 평양 공동올림픽' 유치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예측이다. 하루 빨리 구체적인 올림픽 유치 준비에 착수해야 한다. 두 번 다시 없을 세기의 평화 이벤트 개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꼭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한반도 일대의 평화분위기 조성이다. 지난주 미국 외교협회에서 한반도 일대에 일체의 적대행위를 잠정 중단할 것을 제안한 것도 동북아의 평화 무드 조성에 전 세계가 동참해달라는 호소다.
 
단, 평양 측과 함께 유치전에 나설 수 있도록 IOC 총회에서 2032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는 7월 동경하계올림픽~22년 북경동계올림픽까지 기간만이라도 잠정적으로 군사 훈련을 중단해 동북아 평화 분위기를 촉발하자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런 제안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미국 외국협회의 스캇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이 제안을 '매우 창의적이고 대담한 건의'라며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를 제한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는데, 재의를 요구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4월까지 재의 처리를 보류하기로 했는데, 7월부터 도쿄올림픽 열린다. 양국 관계를 위해서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를 제한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인가.
"'서울특별시 일본 전범기업 제품 공공구매 제한에 관한 조례안'의 취지 자체에는 서울시도 공감한다. 그러나 조례 입안에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조례가 국익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재검토해야 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정부의 입장을 수용해 (지방자치법 제26조 제3항에 따라) 지난해 9월 재의를 요청한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은 우리에게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 이어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 교두보를 마련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재의 요구와 별개의 사안이다. 동북아 평화와 화합의 빅 이벤트로 치러질 수 있도록 서울시도 적극 협력하고 힘을 보탤 것이다."
 
- 박원순 시장은 법률가다. 지난해와 올해초 가장 큰 이슈는 검찰개혁이었다.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조정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는데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란 의견도 많다.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향후 보완되거나 마련돼야 할 법적, 시스템적인 추가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여곡절 끝에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이제야 겨우 공수처법 설립단이 발족됐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 내용을 담은 법안을 최초로 청원한 지 23년만이다.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오는데 20년이 걸렸지만,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모이고 쌓여 무소불위 검찰 권력의 큰 벽 하나를 넘었다. 물론, 검찰 개혁의 온전한 완수를 위해선 공수처법 이후 넘어야 할 또 다른 벽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더 높이 뛰려면 충분한 발돋움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공수처가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국민의 마음과 지혜를 모아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20년] "과거와 결별하는 파괴적 창조가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 ⓒ 이희훈
 
- 지난 20년동안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화해왔다고 보는가.
"박정희 시대 이후 고도성장사회를 유지해왔는데 1980년대 이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제적 성장이 너무나 큰 부작용이 있었고, 그것을 뛰어넘는 새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우리 사회의 역량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큰 방향과 비전을 세우지 못하고 어려움이 계속 누적돼 오늘의 위기를 낳았다. 끊임없는 혁신과 비전이 필요하다."

- 박원순이 꿈꾸는 앞으로 20년 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인가.
"과거와 결별하는 '파괴적 창조'가 필요하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낡고 병든 조선을 새롭게 하자며 각 분야의 개혁 방안을 만들었다. 그는 <여유당전서> 서문에서 '나의 낡은 나라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 어디 한 곳 썩지 않은 곳이 없다'고 썼다.

돌이켜보면, 한국 사회가 지난 세월 동안 영광의 성취도 있었지만, 낡고 병든 것들이 굉장히 많았다. 새로운 위기들이 계속 가중되고 있다. 대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이야말로 과거와 결별하고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결정적 시기다."

- 그런 대한민국의 환부를 도려내고 제대로 치유시킬 명의가 박원순이라고 생각하나.
"(잠시 침묵한 뒤) 한 사람의 미래를 보려면 그의 과거를 봐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을 봐라. 공약은 무엇인들 못 하겠는가? 그러나 그가 살아온 것을 보면 본질은 땅 파는 건설업자다. (대통령이 돼서는) 실제로 땅을 팠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는 뭐였나? (대통령이 돼서도) 과거처럼 한 것이다. 사람은 연속적 존재라서 그의 과거는 미래로 이어진다. 박원순의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박원순의 과거를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거다."

- 올해 <오마이뉴스>가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축하 메시지를 부탁한다.
"나는 <오마이뉴스>가 (지난 20년 가운데) 세계 10대 혁신에 들어간다고 본다. 모든 시민을 기자로 초청한 것이다. 나랑 친한 영국의 한 연구소장의 책에도 <오마이뉴스>가 인용돼 있다. 그런데 앞으로 20년 지난 후 <오마이뉴스>는 어떤 혁신을 거쳐 새로운 미디어로 재탄생할 지 고민하는 시기가 왔다. <오마이뉴스>가 20년 후에도 새로운 전환과 도약을 했으면 좋겠다." ◆

 
글 : 이한기, 손병관
사진 : 이희훈
영상 : 김윤상,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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