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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의결 항의하는 한국당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장제원 간사 등이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심상정 정의당 의원 : "오늘로써 선거제도 개혁의 미션 임파서블 기간이 끝났습니다. 이제 '파서블(possible)' 기간만 남았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8월 29일, 310일 만에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되, 연동률 50%를 적용한 준연동형으로 의석수 변동 없이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으로 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의 지난 4월 패스트트랙 합의안(심상정 대표발의)이다.

마지막까지 이어진 '침대축구'
 
정개특위 의결 소식에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회의장에 몰려와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은 한국당이 더 이상 협상 의지가 없다고 판단, '기립 표결' 방식을 거쳐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날 처리된 선거법 개정안은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로 이관, 최장 90일 동안 체계·자구 심사를 받는다. 선거 일정을 감안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60일 이내 본회의 상정할 경우, 11월말 본회의 표결에 올라갈 수 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 : "한국당이 불법을 막는다고? 후안무치하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 : "그렇게 말하지 마. 조국보다 법 잘 지키고 살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 "(홍 위원장에게) 왜 이렇게 하세요?"
심상정 정의당 의원 : "나경원 원내대표는 회의 방해하지 마세요."

 
국회법 해설책 던지는 장제원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국회법 해설 책자를 던지고 있다. ⓒ 남소연
 
국회법 해설책 던지는 장제원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국회법 해설 책자를 던지고 있다. ⓒ 남소연
   
ⓒ 김지현
 
정개특위는 위원회 구성부터 소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 등 숱한 회의를 거치며 빠짐없이 진통을 겪었다. 마지막 전체회의는 그 정점이었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국회법 장례식 하는 날"이라며 국회법 해설서를 내던지기도 했고, 나 원내대표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온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선거법 날치기'라고 적힌 A4용지 손팻말을 들고 위원석을 둘러쌌다. "이건 국가전복 시도다"(최연혜) "이런 날치기가 어딨냐"(심재철) 의원들의 고성 항의도 이어졌다.

한국당의 진심과 민주당의 손해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한 한국당의 마지막 방어 논리는 '조국'이었다. 장제원 의원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수의 독재'를 우려한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옛날의 조국이 민주당을 저격하고 있다"라고 주장했고, 김태흠 의원은 더 나아가 "아무리 현 정부가 후안무치하게 조국 정국을 무산시킨다고 해도 너무 심하다"라면서 선거법 처리에 '조국 논란'을 끌어들였다.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속마음도 여과없이 나왔다. 이양수 한국당 의원은 "만일 내년 4월에 연동형으로 선거를 치르지 못하면, 그 다음 4년 뒤 선거에서 적용하려고 노력하면 된다"라면서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려면 제1야당이 있어야 한다, 다당제를 지원하고 제1야당 지위가 격하되는 그런 체제를 만들어 독재를 강화한다는 거 아니냐"라고 강변했다.
 
선거법 개정안 의결 항의하는 한국당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장제원 간사 등이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이에 "오는 12월 27일이 예비후보등록일인데, 정개특위는 8월 말까지 의결을 해야 선거관리가 가능하다"라면서 "한국당 반대안이 있다면, (본회의에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을 설득해 부결하면 된다, 표결 전에도 원점에서 이 안 외 다른 안으로 협상할 수 있다"라고 설득했다. 정개특위 처리가 선거법 개정의 끝이 아니라는 반박이었다.

4당 합의안에 우려를 제기했던 이용주 무소속 의원마저도 "정개특위에서 잠정적으로나마 의결을 해서 법사위 본회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내용에 동의하지 못하지만, 일정에 있어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라고 힘을 실었다. 
 
홍영표 위원장은 의결 직후 "한국당은 오늘만 넘기면 내년 선거도 '이대로 치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정치가 이런 식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줘선 안 된다, 협상을 위한 의결을 한 것이다, 최종 (선거법 개정안) 의결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대의를 위해 손해를 봤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의결된 안이 1당인 민주당에 이득이 될 수 없음에도 통과시켰다는 점을 피력한 것. 이철희 의원은 "어떤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도 민주당이 가장 큰 손해를 본다, 저렇게 기득권을 지키려고 고수하는 한국당을 보면서 정개특위에서 벌어진 싸움은 수구 대 개혁의 싸움이었다고 감히 규정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개특위 '붙박이'의 호소
 
선거법 개정안 의결 항의하는 한국당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장제원 간사 등이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지금 올라온 준연동형제는)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전 정개특위 위원장이 연동형 100% 적용할 수 없으니 연동을 줄이자는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정수를 늘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정하는 안이다. 그런데 (한국당이) 이 안이 갑자기 말도 안 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정개특위 회의에 빠짐없이 참여해 온 김성식 바른미래당 간사는 한국당의 논리를 조목조목 따지며 자신의 양복 주머니에서 낡은 종이 한 장을 꺼내 흔들었다. 지난해 12월 15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사인한 5당 원내대표 합의문이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는 문구가 담긴 문서다. 
 
김 의원은 "하도 자주 들고 다녀서 너덜너덜해졌다"라면서 "한국당이 (합의 이후) 대안을 갖고 토론했다면 지금 이렇게 의결하는 것에 모든 위원들이 반대했을 것이다, 몸에서 사리가 나올 정도다, 어떨 땐 회의하자, 하지말자, 또 어떨 땐 딴소리만 하고... 정개특위 위원 한 명으로서 말하지만, 선거 개혁이 떠내려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 그게 내가 표결을 요구한 이유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당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신청을 비롯해 형사고발 방침까지 예고했다. 홍영표 위원장을 비롯해 제1소위원장과 안건조정위원장을 맡았던 김종민 의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나 원내대표는 같은 날 긴급 규탄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조국을 구하기 위해 민주당의 2중대인 정의당과 야합했다, 조국 사퇴를 요구하면서 선거법 부분도 지속적인 투쟁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의 '국회법 해설'에 따른 권한쟁의 여부가 선거법 개정 과정의 변수가 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헌법을 위반했느냐가 쟁점인데, 국회법에 적시된 위원회 활동 기한은 마지노선이고, 그 전에 의결할 수 있으면 처리하는 게 맞다"라면서  "(안건조정위원회의 경우) 90일을 최대 기한으로 설정한 것일 뿐 기한 전 의결했다고 해서 문제가 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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